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국회의원 2명과 한국옻칠공예대전
[기고] 국회의원 2명과 한국옻칠공예대전
  • 김대중
  • 승인 2023.10.29 20: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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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중 [원주옻칠기공예관장]
△김대중 [원주옻칠기공예관장]

제22회 한국옻칠공예대전 수상작 전시회가 지난 17~22일까지 시립중앙도서관에서 열렸다. 공식 타이틀 원주시 한국옻칠공예대전은 전국에서 유일한 옻칠 분야 공모전이다. 옻칠문화의 전승 발전과 신진 발굴 등을 위한 매우 가치 있고 의미 있는 행사다. 대한민국 최고 권위와 위상을 갖고 있다. 올해는 모두 98점이 출품됐다. 공모전의 작품 수준이 나날이 좋아지고 있다. 젊은 신진 옻칠작가들과 옻칠쟁이들의 관심도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20회를 훌쩍 넘긴 대한민국 원주시에만 있는 옻칠공예대전의 탄생과 어떤 길을 왔는지 궁금하다. 이 공모전은 2001년에 시작됐다. 1998년에 민선 시장으로 취임한 한상철 시장은 원주옻칠의 가치를 제대로 알아봤다. 취임하면서부터 독보적인 원주옻칠의 품질과 옻칠문화의 가치를 살리고 발전시키는데 전력을 기울였다. 옻나무 식재를 비롯해 다각도에서 원주옻칠문화 발전에 총력을 쏟았다. 그 여러 가지 사업 중에 대표적인 것이 치악산 구룡사 들어가는 길에 건립한 옻칠기공예관이다. 그리고 옻칠기공예관 건립을 기념해 전국에서 처음으로 옻칠공예대전을 시작했다. 그해 4월 18일 공예관을 준공했고 이어 5월에 제1회 옻칠공예대전을 열었다. 격년으로 열기로 했으며 대상을 문화관광부장관상으로 했다.

뒤를 이어 2002년 원주시장으로 당선돼 취임한 김기열 시장은 격년제를 매년 열기로 했으며 2007년 대상을 장관상에서 국무총리상으로 격상시켰다. 대상 상금도 1천만 원에서 2천만 원으로 올렸다. 전국 유일의 옻칠공예대전의 위상에 어울리게 대상의 격을 총리상으로 높인 것이다. 물론 쉬운 일은 아니다. 정치력이 뒷받침돼야 하는 노력이 들어가야 했다. 2009년에는 봉산동에 옛 도서관을 리모델링해서 원주옻문화센터로 문을 열었다. 원주시장들의 원주시 정체성이 담긴 전통문화 산업에 대한 깊은 관심으로 원주옻칠문화는 부흥기를 맞았다.

그러나 2010년 당선돼 취임한 원창묵시장이 재임 중이던 지난 2020년 제19회 한국옻칠공예대전은 대상이 총리상에서 장관상으로 격하되는 수모를 당했다. 옻칠공예대전의 격이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상으로 떨어진 사실도 이유도 대부분 원주시민들은 알지 못하고 있다. 더 놀라운 일은 이런 일이 생겼는데도 국회의원도 시장도 관심이 없었다. 누구 하나 나서서 되돌려 놓으려고 했다는 소식을 들은 적이 없다. 원주는 2012년 국회의원 2명을 뽑는 도시가 됐다며 이를 축하하는 현수막은 기본이고 시민들의 축하 행사까지 가졌다. 물론 도시가 커지면서 국회의원 2명이 돼야 한다는 여론 조성과 함께 지역사회에서 이런 뜻을 관철시키기 위해 노력한 결과였다. 이후 국회의원 2명이 된 원주시는 뭐가 더 나아졌는지 궁금하다.

원주는 옻칠의 도시다. 이건 원주에서 혼자 주장하는 것이 아니다. 전국은 물론 일본 등 해외에서까지 이의를 제기하지 않는다. 오히려 다른 지역에서 더 인정해 주고 있다. 원주옻이 세계 최고의 품질이라고 자랑한다. 옻나무가 전국에서 가장 많은 것은 물론 국가무형문화재 등 옻칠 장인들도 많다. 어느 도시보다 우수한 인프라를 구축하고 있다. 이런 옻의 성지 원주가 전국에서 유일하게 개최하는 옻칠공예대전의 최고상인 대상의 품격이 격하된 지 3년이 됐다. 3년 전에도 원주에는 국회의원 2명에 시장이 1명이었다. 원주 정체성의 핵심이 되는 옻칠문화의 우리나라 대표 행사가 이 모양으로 전락된 걸 모르는지 무시하는지, 해결 능력이 없는지 궁금하다. 국립 나전칠기박물관 같은 사업 유치는커녕 옛 지도자들이 어렵게 만들어 놓은 것 마저 빼앗기고 지역의 지도자가 되고 싶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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