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왕국의 클래식 이야기] (172) 영국 국가대표 작곡가 ‘엘가’
[최왕국의 클래식 이야기] (172) 영국 국가대표 작곡가 ‘엘가’
  • 최왕국
  • 승인 2022.08.21 2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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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왕국 [작곡가]
△최왕국 [작곡가]

< 영국 작곡가의 계보 >

영국은 유럽 대륙과는 조금 떨어진 섬나라이기 때문에, 유럽 본토와는 음악 양식이 조금 달랐다. 중세를 거쳐 르네상스 시대로 접어들면서 유럽 대륙의 작곡가들이 폴리포닉한 음악에 심취해 있을 때 영국 작곡가들은 호모포닉한 음악 양식에 눈을 돌렸다. ‘포부르동(Fauxbourdon)’이라는 진행 방법이 그 대표적인 예인데, 자세한 내용은 본 칼럼 56회를 참조하기 바란다.

이러한 대조는 매우 유의미한 것이다. 르네상스 시대의 폴리포닉한 음악은 매우 어렵고 생소하게 다가오는 반면 호모포닉한 양식은 수직적인 울림을 중시하는 기법으로서 현대인들에게도 친숙한 음악이기 때문이다.

이렇게 일찌감치 세련된 화성진행에 눈을 뜬 영국 작곡가들이었지만, 아이로니컬하게도 영국 작곡가들은 독일이나 프랑스, 이탈리아 등 유럽 본토의 작곡가들에 비해서 평가가 박한 편이다.

영국의 작곡가는 ‘헨리 퍼셀(1659-1695)’, ‘본 윌리엄스(1872-1958)’, ‘구스타프 홀스트(1874-1934)’, ‘벤자민 브리튼(1913-1976)’ 등이 있는데, 바로크 시대 작곡가인 ‘헨리 퍼셀’ 말고는 모두가 후기 낭만파 작곡가들이다. 바로크 시대의 “헨델”도 있긴 하지만, 그는 본래 독일 출신으로 영국에서 활동한 케이스다.

< 엘가의 생애 >

엘가(Edward Elgar, 1857-1934)는 성당의 오르가니스트이자 피아노 조율사인 ‘윌리엄 엘가(1821-1906)’의 아들로 태어나 자연스럽게 음악을 접하고 음악에 흥미를 느끼게 되었지만, 부유하지 않은 가정형편 탓에 학교도 제대로 마치지 못했고 음악교육 역시 제대로 받지 못했다.

그러나 악기상을 겸업하던 부친 덕분에 여러 가지 음색의 다양한 악기들을 접할 수 있었고, 그러한 경험들이 나중에 관현악 편곡의 대가가 될 수 있던 기본 토양이 되었다.

엘가는 경제적인 어려움 때문에 학교를 그만두고 변호사 사무실에 취직을 한 후에도 부업으로 피아노 레슨을 해서 근근히 생활을 유지할 수 있었다.

그러던 중 9살 연상의 제자 ‘앨리스(Caroline Alice Roberts, 1848-1920)’를 만나 사랑에 빠지게 되는데, 그녀는 귀족 신분이었기 때문에 엘가는 심한 열등감에 빠지게 된다. 돈도 잘 못벌었고, 신분 차이도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엘가는 앨리스의 전폭적인 사랑으로 신부측 집안의 격렬한 반대에도 불구하고 결혼에 성공하게 되었고, 아내의 든든한 내조 덕분에 결혼 후 10년, 작곡을 시작한 후 27년이라는 기나긴 무명 작곡가 시절을 버틸 수 있었다.

결국 엘가는 “수수께끼 변주곡”이라는 작품으로 그의 이름을 세상에 선명하게 알리게 되었다. 이후 승승장구하여 1901년에는 국왕 ‘에드워드 7세’의 대관식때 연주될 곡을 작곡했고, 1902년에는 스탠포드 대학에서 명예 음악 박사 학위를 받았으며 1904년에는 왕실로부터 ‘기사(sir)’ 작위까지 받게 된다.

< 사랑의 인사 >

엘가가 앨리스와의 연애기간 동안 작곡했다고 전해지는 이 곡은 원래 작곡될 당시에는 피아노 소품이었는데, 오늘은 바이올린으로 연주된 영상을 소개할까 한다. 요즘엔 바이올린으로 연주하는 경우가 더 많기 때문이다.

< 위풍당당 행진곡 >

엘가의 또 다른 명곡으로 ‘위풍당당 행진곡’이 있는데, 위에서 잠깐 소개한 ‘에드워드 7세’의 대관식에 사용되었던 6개의 관현악 행진곡 중 첫 번째 곡이며, 또한 이 곡의 후렴 부분은 어린이 애니메이션 ‘아따맘마’의 엔딩음악으로 쓰여져 더욱 친근한 음악이다.

엘가는 출중한 관현악 편곡 실력을 바탕으로 귀족적인 분위기의 음악을 많이 작곡하였으며 말년에는 런던 심포니 오케스트라의 지휘자가 되어 화려한 음악 인생을 꽃피우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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