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원주옻칠문화 대중화의 길
[기고] 원주옻칠문화 대중화의 길
  • 편집국
  • 승인 2023.11.26 2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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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격의 옹벽을 부숴버리고 누구나 접근할 수 있고
사용할 수 있어야 대중화되고 시장이 만들어 진다.
△김대중 [원주옻칠기공예관장]
△김대중 [원주옻칠기공예관장]

“여기에 이런 공예관이 있는 줄 처음 알았어요. 원주옻의 역사가 여기 있네요” 원주옻칠기공예관을 운영하고 원주옻역사 전시회를 열면서 가장 많이들은 이야기다. 이런 이야기를 들을 때 마다 희비가 교차된다. 공예관이 있는 줄 몰랐다는데 우울하고, 원주옻의 역사가 다 있다는데 뭉클하다. 원주시 공무원들이나 유관 기관 단체 관계자들이 들러서 “처음 방문했다”라는 이야기를 할 때는 쓰리다. 2001년에 개관한 공예관을 2020년부터 위탁받아 운영하고 있다.

지난 4년간 공예관의 홍보와 옻칠문화의 대중화에 역점을 기울여 언론사에 보도된 사례만 50여 차례에 이른다. 첫해 가을부터 건물 리노베이션에 이어 외부 조경도 조금 다듬었다. 대한민국에 하나 뿐인 옻칠카페도 만들었다. 마루와 벽면 그리고 테이블과 의자까지 모두 옻칠을 했다. 2층 창고를 터서 작은 전시장도 만들어 관람객들에게 나전칠기 작품을 보여주고 있다. 개관 20주년에 일사 김봉룡 선생과 무위당 장일순 선생의 천생연분 전(展)을 열었다. 오늘의 원주옻칠기공예문화는 두 분의 인연으로 탄생한 것이다. 이어 원주옻역사전시회 시즌 1,2를 작년과 올해 열었다. 대한민국에 유일한 민간옻칠전문회사 원주칠공예주식회사의 이야기다. 큰 호응을 얻었다.

그리고 대중화다. 옻칠에 대한 많은 사람들의 이미지는 비싸다는 것이다. 옻칠 제품이 비싼 것은 사실이다. 그래서 아예 접근 자체를 기피한다. 좋은 것은 알지만, 너무 부담스러워 가까이 하지 않는 것이다. 옻칠제품을 직접 만들었거나 만들어지는 과정을 제대로 아는 사람들이라면 비싼 가격을 이해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옻칠문화의 대중화에 큰 걸림돌의 하나다. 넘어야 할 장애물이다.

옻칠 수저도 써봐야 가치를 알고 옻칠도마도 사용해 봐야 얼마나 좋은 지 안다. 그런데 사용도 해보기 전에 가격에 포기하는 사람들이 많다. 어떻게 해야할까. 가격의 옹벽을 낮춰서 접근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사용해봐야 가치를 알게 되고 그것이 유일한 대중화의 길이다. 공예관은 그런 운영 방향에 따라 중저가 정책을 처음부터 세웠다. 퀄리티를 조금 낮추면서 가격 부담을 그 만큼 줄이는 방향으로 운영해오고 있다. 누구든 부담없이 제품에 접근할 수 있고 사용해 볼 수 있게 했다. 반향을 일으켰다.

백화점을 가든 마트를 가든 제품에는 그레이드가 있고 거기에 맞는 가격이 있다. 똑같은 품질의 제품만 있는 시장이란 세상에 없다. 가격의 옹벽을 부숴버리고 누구나 접근할 수 있고 사용할 수 있어야 대중화되고 시장이 만들어 진다. 옻칠도마와 같은 주방용품이든 소반 같은 가구류든 마찬가지다. 물론 공예품 같은 것은 예외일 수 있다. 주방용품이나 가구류 같은 생활용품들은 대중적으로 수요가 있어야 되고 소비층이 형성돼야 한다. 시장이 형성돼야 한다.

테슬라 CEO 일론 머스크가 전기차에 대한 특허를 오픈한 이유는 전기차 시장을 만들기 위해서다. 고급 제품도 마찬가지다. 어떻든 사용자가 구매 의사를 갖게 하고 구매로 이어지게 하고 사용하게 하고 제품을 이야기하게 해야 한다. 이런 것이 선순환으로 끊임없이 발생돼야 대중화되고 옻칠문화가 도시의 브랜드가 된다. 원주가 옻칠의 산지에서 옻칠기공예문화 도시가 된지 50년이 넘는다. 특히 원주칠공예주식회사가 1978년에 문을 닫은 이후 어떤 노력과 도전이 있었는지 돌아볼 필요가 있다. 과거는 미래를 여는 열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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