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며 사랑하며] 기대(期待) 반, 우려(憂慮) 반
[살며 사랑하며] 기대(期待) 반, 우려(憂慮) 반
  • 임길자
  • 승인 2022.06.05 20:0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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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향 임길자 [문막노인복지시설 정토마을 원장]
△도향 임길자 [문막노인복지시설 정토마을 원장]

지난달 29일 “강원특별자치도 설치 특별법”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강원도 접경지역 주민들은 선거 때마다 ‘강원평화특별자치도’를 요구했다.

그동안 많은 정치인들이 약속은 했었지만, 어떤 연유에서인지 이리저리 겉돌다 이제야 그림이 되기 시작했다. 이번 선거기간 동안 여·야는 저마다 자신들의 공적(功績)이라 주장했다. 그러나 의식 있는 도민들은 이번 “강원특별자치도 설치 특별법” 통과 과정을 지켜보았다. 그러니 어느 쪽에서, 누가 더 애를 썼는가에 대한 논쟁은 이제 의미가 없다는 얘기다.

국회의원은 법을 만드는 사람들이다. 그래서 강원도 출신 국회의원이라면 누구라도 당연히 해야 할 일을 한 것이다. 그러니까 그렇게 서로 공치사(功致辭)할 일은 아닌 것 같다. 이제 서로 돕고 협력하여 잘 완성해가면 된다. 

내년 6월이면 ‘강원도’의 명칭은 사라지고 ‘강원특별자치도’가 된다고 하니 이번에 당선된 도지사는 초대 특별자치도지사로서의 역량을 검증받게 되는 셈이다. 본인 입으로 말한 것처럼 ‘협력과 화합, 포용의 아이콘으로 불리도록 노력하겠다.’ 했으니 제발 그리해 주기 바란다.

6월 1일 원주시의 수장(首長)도 바뀌었다. 지난 12년간 원주시는 안·밖으로 많은 변화가 있었다. 그동안 강원도에서 유일하게 인구가 증가하는 도시였고, 그에 걸맞게 도시 지형(地形)도 많이 바뀌었다. 다양한 문화콘텐츠가 개발되었고, 보고, 느끼고, 쉴 그늘들이 곳곳에 만들어졌다. 그러나 도시가 성장한다고 시민들이 안전하고 행복한 것은 아니다. 복지 욕구는 인구 증가와 비례한다. 도시의 성장은 시민들의 다양성이 보장되어야 한다. 

거듭 성장을 발돋움하고 있는 원주시는 그 어느 때보다 지도자의 역량이 막중하다. 당선인은 선거기간 동안 많은 공약들을 쏟아냈다. 곳곳에 내 걸린 현수막에 적은 약속들이 실현 가능한 것인지는 본인이 결과물로 증명해야 한다. 4년이란 기간이 시장에겐 짧은 시간이겠지만 시민들에겐 긴 시간일 수도 있다. 

유난히 분주하고 번잡스럽게 2022년 상반기를 보내고 있다.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대통령 선거를 마치고 83일 만에 지방선거가 있었다. 대부분의 국민들은 자신이 누구를 투표했건 결과를 인정하고 저마다의 자리에서 일상을 살아간다. 국민의 손에 의해 선출된 사람들은 이제 국민이 부여한 역할에 사명(使命)을 다해야 한다. 선출직들은 국민의 요구에 부응(副應)해야 하고, 국가는 국민의 안전과 행복을 위해 설계돼야 한다. 

지금까지 살면서 대통령의 출·퇴근을 본 적도 들은 적도 없어서 그런지 작금(昨今)의 모습은 많이 낯선데, 선거기간 내내 탈 청와대를 외쳤으니 사정상 출·퇴근은 그렇다 치자. 그로 인한 부작용이 대통령에겐 보이지도 들리지도 않는 듯해 답답하고 안타깝다. 기대 반 우려 반으로 출발한 새 정부다. 원주시 또한 그렇다. 언제나 그랬듯이 선거철엔 사람들의 얼굴이 두 개가 된다. 마음이 시키는 얼굴과 현실이 원하는 얼굴이 서로 달라 몸짓은 언제나 불안정해 불편한 진실과 마주하곤 한다.

그림은 누구나 다 그릴 수 있다. 어떤 색을 칠하든 그건 붓과 물감을 쥔 사람 마음이다. 다만 그림의 가치는 보는 사람들의 눈높이에 따라 의미를 달리한다. 완벽한 사람이 어디 있으랴~

‘기쁨은 나누면 배가 되고, 고통은 나누면 반이 된다’ 했으니, 그간의 갈등은 성장의 밑천이 되었으면 좋겠다. 그리고 곁에 있는 사람을 귀히 여기고, 서로의 관심이 향기가 되는 2022년 하반기가 되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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