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왕국의 클래식 이야기] (187) 오페라의 황제 베르디 (1) 오페라 이야기
[최왕국의 클래식 이야기] (187) 오페라의 황제 베르디 (1) 오페라 이야기
  • 최왕국
  • 승인 2023.03.19 19:3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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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박하고 인간미 넘치는 성격의 소유자인 베르디는
아름답고 서정적인 오페라 아리아와
합창곡들을 많이 남긴 반면
바그너는 웅장하고 드라마틱한 작품들이 많다.
△최왕국 [작곡가]
△최왕국 [작곡가]

오페라의 양대 산맥으로 여겨지는 베르디와 바그너...

이탈리아를 대표하는 작곡가들 중 최고 영웅으로 꼽히는 주세페 베르디(Giuseppe Verdi, 1813-1901)의 이야기에 앞서, 오늘은 그가 그토록 사랑했던 오페라(Opera)에 대한 몇 가지 중요한 사항들을 간단하게 짚어 보는 시간을 갖도록 하겠다.

< ‘최초의 오페라’ 논란 >

최초의 오페라는 무엇일까?

역사상 최초의 오페라로 여겨지고 있는 이탈리아 작곡가 페리(Jacopo Peri, 1561-1633)의 ‘다프네’(Dafne)가 공연된 것은 1597년이었다. 그러나 이 작품은 악보가 남아 있지 않고 “공연 되었다”는 기록만 있을 뿐이라서, 보통은 1607년에 공연된 몬테베르디(Claudio Monteverdi, 1567-1643)의 작품 ‘오르페오(Orfeo)를 오페라의 시조새 격으로 보고 있다.

그런데 이러한 견해가 무색하게 페리(Peri)에게도 악보가 남아 있는 오페라가 있다. 몬테베르디의 ‘오르페오’보다 7년이나 앞선 1600년에 공연된 오페라 ‘에우리디체’(Euridice)가 바로 그 작품이다. 그래서 평론가들은 보통 음악 역사상 최초의 오페라는 페리의 ‘다프네’, 악보가 남아 있는 최초의 오페라는 페리의 ‘에우리디체’라고 말하기도 한다.

한편 같은 스토리로 작곡된 카치니(Giulio Caccini, 1551-1618)의 작품 ‘에우리디체’도 있는데, 이것은 페리의 작품보다 2년 늦은 1602년에 공연되었다.

이렇게 몬테베르디의 ‘오르페오’보다 먼저 쓰인 작품들이 몇 개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어찌하여 클래식 음악 팬들에게 “최초의 오페라는 몬테베르디의 오르페오”라는 인식이 자리 잡고 있을까?

그것은 페리의 ‘에우리디체’가 오늘날 우리가 생각하는 오페라와는 거리가 조금 있다는 견해 때문이다. “종합예술 오페라”의 관점에서 볼 때 다소 미흡한 부분이 있다는 뜻인데, 이것은 카치니의 ‘에우리디체’도 마찬가지다. 물론 이것은 오페라를 구성하는 요소들의 차이일 뿐이지 음악적인 흠결이 있었다는 뜻은 절대 아니다. 당시 페리의 작품 ‘에우리디체’의 인기는 엄청났으니까...

이야기가 나온 김에 하는 말이지만, ‘에우리디체’라는 이야기는 그 시절 오페라 작곡가들에게는 매우 흥미 있는 이야기였기 때문에, 같은 스토리의 오페라들이 꽤 많다. 페리와 카치니뿐만 아니라 몬테베르디도 그 이야기를 바탕으로 오페라를 썼는데, 그것이 바로 ‘오르페오’다. ‘에우리디체’는 여주인공 이름이며 남주인공인 ‘오르페오’의 아내이다. 결국 제목만 다를 뿐 기본적인 줄거리는 같은 내용이다.

‘오르페오’와 ‘에우리디체’에 관한 내용은 본 칼럼 118회와 119회에 자세히 나와 있으므로 일독을 권한다.

< 오페라의 양대 산맥 >

대부분의 평론가들과 클래식 팬들은 “오페라의 양대 산맥”이라고 하면 주저함 없이 베르디와 바그너(Richard Wagner, 1813-1883)를 꼽는다. 물론 바그너는 자신의 작품들을 ‘오페라’라고 하지 않고, ‘음악극’이라 불렀는데, 그 이유는 추후 바그너에 대한 이야기를 할 때 설명하도록 하겠다.

베르디는 이탈리아를 대표하는 작곡가, 바그너는 독일을 대표하는 작곡가로서 둘의 음악적 성향은 물론 정치·사회적 성향은 판이하게 다르며 성장 과정도 매우 다르다. 둘 다 1813년에 태어난 작곡가라는 공통점 말고는 모두가 달랐다.

소박하고 인간미 넘치는 성격의 소유자인 베르디는 아름답고 서정적인 오페라 아리아와 합창곡들을 많이 남긴 반면 바그너는 웅장하고 드라마틱한 작품들이 많다.

바그너와 베르디의 팬들은 마치 유럽의 훌리건들처럼 서로 반목하며 지냈던 것은 물론, 작곡가들 사이에서도 베르디파와 바그너파가 생길 정도였다.

베르디는 ‘나부코’, ‘아이다’, ‘리골레토’, ‘라 트라비아타’, ‘일 트로바토레’ 등 많은 오페라를 남겼는데, 오늘은 ‘La Traviata’ 중 ‘축배의 노래’를 감상해 보도록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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