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낭만주의 음악의 두 갈래 흐름 >

19세기 낭만파 시대의 음악은 양방향으로 발전하였는데, 한 갈래는 짧고 가벼운 피아노 소품과 현악 4중주, 피아노 3중주 등의 실내악, 그리고 예술가곡 등 간결하고 부담 없는 양식들이었다. 또 다른 한 갈래는 고전파 시대의 교향곡을 계승 발전시켜 더욱 정교해진 짜임새와 엄청나게 확대된 오케스트라 편성을 동반한 교향곡과 서곡과 교향시들이었다.

이전에는 불협화음으로 여겨지던 화음들까지도 대담하게 채택하였으며, 과감한 리듬 진행과 불규칙한 마디 수 등 도전 의식이 투영된 작품들이 많이 나오게 되었다. 

< 낭만주의 교향곡의 두 갈래 흐름 >

낭만파 시대의 교향곡들은 베토벤 교향곡 4번이나 7번처럼 순수한 음악 미를 추구한 곡들을 표준으로 삼아 계승 발전시킨 작곡가들도 있었고, 베토벤 교향곡 6번 ‘전원’처럼 음악을 통하여 작곡가의 구체적인 생각이나 감정을 표현했던 작곡가들도 있었다. 

전자를 보통 ‘절대음악’이라고 하며, 슈베르트를 필두로 멘델스존과 슈만, 브람스, 부르크너, 말러가 이에 해당된다. 한편 후자는 ‘표제음악’이라 하며, 베를리오즈와 리스트가 이를 대표하는 인물이다. 

< 베토벤과 슈베르트 >

베토벤과 슈베르트에 관해서는 본 칼럼에서 여러 번 다뤘기 때문에 자세한 이야기는 생략하도록 하겠다. 베토벤은 고전파 작곡가지만 낭만주의 음악의 선구자였다. 슈베르트는 낭만파 작곡가로 분류되지만 고전주의 음악의 마지막 계승자였다고 볼 수도 있는 인물이다.

슈베르트는 베토벤을 너무 존경했기 때문에, 그의 교향곡들에는 베토벤의 그림자가 많이 남아 있다. 슈베르트의 교향곡은 8번 ‘미완성’과 9번 ‘The Great’등이 유명한데, 그가 심혈을 기울여 작곡한 또 하나의 명곡이 있다. 그는 베토벤의 교향곡 5번 ‘운명’을 듣고 큰 감동을 받아서, 그 곡을 레퍼런스(reference)로 하여 자신의 교향곡 4번 ‘비극적(Tragic)’을 작곡했다고 한다.

슈베르트의 교향곡 4번 ‘비극적’은 필자가 지휘하던 오케스트라에서도 연주한 적이 있기 때문에 매우 익숙한 곡인데, 베토벤 교향곡 5번 ‘운명’과 멜로디는 완전히 다르지만 그 분위기나 느낌은 상당히 비슷하다. 

< 슈만과 브람스 >

슈베르트의 교향곡 4번처럼 훌륭한 오마쥬는 브람스의 작품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브람스는 베토벤 교향곡 9번 ‘합창’을 듣고서 엄청난 감동을 받았다. 그러한 감동을 그의 교향곡 1번 4악장에서 표현했다. 놀라운 것은 베토벤 9번 교향곡에는 합창이 포함되어 있고, 브람스의 교향곡 1번은 관현악으로만 편성되어 있는 데다가 두 곡의 멜로디조차 전혀 다르지만, 두 곡의 분위기나 감성이 매우 흡사하다는 것이다. 

브람스의 스승이었던 슈만 역시 베토벤의 작품을 흠모했다. 그의 교향곡에서는 베토벤 교향곡에 쓰였던 아타카(attacca), 순환 모티브 등 여러 가지 기법이 사용되었다. ‘아타카’란 베토벤 교향곡 5번 3악장에서 4악장으로 넘어갈 때처럼 휴식 없이 바로 넘어가는 것을 말하며 슈만도 그의 교향곡 4번 3악장과 4악장 사이에 ‘아타카’ 기법을 사용하였다.

< 그 밖의 낭만주의 교향곡 작곡가들 >

대표적인 낭만파 교향곡 작곡가로는 멘델스존과 부르크너, 말러가 있다. 부르크너는 베토벤과 슈베르트의 적통을 자처하던 작곡가였으며 그의 제자 말러는 ‘천인의 교향곡’을 작곡할 정도로 교향악단의 편성을 극대화한 인물로도 유명하다.

프랑스의 교향곡 작곡가로는 베를리오즈와 프랑크(Cesar Franck 1822-90)가 있으며, 동유럽에는 차이코프스키와 드보르작이 있다. 

차이코프스키의 교향곡 6번 ‘비창’과 드보르작의 교향곡 9번 ‘신세계(From the new world)’는 각각 그들의 대표작이며, 특히 드보르작 교향곡 9번 4악장은 영화 ‘죠스’에서도 패러디됐고, 야구장 응원가로도 애창되고 있다. 

https://youtu.be/JqewTSNPbME (신세계 4악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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