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칼럼>4차산업혁명시대 정서와 영감에 주목하자
<문화칼럼>4차산업혁명시대 정서와 영감에 주목하자
  • 전영철
  • 승인 2017.07.23 06: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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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영철<상지영서대 교수>

꿈 많을 여고 1학년과정을 힘들게 겪고 있는 딸을 바라보면 여느 학부모와 같이 한숨이 나온다. 밤늦게까지 독서실에서 학원에서 공부하면서 마치 검객처럼 비장감마저 느껴지는 딸을 볼 때마다 진정한 교육의 의미를 묻곤 한다. 그래서 딸에게 여름방학단기캠프를 보내며 세권의 책을 줄 계획이다. 하나는 클라우스슈밥의 제4차산업혁명과 제리 카플란의 인공지능의 미래, 그리고 10년 후 대만민국 미래 일자리의 길을 찾다라는 미래전략보고서이다.

나름 이 세권의 책을 추천한 이유는 예측 불가능한 미래와 마주하게 될 딸아이에게 새로운 가치와 변화에 좀 더 대비했으면 하는 바람에서이다. 요즈음은 트렌드나 유행을 3개월로 본다는 이야기가 있을 정도로 개발전문가들이나 전략가들은 말한다. 이런 4차산업혁명 시대에 필요한 지능을 클라우스 슈밥은 네 가지로 얘기하고 있는데 원주에 시사한 바가 매우 크다.

첫째, 상황맥락(contextual)지능 ‘정신’이다. 이는 우리나라가 닥친 다자외교와 마찬가지로 다양한 네트워크의 가치에 대해서 이해하고 다양한 이해관계와 의견을 통합해야 한다는 것이다. 도시로 보면 이웃도시와 협력하고 거리가 멀리 떨어져 있는 외국 도시와 서로 가지고 있는 고민을 공유하고 가지고 있지 않은 자원을 공유하도록 해야 할 것이다.

둘째, 정서(emotional)지능 ‘마음’이다. 리더와 정책임안자들은 자기인식, 자기조절, 동기부여, 감정이입, 사회적 기술과 같은 능력을 갖춰야 한다는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사람의 마음이 가는 장소와 시설은 앞으로 경제적 가치도 창출한다고 한다. 첫사랑의 연인과 갔던 장소에 사람이 이끌리듯이 집과 일터가 아닌 제3의 공간에 사람이 많이 모이는 이유도 결국 사람의 마음을 얻었기 때문이다. 원주는 사람의 마음을 온화하게 하거나 추억을 끄집어 낼 수 있는 공간이 많다. 푸른 청춘의 군대시절, 고향마을 앞을 흐르던 강 같은 남한강, 큰 산 치악산 등을 어떻게 마음의 랜드마크 마인드마크화 시키느냐가 원주관광의 과제일 것이다.

셋째, 영감지능 ‘영혼(inspiration)’이다. 영감은 ‘숨을 쉬다’라는 라틴어의 ‘spirare’에서 파생된 말로 의미와 목적에 대해서 끊임없이 탐구하는 능력이기도 하다. 사실 종교적인 가치와 많이 연결되어 있기도 한다.

넷째, 신체(physical)지능 ‘몸’이다. 건강한 신체에 건강한 정신이 깃든다는 말이 있듯이 앞의 세 가지 기능을 뒷받침하는 것이다.

이상의 4차산업혁명시대에 중요한 지능을 얻기 위한 곳이 앞으로의 살고 싶은 도시, 가고 싶은 도시가 될 것이다. 바로 원주이다. 치악산과 남한강이 모든 사람을 품으며 폐사지의 비움에서 채움을 얻을 수 있는 공간, 천년이 넘게 살아 온 반곡리 은행나무, 행구동 느티나무, 치악산 금강송길, 신림 성황림의 대자연의 모습들. 또 많은 문장가와 철학과 사상가를 배출한 곳이기도 한다.

그런 의미에서 원주를 영국의 콘웰지역과 같이 에듀테인먼트 공간으로 브랜딩 하여 가족과의 연대감을 높이는 정원(garden), 소규모 테마뮤지엄, 테마공간을 계속해서 유치하고 늘려나갈 필요가 있다. 앞으로의 사람들의 움직임은 마음의 기억을 찾아 나서는 데 비용과 시간을 소비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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