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칼럼] 기후 위기시대와 대응
[문화칼럼] 기후 위기시대와 대응
  • 전영철
  • 승인 2024.02.04 23:5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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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한 소재를 투영하여 도시가 잠들지 않은
겨울을 만드는 것이 그 어느 때보다 필요해 보인다.
△ 전영철 [상지대 FIND칼리지학부 교수]
△ 전영철 [상지대 FIND칼리지학부 교수]

작년 12월 겨울과 같지 않은 따뜻한 날씨 탓에 평창송어축제가 1주일 정도 미루어지고 인제빙어축제가 취소되었다. 12월 14일부터 17일까지 30mm의 비가 내리다 영하 13도로 급강하했다. 여기에 눈이 내려 빗물에 붙어 무게를 버티지 못하고 가지가 부러져 34년 만에 큰 피해를 입었다. 이 피해는 백두대간을 따라 정선 함백산까지 찾아왔다. 기후위기와 큰 관련이 없을 것 같던 높은 산까지 기후위기가 찾아온 것이다.

제천농업기술센터에서는 아열대스마트온실이 개장하자마자 방문객들의 발길이 이어지면서 명소로 떠올랐다. 유리온실로 만들어진 공간에 파파야, 애플 망고, 커피나무 등 아열대에서 볼 수 있는 식물 140종 1,200그루가 연일 1,000여명 넘는 방문객들을 맞이하고 있다. 제베리아(제천+시베리아)라고 할 정도로 추운 날씨로 악명 높았던 제천도 평균기온 상승으로 비닐하우스를 통해 열대과일 재배가 가능할 것으로 보고 시범적인 스마트온실이라는 실험적인 프로젝트를 진행한 것이다.

원주도 2010년대 초반에 도시농업을 테마로 농업기술센터가 여러 가지 실험을 하였고 한라봉을 온실에서 재배에 성공하는 등 성과를 올린 바 있다. 기후의 영향도 있지만 스마트농법의 도입으로 영농환경이 급속하게 진화하고 있는 것이다. 딸기로 유명한 논산지역의 경우에도 스마트농법에 의해 여름에도 딸기가 출하되고 있다. 여기에 흙이 아닌 수경재배로 52% 농가가 재배하고 있다고 한다. 치악산 자락 아래 신림에서도 겨울철에 딸기가 재배되는 등 이제 딸기는 지역을 초월하여 전국 다양한 지역에서 출하되고 있다.

겨울산업으로 성장한 평창의 송어축제, 대관령눈꽃축제, 태백산눈축제, 홍천꽁꽁겨울축제, 한탄강얼음트레킹, 세계 4대축제로 불리는 화천산천어축제 등은 지역을 대표하는 축제로 성장하였다. 겨울철 관광비수기이자 농한기에 있어 평창송어축제의 경우 관광객 직접지출 20억 원, 연인원 5,000명의 일자리를 창출했다. 화천산천어축제의 경우 8억 원의 농산물 판매와 더불어 외지관광객으로 인한 784억 원의 직접지출이 있었다고 햔다. 미국에서 구황식량의 하나로 양식하기 위해 들여와 이제는 축제의 소재로까지 성장한 평창송어축제의 이야기는 많은 교훈을 준다.

축제뿐만이 아니라 평창 발왕산 기(氣)전망대, 삼양목장의 선자령, 정선 가리왕산의 케이블카, 함백산 만항재, 횡성의 태기산에도 눈 쌓인 겨울 풍경을 보기위해 매일 인산인해를 이루고 있다. 기후가 연출해내는 신기한 겨울풍경에 많은 사람들이 즐기기 위해 강원도의 산하를 찾고 있는 것이다. 이런 전국 지자체의 노력에 비해 원주의 겨울 메시지는 아쉽기만 하다. 원주댄싱공연장에 자리 잡은 아이스스케이트장, 판대 빙벽훈련장 정도가 많은 사람들이 움직이는 겨울을 대비하여 만든 시설인 듯하다. 한탄강의 현무암지질이 만든 풍경을 보기위해 물길 위로 길을 내어 열흘 남짓 기간에 13만 명의 방문객을 모은 철원의 사례는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한다.

코로나로 인해 닫혀졌던 국경의 문이 활짝 열리고 지자체마다 반값여행이니, 겨울축제니 지역경제활성화를 위해 몸부림치고 있다. 겨울축제를 찾은 관광객에게 고향사랑기부제 홍보, 지역관광자원의 홍보, 전통주 시음 등 축제 홍보에 열과 성을 다하고 있다. 원주는 3개월간의 겨울기간 동안 무엇을 만들어 활동력이 강하고 소비성향이 강한 MZ세대들이 찾는 겨울도시로 거듭날 수 있을까? 뮤지엄 산, 오크벨리 리조트 등 민간기업의 노력을 잘 볼 필요도 있을 것 같다. 다양한 소재를 투영하여 도시가 잠들지 않은 겨울을 만드는 것이 그 어느 때보다 필요해 보인다. 이상기온의 날씨는 이미 높은 산위까지 도달했고 많은 도시들의 다양한 시도는 그 만큼 절실함을 가지고 진화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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