[기고] 생명과 협동의 시대정신
[기고] 생명과 협동의 시대정신
  • 황도근
  • 승인 2021.08.01 03: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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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도근 [생명협동교육 관장]
△황도근 [생명협동교육관장]

참으로 무더운 여름이지요? 40도 가까운 날씨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특히 원주와 횡성의 날씨가 예전의 대구처럼 한국에서 가장 무더운 날씨로 발표될 때가 많아졌습니다. 구호로만 들어왔던 기후위기가 이제는 현실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정말 걱정입니다. 더욱이 코로나19 바이러스는 2년째 우리 일상을 너무 힘들게 합니다. 변종바이러스 출현으로 대학의 대면수업이 다시 불가능해 보입니다. 자영업하는 분들이 더위와 코로나에 너무 어려운 여름을 보내고 계십니다. 힘들지만 잘 이겨내시길 간절한 마음으로 기원합니다.

코로나19는 단기적인 노력으로 극복할 수도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기후위기는 쉬운 문제가 아닙니다. 우리의 삶을 근본적으로 되돌아봐야 합니다. ‘쓰다 버리는 삶’이 문제입니다. 대부분 집에는 쌓여있는 물건들이 가득합니다. 이사할 때 버려도 버려도 끝이 없을 경우가 많습니다. 그동안 고도성장에 따른 ‘쓰다 버리는 세상’으로 지구는 공장으로 변했고, 숨 막히는 연기와 쓰레기 산이 남았습니다. 바다는 플라스틱으로 죽어가도 우리는 계속 소비에 열중합니다. 또한 음식으로 사용될 가축만 집단사육하고 병이 나면 집단 살처분합니다. 필요 없는 생명체는 멸종시킵니다. 이런 ‘생명’에 대한 야만적 행동이 지금의 위기를 만들었습니다. 이제 멈춰 서서 삶을 되돌아봐야 합니다. 삶의 태도를 바꾸지 않고서는 지구를 진정시킬 수가 없습니다. 이제 기후위기는 생존의 문제입니다. 우리의 생명을 지키려면 삶을 바꿔야 합니다.

또 다른 문제가 있습니다. 스마트폰으로 개인주의가 심화되고 있습니다. 집에서 가족 간에도 대화대신 스마트폰만 봅니다. SNS는 모든 것을 삼켜서 문자세상으로 변했습니다. 플랫폼은 원래 사람들이 만나는 기차역이었는데, 현재는 스마트폰의 앱이 플랫폼이 되었습니다. 온라인 플랫폼 제국인 구글은 검색의 92%, 안드로이드 OS 시장의 85%, 페이스북과 함께 미국 모바일 광고시장 56%를 장악했습니다. 아마존도 전자상거래 시장 50%를 장악했습니다. 코로나19는 온라인 시장을 초가속 시켜서 개인주의가 일상이 되게 했습니다. 원주도 1인가구가 35%를 넘었습니다. 그래서 요즘 모두가 외롭습니다. 스마트폰의 편리함 대신에 고독함은 더욱 깊어집니다. 

하버드 대학에서 ‘인간의 행복은 무엇으로 만들어지는가?’를 70년간 연구한 끝에 얻어진 결론이 ‘좋은 관계’라 합니다. 스마트폰은 결코 인간의 삶을 행복하게 하지 못합니다. 행복한 삶을 잘 유지하려면 나를 사랑하는 가족들, 그리고 나의 실패와 단점을 감싸주고 도와주는 친구들, 배고플 때 같이 나눠 먹는 이웃들, 아플 때 곁에 있어주는 사람들이 있어야 합니다. 돈으로 잠시 해결할 수는 있어도 마음까지 돈으로 살 수는 없습니다. 좋은 사람들과 더불어 사는 협동적 삶은 우리 유전자에 깊숙이 새겨져 있습니다. 아무리 AI가 세상을 지배해도 ‘좋은 관계, 아름다운 관계’를 대신할 수는 없습니다. 행복한 삶은 협동의 공동체가 꼭 있어야 합니다. 스마트폰만 들여다보는 외로운 밤이 깊어질수록 ‘생명과 협동’의 공동체는 우리 삶에서 희망의 등불이 될 것입니다.

이제 보수와 진보의 이념적 시대를 떠나보내야 합니다. 또한 ‘쓰다 버리는 시대’도 멈춰 세워야 합니다. 그리고 이제 ‘생명과 협동’의 시대정신을 새롭게 삶으로 실천해야 합니다. 코로나를 이겨내고 기후위기를 멈추게 하려면 모두가 자신의 삶을 돌아보고 반성해야 합니다. 산업혁명으로 인류는 지구의 주인이 되었지만 너무 많은 것을 희생시키고 망가뜨렸습니다. 더 늦기 전에 우리가 변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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