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가 있는 아침] 김선굉 作 / 저것이 완성일까
[시가 있는 아침] 김선굉 作 / 저것이 완성일까
  • 원주신문
  • 승인 2023.11.12 2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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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것이 완성일까

김선굉

지는 후박나무의 잎을 바라본다

아주 느리게 시간이 개입하고 있었다

잎은 천천히 떨어졌으며,

무슨 표정과도 같이,

마치 무슨 순교와도 같이,  

몇 차례 의젖이 몸 뒤집으며

툭, 하고 떨어졌다

저거은 그러면 완성일까

어떤 완성일까

아니면 또 다른 완성으로 가고 있는 걸까

툭, 툭, 떨어져 쌓여 몸 뒤척이는

저 마른 잎들의 근심은

김선굉 시집 《밖을 내다보는 男子》 도서출판 전망에서

‘時는 개별적인 사실로부터 보편적인 진리를 귀납하기 때문에 학문적’이라는 것에 나는 동의한다. 개인의 사고력에서 時는 씨앗에 불과할 것이겠지만 하나의 작품이 시를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그분이라 함은 담벼락은 의인화 한 것이다. 담벼락이 그분으로 부른다는 것은 오랜 세월을 안과 밖이라는 구분은 물론 사람 삶의 절대적 위치를 점하고 있다는 이야기가 된다. 햇살이며 붉은 고추, 외양간의 소 등은 담벼락이란 무대를 더 돋보이려고 등장시킨 대상들이다. 결국 그분 담벼락은 홀로 말라가고 무너져 가고 뜨거운 구들장처럼 햇볕이 덥혀져 있다. 이 담벼락에 담고자 하는 시인의 마음은 향수라는 마음일 것이다. 잊지 않고 영원히 간직하고자 하는 시인의 마음이 담벼락이란 풍경을 시로 그리게 만들었다고 본다. 이제 담을 쌓고 살아가는 풍경들도 많이 사라졌다. 이 시도 2005년에 발표되었으니 그때와 지금의 시각적 모습도 많이 변했을 것이다. 그러나 시대가변해도 마음으로 읽는 삶의 모습은 지워지지 않는다. 그 아름다운 담벼락에 대한 추억과 애정의 모습이 이 시의 가장 큰 아름다움이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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