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중 칼럼> 원주옻순한마당잔치를 해야 하는 이유
<김대중 칼럼> 원주옻순한마당잔치를 해야 하는 이유
  • 김대중
  • 승인 2017.05.15 05: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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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중 <박건호기념사업회 사무총장>

지난 4월29~30일. 원주시 소초면 학곡리 원주옻칠기공예관 마당에서 원주옻순한마당잔치가 열렸다. 올해로 네 번째다. 옻순요리 먹으며 옻칠문화를 이야기하는 축제다. 이 축제는 세계적 품질을 자랑하는 원주의 전통특산품인 원주옻을 지역문화 및 경제 발전의 동력으로 발전시키기 위해 추진되고 있다. 기존의 다른 축제들과 다른점이 많다.

첫째 원주시의 예산 지원을 받지 않는다. 원주옻문화센터가 중심이돼 원주옻칠문화에 관심있는 기업과 시민들의 후원으로 축제를 연다. 광고도 못하고 현수막도 몇 개 내걸지 못한다. 솔직히 말하면 축제 예산이 3백만원 정도 된다. 둘째는 장소다. 치악산 구룡사 입구로 시내서 멀리 떨어진 곳이다. 이유는 옻칠기공예관이 있고 주변이 숲으로 둘러 쌓여 자연을 무대로 한다. 또 하나 멋진 조건은 그 시기에 구룡사 진입로의 철쭉꽃이 한창이다.

거기에 황장금표의 스토리로 만든 황장목소나무숲길과 구룡사건너편 전나무숲길은 금상첨화다. 셋째는 돈이 없다보니 화려하고 요란한 공연이란게 없다. 올해 처음으로 축제 첫날에만 소박한 공연이 준비됐다. 넷째는 옻은 대중성을 갖지 못한다. 옻이 갖고 있는 알레르기 유발(옻오름)의 부정적 인식 때문이다. 대규모의 참여 축제가 어렵다.

다섯째는 특정 마니아층만을 위한 축제가 되는 작은 축제가 되다보니 역설적으로 쉬는 축제, 힐링하는 축제를 지향하고 있다. 어쩌면 옻이 갖고 있는 느림의 철학과 부합할지도 모른다. 작은 축제이며 쉬는 축제로 아름다운 치악산 구룡사쪽 길을 걸으며 힐링할 수 있는 축제로 컨셉트를 잡아가고 있다. 서울은 물론 전라도 등 전국에서 마니아층들이 찾아 온다. 혼자서 아니면 가족이랑 친구랑 바쁜 것 없이 천천히 쉬면서 축제장에 들렀다가 주변의 아름다운 길을 걷고 간다. 또 다른 축제의 방향이 아닌가.

옻순축제는 원주에만 있는 것도 아니고 원주가 최초도 아니다. 옥천에서도 개최하고 있다. 옻의 본고장이라고 홍보하고 있다. 어찌 원주를 넘을 수 있나. 품질도 으뜸이고 옻칠공예 장인들도 단연 원주가 최고다. 당연히 역사나 문화도 원주를 따라 오지 못한다. 옻의 나라 일본에서도 원주는 세계적 품질의 옻생산의 본고장으로 인정한다. 그러나 원주옻순한마당잔치를 개최하는데 일각의 부정적 시각도 있다. 지금처럼 무시하고 팽개치면 순식간에 사라진다. 옻순한마당잔치를 단순히 옻순으로 음식이나 만들어 먹는 축제로 보면 안된다. 옻의 성지 원주에 옻축제가 있으며 그것이 끊기지 않고 대내외적으로 홍보돼야 한다. 원주옻순한마당잔치는 기존의 시각에서 보면 너무나 촌스러운 축제다. 초라하고 보잘 것 없다.

겉만 보면 그럴지도 모른다. 이 축제가 갖는 의미를 봐야한다. 원주옻의 역사와 문화를 지키고 알리기 위한 시민들의 순수한 정신의 결정체이다. 옻순은 원주옻칠문화의 일부분일 뿐이다. 국내 최고 권위의 한국옻칠공예대전은 물론 옻칠 관련 축제 콘텐츠들이 개발되고 모아져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축제가 궁극의 목표가 돼야한다. 그리하여 서두에서 말한 것처럼 옻칠기와 공예를 중심으로 문화산업으로 발전시켜 지역경제와 문화에 기여하도록 해야 한다. 그러고도 남을 잠재력을 충분히 갖고 있다. 원주만이 갖고 있는 최대의 장점이고 경쟁력이다. 초라한 원주옻순한마당잔치를 그래도 해야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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