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칼럼>이번 여름이 남긴 교훈
<문화칼럼>이번 여름이 남긴 교훈
  • 전영철
  • 승인 2017.08.28 0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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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영철<상지영서대 교수>

지난 주 목요일까지 세차게 퍼붓던 빗방울과 까만 구름의 하늘은 사라지고 다시금 시즌2의 늦여름이 시작되었다. 리조트와 동해안 해수욕장은 장사를 망쳤다고 아우성이고 서울의 큰 호텔들도 예년대비 외래관광객이 40%수준 감소하였다고 난리이다. 반면 일본은 2006년부터 2030년까지 관광대국의 기치를 내걸고 국내관광과 외래관광객의 호황을 누리며 순항하고 있다.

몇 가지 드러난 지표를 보면 상황은 더욱 심각하다. 2016년 자료를 보면 전체 외래관광시장에서 우리가 중국이 차지하는 비율이 47%일 때 일본은 중국의존도가 27%에 지나지 않는다. 2015년 통계에서 내국인의 국내여행은 일본이 전체관광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율이 74%일 때 우리는 40%에 지나지 않는다. 반면 내국인의 해외여행은 일본이 14%일 때 우리는 33%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관광 의존도가 낮은 원주가 향후 관광도시를 지향하는데 있어 몇 가지 교훈이 있어 정리해 보고자 한다. 첫째, 내일로 티켓을 가지고 철도여행을 하는 청년여행자들의 유입을 고려해야 한다. 수도권과 제주도 중심이었던 관광패턴을 전국적으로 지방으로 확산시켰던 주요한 인자가 바로 내일러라는 할인철도패스를 가지고 여행하는 청년들이다. 이들은 순천, 전주, 여수, 경주, 울산, 통영 등 그동안 가려졌던 중소도시들을 강력한 관광도시로 부각시켰다. 원주는 12월 원주강릉철도와 올림픽을 앞두고 철도를 이용하는 청년여행자들을 고려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청년여행자들을 위한 수용정책이 필요하다.

둘째, 여행상품의 다양성을 고려해야 한다. 제주도가 일 년 내내 관광목적지로 부각되는 이유는 자연적인 조건과 소규모 테마시설이 많다는 것이다. 지금 현재 서울양양간 고속도로의 개통으로 이러한 현상은 속초에서 벌어져 향후 강원도의 가장 핫한 관광도시는 속초일 가능성이 크다. 그러면 원주의 답은 어디에 있을까? 원도심의 도보 도시관광과 치악산둘레길 등에 차별화된 시설도입이 필요하다.

셋째, 고도의 연출기법이 필요하다. 관광은 누구나 쉽게 할 수 있지만 관광객의 마음속에 들어가 원하는 바를 읽어내 고부가가치 관광을 제공하는 것은 힘든 일이다. 새로 도입된 오픈탑 시티투어버스에도 관람객이 가고픈 박경리문학공원과 원주만의 전통공예라 자랑하는 옻칠과 한지를 볼수 있는 곳도 빠져버렸다. 해설체계를 들어가 보면 가장 기본수준의 해설을 제공하고 있을 뿐이다. 이제 차분히 원주관광을 어떻게 이끌어갈지 고민해야 한다.

원주는 자연을 기반으로 이미 영성을 준 많은 철학자와 사상가, 작가들이 머물렀던 곳이라는 자랑을 관광공급 속에 담아내야 한다. 관광객들은 원주가 재미있어서 찾는 것이 아니라 원주라는 도시 속에 면면히 흐르는 정서를 느끼고자 오는 사람들이 많다. 그러기에 원주에서의 정제되고 절제된 관광은 원주의 도시품격을 높일 수 있는 것이다.

일본 나오시마 정의 정장님께서 하시던 말씀이 눈에 선하다. “레저관광객은 쓰레기를 남기고 가지만 문화관광객들은 감동을 안고 간다.” 우리는 그러면 어떠한 관광을 택해야 할까? 이미 개관 2년 만에 한국관광100선에 등재된 한솔오크벨리의 뮤지엄산이 말하고 있지 않은가? 오늘도 관광불모지에서 새로운 싹을 틔우고 꽃피우고 계신 관광 관련업무를 맡고 계시는 공직자분들과 관광협회 회원사, 웰컴투원주협의회 분들에게 경의를 표하며 건투를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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