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의 자막들] 표절에 대하여
[세상의 자막들] 표절에 대하여
  • 임영석
  • 승인 2022.06.26 20:1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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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영석 [시인]
△임영석 [시인]

근래 들어와서 표절과 모방에 이르는 검열 기능이 발달이 되어 논문이나 순수 창작물에 대하여 많은 사람들이 사회적 문제를 야기하고 있다. 표절이란 말 그대로 남의 작품 일부를 그대로 몰래 베껴 쓰는 것을 의미한다. 그리고 모방이란 다른 것을 본떠서 만드는 것을 말한다. 표절은 정신적 행위이고, 모방은 이미 상업적으로 만들어진 지적재산권을 침범하는 행위이다. 그래서 순수 창작물은 그 작품에 대하여 저작권으로 보호받고, 우리가 쓰는 많은 물건들을 모방하지 못하게 특허로 등록하여 보호받게 하고 있다.

표절에 대하여 이야기를 해 보고자 한다. 꽃은 해마다 같은 꽃을 피운다. 같은 꽃을 피우기 때문에 꽃이 피는 이 행위를 표절로 보아야 할까? 궁금해할 것이다. 그러나 꽃은 꽃을 피워 씨를 남기거나 새로운 꽃봉오리를 맺어 꽃을 피우기 때문에 우리는 표절이라 말하지 않는다. 새로운 창조의 시간이 있었다고 보아야 한다. 그러나 사람의 생각 속에 있는 생각이라는 것은 꽃처럼 생명력을 지닌 씨앗을 품고 글을 쓰는 것이 아니다. 때문에 비슷한 문장을 사용했을 경우, 원문을 인용하였다거나, 패러디를 했다고 명확한 표시를 해야 표절의 굴레를 벗어날 수 있다. 

아마추어 작가들이 처음 글을 쓰며 전문가의 지도를 받을 때, 이 글은 어떤 글과 비슷하다, 이 글은 어느 작가의 글에 나오는 부분 같다, 등의 지적을 받는다. 이는 무의식중에 자신도 모르게 일상적으로 생각하는 부분들이 이미 우리가 사는 세상에 공용화된 문장으로 되어 있기 때문이다. 표절의 굴레를 벗어나는 방법으로는 인터넷으로 표절을 검색하는 기능을 이용할 수도 있고, 자신이 다른 작가들의 글을 읽고 그 표절을 스스로 벗어나는 책임성을 지녀야 한다. 흔히 우리가 좋은 문장, 좋은 글, 좋은 예술 작품은 새로운 표현 방법으로 감동을 줄 때 좋은 문장, 좋은 글, 좋은 예술 작품이라 말한다. 

요즘 참 많은 이들이 예술 활동을 한다. 인쇄 기술도 발달되었고, 출판사도 1인 출판사부터 시작하여 다양한 분야의 전문 출판사가 있고, 생활의 여유로 예술 활동을 여가생활로 많이 보내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직접 글을 쓰지 않아도 대필 작가가 있어 자서전 등의 글을 대신 써 주는 경우도 있다. 우리가 사전이나 전문 서적을 보면 책임 감수라 하여 그 분야의 전문가가 책의 내용에 대하여 감수(監修)를 하였다는 의미다. 감수는 책을 편찬할 때 지도하거나 감독하는 일을 말한다. 사진이나 그림은 저작권자에게 이미지 사용 승인을 받아야 한다. 흔히 가장 많이 표절과 저작권 문제가 불거지는 경우는 졸업논문, 교지 등에 실리는 작품에서 발생하는 사례들을 종종 볼 수 있다. 물론 기성 단체에서도 표절 문제를 다 걸러낼 수 없어 작품 공모 후 표절이 발생되면 저자에게 그 책임을 돌린다고 공고를 해 두고, 심사의 허점을 에둘러대는 일이 있다. 

나는 올해 시조집을 출간하며 안동 하회탈 이미지 승인을 받기 위하여 문화재청, 안동민속박물관, 안동 하회탈 보존회에서 최종적으로 사용 승인을 받았다. 우리가 문화재청에 등재된 각종 사진들을 사용하는 경우 공공목적이나 개인 상업 목적에 따라 사용 승인을 각각 따로 받아야 한다. 이 모두가 표절과 창작의 저작권을 보호하기 위한 방편이기 때문이다. 나는 종종 다른 시인들의 시집을 읽으면서 표절까지는 아니더라도 이미 그 글 속에 내재된 이미지를 도용하고 있는 작품을 읽는다. 그래서 되도록 그런 작품은 인용하지 않는다. 글을 인용할 때는 적어도 책의 제목과 저작자, 출판사 등을 표시해 주어야 한다. 물론 표절보다 더한 경우도 있다. 자신이 글을 써 놓고 다른 이의 이름으로 신춘문예를 공모를 한 후 당선되어 자신의 작품집에 버젓이 신춘문예 당선자라고 하여 지적을 한 경험이 있다. 물론 신춘문예 당선이란 이력을 더 이상 사용하지 않겠다고 하여 문제는 더 이상 키우지 않았다. 이를 심사한 심사위원도 그 허점에 혀를 차고 내게 유감을 표한 일도 있다.

많은 시인들의 시 작품을 읽다 보면 대다수 시인들이 고유 명사화된 제목들은 표절로 삼지 않기 때문에 그대로 사용을 한다. 나는 그런 고유 명사화된 제목까지도 비껴가려고 늘 노력을 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사람이다. 생명을 잉태하는 식물과 동물이 새로운 생명을 낳기까지 얼마나 많은 시간이 소유되는가? 표절은 이러한 생명을 지닌 것이 아닌 사람의 생각에서 비롯되는 것이다. 때문에 각별한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모든 예술품은 표절의 유혹에 빠질 수 있다. 작가의 표현은 피와 땀으로 일구어낸 노력의 결실이다. 표절은 작가의 땀과 노력의 시간을 허물어트리는 일과 다를 바 없다. 사진, 서예, 공예, 그림, 문학, 음악 등 모든 예술이 표절의 사각지대에서 벗어나려면 더 많은 작품을 보고 듣고 읽어 자신 많이 독창적인 새로운 길을 개척하여 예술성을 보여주어야 표절에서 벗어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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