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왕국의 클래식 이야기] (180) 드보르작 (1) 체코 국민음악파의 계승자
[최왕국의 클래식 이야기] (180) 드보르작 (1) 체코 국민음악파의 계승자
  • 최왕국
  • 승인 2022.12.11 2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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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왕국 [작곡가]
△최왕국 [작곡가]

< 한국인들이 가장 사랑하는 클래식은? >

클래식 음악 전문 방송인 KBS FM 등 여러 매체에서 “한국인들이 가장 사랑하는 클래식”이란 주제로 가끔 설문조사를 한다.

그런데 이 설문은 인터넷 홈페이지에 게재한 것이라서 이 방송을 자주 듣는 클래식 애호가들이 설문에 응하는 경향이 많다 보니 일반적인 한국인들의 선호도를 정확하게 대변한다고 보기는 어렵다. (이것은 “클래식 음악의 대중화”를 꿈꾸는 필자의 기준에서 나온 견해임을 밝혀 둔다.)

이렇게 응답자 표집이 과학적이라고 하기엔 다소 애매한 편이기 때문에 조사마다 매우 다른 결과가 나오며, 일반인들은 잘 모르는 곡이 상위권에 랭크되는 등 신뢰성에 작은 의문이 들긴 하지만, 그래도 베토벤 교향곡 5번(운명), 9번(합창)과 비발디의 ‘사계’ 등과 함께 꾸준히 상위권에 이름을 올리는 곡이 바로 ‘드보르작(Antonín Dvořák, 1841~1904)’의 교향곡 9번 ‘신세계(from the new world)’이다.

웅장한 스케일의 1악장과 어린 시절의 향수를 불러내는 감미로운 2악장, 마치 한국 민요를 듣는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키는 동양적인 선율의 3악장, 그리고 영화음악 ‘조스(Jaws)’의 시작부분 모티브로 대중들에게 널리 알려진 4악장까지 곡 전체가 어느 한 군데 거를 곳 없이 다채롭고 흥미롭고 예술적 가치도 풍부한 곡이다.

더구나 야구장 등 대중이 모인 자리에서 주먹을 하늘로 치켜들며 “빰빰빠 빰빠빠 빰빠빱빠빠” 함께 외치는 흥겹고 강한 임팩트가 있는 4악장의 메인(main) 멜로디(melody)를 생각하면 드보르작의 신세계 교향곡은 가히 ‘국민 클래식’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이렇게 한국인들에게 큰 사랑을 받는 ‘신세계 교향곡’을 쓴 ‘드보르작’은 과연 어떤 사람일까?

< 드보르작의 삶과 음악 ⓵ >

드보르작은 정육점을 운영하는 가정의 8남매(영아때 죽은 아이들은 제외) 중 장남으로 태어났다. 큰 수입이 없는 상황에서 대가족의 삶이란 가난한 살림일 수밖에 없었고, 그래서 아버지는 장남이 가업을 잇기 원했지만 외삼촌은 그의 음악성에 주목하여 자신이 드보르작을 후원해 줄 것을 약속하며 프라하로 데리고 간다. 그의 나이 16세 때였다. 이 때부터 드보르작의 본격적인 음악공부가 시작됐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후원자인 외삼촌도 조카에게 후원금을 넉넉히 줄 수는 있는 형편은 아니었기에, 드보르작은 경제적인 어려움을 해결할 요량으로 개인 레슨도 했고, ‘성 프라하 오케스트라’의 비올라 연주자로도 활동하였다.

이러한 경력을 바탕으로 훗날 체코 국립극장의 비올라 연주자로 가면서 지휘자인 스메타나를 만나게 되는데 이 일이 드보르작의 음악인생 항로에 중요한 결정타가 된다. 리스트와 바그너 등 독일 작곡가의 영향을 받아 왔던 그가 스메타나의 영향으로 민족주의 작곡가로 성장하게 된 결정적인 계기가 된 것.

< 유모레스크 >

‘유모레스크(Humoresque)’는 19세기 낭만파 시절 유행하던 음악양식으로 ‘세련되고 해학적인 재미가 있는’ 피아노 소품을 말한다. 슈만과 차이코프스키도 유모레스크를 작곡했고, 드보르작도 총 8곡의 유모레스크를 썼지만 그 중 7번째 곡이 우리에게 가장 친숙한 곡이다. 어떤 음악학자는 “피아노 소품 중 이 곡이 베토벤의 ‘엘리제를 위하여’ 다음으로 가장 유명한 곡이다”라고 극찬한 바 있다.

원래 이 곡은 피아노곡으로 작곡됐지만, 요즘엔 바이올린으로 자주 연주되며 스즈끼 바이올린 교본 3권에도 수록되어 있어서 바이올린 연주자라면 누구나 한 번쯤은 접해 봤던 곡이다.

드보르작의 ‘유모레스크 7번’은 가볍게 뛰는 듯한 우아한 리듬과 상큼한 멜로디로 이루어진 첫 부분과 애수에 찬 두 번째 부분을 지나 다시 첫 부분으로 돌아가는 겹세도막 형식으로 구성되어 있다. 한 편 이 곡은 드보르작이 좋아하던 증기기관차 소리에서 리듬적인 영감을 받았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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