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농촌마을에 도서관을 세우다!
<기고>농촌마을에 도서관을 세우다!
  • 원용대
  • 승인 2017.09.24 1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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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용대<원소프트 대표>

가을은 하늘이 높고 말은 살찐다는 천고마비(天高馬肥)의 계절이라고 한다. 실로 가을하늘은 청명하며 들녘에는 황금물결과 풍요로움이 가득하다. 길가 곳곳에는 많은 이들을 코스모스가 반갑게 반겨주기도 한다.

나들이 객들은 야외활동 하기에 너무 좋은 계절 일것이고 한편으론 농촌마을은 한해 농사를 마무리 하기 위해서 어느때 보다 분주한 시기를 보내고 있는 절기 이기도 하다. 농촌마을에도 적지 않은 변화가 감지되어 왔다. 젊은 청년들이 부족하고 생업을 찾어 도시로 이주하거나 농촌생활을 기피하고 있는 현상이다.

다행스럽게도 근래 보기드문 현상이 확산되고 있다. 청년농부가 늘어나고 창농(創農)을 통한 성공사례가 소개 되면서 젊은 청년들이 농업에 관심을 가져 제2의 농업 붐을 일으킨다고 봐야 할 듯 하다. 올해는 새마을지도자라는 역할을 맡어 마을 주민분들과 소통하고 마을사업에 대해서 평소보다 더 깊이 관여하고 생활하고 있다. 평소 들리지 않던 마을경로당에 인사를 다녀와서 많은 것을 생각하는 계기가 되었다.

모든 분들이 하나같이 웃음이 적고 일상적인 대화로 하루를 보내시거나 조금 활동적이고 무릅이 건강한 분들은 게이트볼을 치시는 정도로 보였다. 그냥 지나칠수도 있었지만 뭔가 허전하고 공허한 마음이 든 것이 사실이다. 마을 어르신들을 밝고 유쾌하고 삶의 활력소를 드릴수 있는 것이 무엇이 있는가?에 대한 고민을 주변 지인분들과 논의도 하면서 해법을 찾어야 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고, 마침 강원문화재단의 문화·예술 교육지원 사업공모를 보고 지원 할수 있었다.

사업명칭은 치악산마을과 함께하는 행복한 우리마을 문화읽기(손잡고 행복잡고)하는 프로그램명으로 강원도 18개시·군 여러 비영리단체들과 공모대결을 통해 사업비 일천삼백오십만원을 가져 오게되었다. 사업선정후 마을리장님, 노인회장님과 충분한 논의후 사업취지 및 일정을 설명후 훌륭한 강사님을 초빙후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평상시 접해보지 못한 것들을 접하시면서 마을 어르신들이 변해가시는 모습이 얼마나 놀랍고 이뻐 보였는지 말로 표현할 수가 없었다. 강사분들의 율동에 맞춰서 움직여도 보고, 소리내어 표현해보기도 하고, 펜과 도구를 이용해서 상대방을 그려보기도 하고, 팝업북도 만들어보고 자신이 살고 있는 집의 위치와 마을지도도 그려보고 이런 사소한 것들이 어르신들에게는 매우 신기하고 유익한 시간이었다고 표현들을 하신다. 새마을지도자로서 매우 보람된 사업이었구나라는 생각을 하면서 마을어르신들과 지속사업을 하고자 하는 마음이 들었다. 변화된 어르신들과 생태소풍 일정을 짜면서 적극적으로 변화된 어르신들의 모습이 너무 보기 좋았다.

평소 사진찍기 싫어하시고, 자기 표현이 부족한 분들이 어떻게 짧은 기간에 적극적이고 밝게 변해지셨는지 참 놀라지 않을수 없었다. 저 역시 문화·예술이 무엇인지? 어떻게 해야하는지?에 대한 생각이 짧기 때문에 많은 고민을 했던 것이 사실이었지만 사업수행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스킨쉽을 통해서 알수 있지 않었나 싶기도 하다. 꼭 문화·예술 관련 공연을 보고, 체험을 하는것만이 아닌 우리 스스로가 보여주고 행하는 것들 또한 문화·예술이라는 생각을 하는 계기가 된거 같기도 하다.

생태소풍을 가는 날이면 버스 앞 유리창에 단체명을 “학곡도서관”이라고 적어 놓고 그이유를 설명을 드렷다. “한 마을에 노인(어르신)이 돌아가시면 도서관 하나가 불타 사라지는거와 같다”

무슨 말이냐 하면 어르신들의 오랜 경험, 경륜, 지혜는 어떠한 장르의 학문적인 지적도서와도 비교가 안될만큼 우수하다라는 말씀을 드렸고, 다리가 불편하셔도, 허리가 굽으셔도, 틀니라 발음이 좋지 않으셔도, 글씨를 못쓰셔도 아들·딸 잘키우셨기에 존중, 존경 받으셔야 되고 자부심 가지시고 생활 하셔도 됩니다라고 강하게 말씀드렸다.

앞으로 마을노인정이 아닌 마을도서관으로 많이 불려졌으면 하는 마음이고, 더 많은 농촌마을에 문화·예술 관련 사업들이 활성화 되어 농촌마을 도서관 어르신들이 큰 활력소가 되었으면 하는 바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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