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칼럼>새로운 도서관에 거는 희망과 기대
<문화칼럼>새로운 도서관에 거는 희망과 기대
  • 전영철
  • 승인 2017.01.09 05: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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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영철교수<상지영서대>

혁신도시와 기업도시에 법적 의무사항으로 큰 도서관 두 개가 지어지게 된다. 혁신도시의 반곡도서관은 그림책으로 특화된 도서관이 될 것이라 하고 기업도시에 지어질 도서관은 아직 예산과 도시건설 속도에 따라 조금 미루어지는 듯하다. 이번 2017년 신년업무 보고회에서도 워낙 큰 사업들이 많아 돋보이지는 않았지만 본격적으로 설립절차에 들어간다고 한다.

치악산을 품을 반곡도서관, 한국관광공사에도 자료관이 있고 건강보험공단에도 전문도서관이 있어 새로 지어지는 도서관은 기존의 개념을 완전히 바꾸어 놓는 명품적인 혁신도서관이 되었으면 하는 바램을 가져본다. 이미 중천철학도서관, 시립중앙도서관, 교육문화정보관, 태장도서관, 문막 교육문화정보관이 전형적인 도서관의 역할에 덧붙여 인문학적인 소양, 문화시설, 평생교육기능까지 시민들에게 전달하는 역할을 하고 있어서 고맙기 그지없다.

세계적인 기업가 빌게이츠는 “오늘날 나를 만든 건 유년시절을 보낸 동네의 작은 도서관이다”라고 하였을 정도로 책은 지식을 전달하는 매개체를 뛰어 넘어 영감(inspiration)을 주고 사람들에게 무언가 도전할 수 있는 힘을 주기도 한다.

영국의 런던 빈민가인 타워 햄리츠(Tower Hamlets) 구에 설립된 화이트채플 아이디어스토어는 카페에서 커피를 들고 와 마시면서 책을 보거나 진화를 받고, 음악듣기, TV 보는 것 등등을 한다. 변신으로 방문자가 4배 이상 증가하고 대출은 200%, 만족도는 20% 이상 상승했다고 한다.

일본의 사가 현 인구 5만 명에 불과한 다케오시의 시립도서관은 2012년 인구의 20%만이 이용하는 도서관을 과감하게 민간에 위탁운영하게 된다. 일본에 1,400여개의 매장을 두고 있는 츠타야서점이 운영하는 CCC(Culture Convenience Club) 즉 문화 편의점 클럽은 도서관을 위탁받아 몇 가지의 실험을 하게 되고 13개월 만에 100만 명이 방문하고 40만 명이 다른 지역에서 방문하는 지역플랫폼으로서 도서관을 자리매김하게 하였다.

무엇이 지역도서관을 변화시켰을까? 첫 번째로 운영시간을 늘려 오전 9시부터 오후 9시까지 그리고 365일 무휴로 운영하게 하였다. 두 번째로 편안한 공간을 조성하였다. 숲속 도서관을 개념으로 하여 바람이 들어오고 자연채광이 항상 들어오고 따뜻한 빛이 공간을 밝혀주는 장치를 하였다. 츠타야서점과 스타벅스를 1층에 입점 시켜 항상 도서관에 커피향이 가득하고 커피를 마시면 20만권에 달하는 새 책을 마음대로 볼 수 있게 하였다. 야외에 테라스도 설치하여 계절별 메뉴도 선보였다.

위의 사례는 결국 공간과 시설의 기능이 융·복합으로 변화하면서 라이프스타일을 제안하는 방향으로 진화하고 있다는 것이다. 덕분에 인구 5만의 다케오는 연일 큐슈올레 다케오코스를 순례하고 온천도 하고 우주과학관도 아이들에게 보여주는 새로운 개념의 문화 관광도시로 거듭나서 숙박과 식당의 호황을 이끌어내고 있다.

올 여름에는 다케오어린이도서관이 멋진 건물과 함께 개관하게 된다. 얼마 전 우리 원주시에도 문화도시 사업의 일환으로 그림책을 콘셉트로 하는 그림책체험전시 헬로 따뚜시티 전이 그림책여행센터 이담에서 열렸다. 모두들 그림책의 변신에 놀랐고 그림책도시의 그림을 그려보았다는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순천의 기적의도서관이 생기던 해에 열 살이던 어린이들이 스물세 살 청년이 되었단다. 그들은 지금 순천을 기반으로 다양한 지역현장에서 지역비지니스에 열심이란다. 동네 도서관이 세상을 바꾼 것이다. 서적을 팔려고 하면 서점이 망한다는 말이 있듯이 이제 도서관도 변화해야 한다.

2016년 공공건축대상을 차지한 서울 은평구 구산동의 도서관마을은 노후화된 다세대 주택 몇채를 그대로 살려 리모델링을 하여 도서관으로 만들었다. 얼마나 멋진 일인가? 이야기와 추억이 있는 골목을 그대로 살려 만든 도서관. 원주에서 새로 만들어지는 도서관에 이런 혁신적인 시도를 기원해 본다. 멋지지 않는가? 치악산 계곡물에 발 담그고 책을 보다 잔디밭에 낮잠이 들기도 하고 밤에는 그림책낭독회도 열리고, 그림책도시를 찾아 서울에서 소풍 온 친구들……. 다양한 사람들이 모이고, 떠들고, 꿈꾸는 일상의 새로운 소통공간이 될 반곡도서관과 기업도시 도서관에 희망과 기대를 가져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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