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왕국의 팝송 이야기] (3) The Sound of Silence ①
[최왕국의 팝송 이야기] (3) The Sound of Silence ①
  • 함동호 기자
  • 승인 2023.11.12 20:0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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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왕국 [KBS오케스트라 편곡자]
△최왕국 [KBS오케스트라 편곡자]

< 그룹 ‘톰과 제리’ >

‘사이먼 앤 가펑클’은 ‘폴 사이먼 (Paul Simon)’과 ‘아트 가펑클 (Art Garfunkel)’로 구성된 남성 2인조 그룹이다. 재미있는 것은 데뷔시절의 그룹 이름인데, 이들은 고등학교 동창으로 처음에는 ‘톰과 제리(Tom & Jerry)’라는 이름으로 활동을 했지만 ‘헤이 스쿨 걸(Hey School Girl)’이라는 노래만 살짝 알려졌을 뿐 큰 주목을 받지는 못했다.

‘톰과 제리’는 우리가 잘 알고 있는 고양이와 쥐가 주인공으로 나오는 애니메이션이다. 애니메이션 ‘톰과 제리’는 1940년에 첫 상영을 했고, 남성 듀엣 ‘톰과 제리’는 1956년에 결성되었으니 애니메이션 제목이 원조인 셈이다.

신곡을 발표할 때마다 번번이 실패를 맛보았던 ‘톰과 제리’는 활동을 포기하고 대학 진학 등 각자의 길을 가게 되었지만, ‘폴 사이먼’은 ‘포크 음악’ 위주로 계속 음악 활동을 이어간다.

< 사이먼 앤 가펑클 결성 >

이후 1963년 이들은 포크음악에 대한 대중적인 인기에 고무되어 듀엣을 재결성하게 되는데, 이 때는 그룹명을 각자의 이름을 따서 ‘사이먼 앤 가펑클’로 정한다.

컬럼비아 레코드사 소속으로 새롭게 시작한 ‘사이먼 앤 가펑클’은 첫 곡 ‘Wednesday Morning, 3 A.M’을 발표하지만 팬들의 시큰둥한 반응에 실망하여 사이먼은 영국으로 갔고, 가펑클은 뉴욕 컬럼비아 대학에서 학업을 이어간다.

< The Sound of Silence >

그런데 여기서 대반전...

이들이 ‘사이먼 앤 가펑클’이라는 이름으로 새 출발하여 출시된 첫 음반, 즉 그들 스스로 실패했다고 생각했던 바로 그 앨범에는 ‘The Sound of Silence’가 포함되어 있었다는 것. 쉽게 말해서 1면 타이틀곡을 잘못 선정했다는 의미로 해석할 여지가 있다는 것이다.

임시 결별 이후 예전처럼 사이먼은 솔로 활동을 재개했는데, 이들의 첫 앨범 프로듀서였던 ‘톰 윌슨’은 어쿠스틱 기타와 남성 보컬 듀엣만으로 이루어진 깔끔한 사운드의 ‘The Sound of Silence’의 기존 편성에 일렉트릭 기타와 드럼, 베이스 등을 추가하여 재발매를 했고, 이것이 히트를 치며 빌보드 차트 정상에 오르게 된다.

< 가사 해설 ⓵ >

이 곡의 제목은 침묵을 뜻하는 ‘Silence’와 소리를 뜻하는 ‘Sound’ 등 상반되는 단어가 병립하는 이른바 ‘모순어법(oxymoron)’이 쓰인 대표적인 케이스이다.

또한 이 노래의 가사는 매우 시적이고 은유적이기 때문에 팝송 중에서도 난해한 가사로 유명하다. 의역은 꼭 필요하지만 엉뚱한 해석이 될 수도 있기 때문에 각별히 조심해야 한다.

Hello darkness, my old friend

I've come to talk with you again

Because a vision softly creeping

Left its seeds while I was sleeping

내 오랜 친구 어둠아 안녕?

너랑 또 할 얘기가 있어서 왔어

왜냐하면 어떤 환상(vision)이 살며시 다가와서

내가 잠든 사이에 씨앗을 남겨 놓았거든

우울하고 어두침침한 첫 가사와 어울어진 기타 반주와 노래 선율...

어떻게 가사와 멜로디와 반주가 이렇게 딱 어울릴수가 있는지!

감탄사가 절로 나온다.

1행 끝의 ‘friend’의 발음은 ‘d’가 묵음이 되어 한글로 쓰면 “프랜”이 되기 때문에, 2행 끝의 ‘again(어갠)’과 라임을 이루고 있다. (라임 : 가사의 음절을 맞추는 것)

3행 끝의 ‘creeping’은 원래 ‘기어가다’라는 뜻이지만 여기서는 ‘다가오다’로 해석되며, 4행 끝의 ‘sleeping’과 함께 라임을 이루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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