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의 자막들] 요동(搖動)치는 계절의 변화
[세상의 자막들] 요동(搖動)치는 계절의 변화
  • 임영석
  • 승인 2022.05.29 20:3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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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영석 [시인]
△임영석 [시인]

계절의 변화는 지구가 태양을 돌며 춘하추동을 지나가는 시간을 말한다. 이를 계절이라 말한다. 춘분부터 하지 사이의 시간을 봄이라 하고, 하지부터 추분 사이를 여름, 추분부터 동지 사이를 가을, 동지부터 춘분까지를 겨울이라 한다. 이 계절의 변화는 지구의 남극과 북극을 축으로 하여 위도와 경도에 따라 느끼는 계절적 느낌이 다르다. 우리나라의 경우 4계절이 분명하다. 지구환경이 변화하면서 이 계절적 변화가 요동치고 있다.

사람의 삶이나 세상의 모습도 이 계절의 변화를 비교해보면 세상만사 그 순리가 한눈에 보일 것이다. 새싹이 움트는 봄을 우리는 유아기, 청소년기라 하고, 청춘의 아름다운 시절을 여름이라 하고, 열매를 수확하는 가을을 장년기라 하고, 낙엽 지고 긴 겨울을 지나가는 시기를 노년기라 말하기도 한다. 이를 한국 평균 나이가 83.5세로 보면 20세 이전을 봄, 40세 이전을 여름, 60세 이전을 가을, 80세까지의 나이를 겨울로 보아야 할 것이다.

계절마다 계절이 지나갈 때 아픔을 겪는다. 봄에는 봄바람이 불고, 여름에는 태풍과 무더위가 오고, 가을에는 서늘한 바람이 불면 서리가 오고, 겨울에는 눈바람이 몰아치며 추운 날을 맞게 한다. 사람에 따라 다소 차이는 있겠지만, 계절적 요인으로 인하여 아픔을 겪는 분들이 많다. 세상의 모습도 크게 다르지 않다고 본다. 계절의 변화만큼이나 세상의 변화도 지각변동이 심하게 나타난다. 

정치의 계절이 되었다. 서로가 자신들에게 유리한 공약을 말하며 소중한 한 표를 선택해 주기를 바란다. 아무리 계절의 변화가 심하고 세상이 바뀌어도 흔들리지 않고 자기중심의 모습을 지키며 계절의 변화를 지켜보는 것들이 너무나 많다. 산과 강을 보면 나무들의 모습에 따라 세상이 다르다는 것을 느낀다. 강물이 흐르는 물의 양도 계절마다 다 다르다. 그러나 요즘은 강수량이 들쭉날쭉하여 가뭄에 긴 여름이 오고, 늦가을 장마가 길게 온다. 이는 세상의 모습이 예전과 다르기 때문이다. 우리가 맞는 정치적 계절풍도 과거와 사뭇 많이 변화되어 있다. 

예전에는 신문 방송에서 보여준 모습 그대로 믿었지만, 이제는 인터넷이란 새로운 공간이 만들어져 그 사람의 삶의 모습이 어떤 시기, 어떤 계절에 어떤 모습을 보였는지 낱낱이 다 드러나 있다. 국회 인사청문회를 지켜보면, 하루하루 우리가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를 잘 느끼게 한다. 건강한 삶을 살아간다는 게 뿌리만 깊다고 이루어지는 것도 아니고, 토양이 비옥하다고 만들어지는 것도 아니다. 춘하추동 그 시기를 이겨내는 계절의 시련을 어떻게 잘 이기고 뿌리부터 기둥 가지 등이 모나지 않게 자라야 병을 얻지 않고, 건강한 삶을 살아가는 것이다. 정치도 그 변화를 이겨내지 못하면 심한 몸살을 앓게 되어 있다. 

각각의 후보들이 내놓고 있는 모습을 지켜보면 선심성 공약들이 너무 많다. 세상을 일거(一擧)에 바꾸려 하는 모습에 급급해 있다. 땅속은 자갈밭인데 병이 들었다고 농약만 가득 뿌리겠다는 심사다. 인륜지대사가 하루아침에 이루어지는 게 아니다. 관혼상제라 하여 관(冠)은 성인식, 혼(婚)은 혼인, 상(喪)은 장례, 제(祭)는 제사를 의미하는데, 이 중차대한 일을 몇 년 사이에 이루어 내겠다는 것은 계절을 건너뛰겠다는 심사다. 세상의 변화도 너무 성급하거나 너무 무리하면 화를 불러오게 되어 있다.

아빠하고 나하고 만든 꽃밭에 / 채송화도 봉숭아도 한창입니다 / 아빠가 매어 놓은 새끼줄 따라 / 나팔꽃도 어울리게 피었습니다 // 애들하고 재밌게 뛰어 놀다가 / 아빠 생각 나서 꽃을 봅니다 / 아빠는 꽃 보며 살자 그랬죠 / 날 보고 꽃 같이 살자 그랬죠

▲ 어효선 작사, 권길상 작곡 동요 〈꽃밭에서〉 전문

어효선 작사 「꽃밭에서」를 보면 먼저 아빠하고 나하고 꽃밭을 만들고, 그곳에 채송화 봉숭아도 심는다. 꽃을 보기 위해서는 꽃을 심을 꽃밭을 만들어야 한다. 이 모두가 계절에 맞게 해야 제때 꽃을 볼 수 있다. 세상사가 때를 잃지 않아야 한다고 말한다. 계절이란 그때를 알려주는 신호다. 우리가 자동차 운전을 하며 신호등을 보고 운전을 하고 다니지만, 인생이란 자동차는 계절이란 신호등을 보고 적절한 자신의 삶의 속도를 지켜내야 한다. 빗길인데 늦었다고 과속을 하면 사고가 난다. 인생도 그 계절에 맞는 자신의 속도를 지켜야 한다. 정치도 우리가 어떤 계절을 지나가고 있는지, 내 삶의 계절이 어떤 사람이 아름다운 세상을 이루어 낼 수 있는지, 나 자신이 그 속도를 조절하여 이루어 내는 게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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