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의 자막들>질서(秩序)에 대하여
<세상의 자막들>질서(秩序)에 대하여
  • 임영석
  • 승인 2017.12.11 05: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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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임영석<시인·문화평론가>

질서(秩序)라는 말의 뜻은 「혼란 없이 순조롭게 이루어지게 하는 사물의 순서나 차례」라 한다. 흔히 우리는 줄을 서서 기다리는 일에 익숙하게 경험을 하였을 것이다. 그러나 질서는 줄을 서서 순서를 기다리는 것과 같이 타인의 삶에 방해되지 않는 행동 모두가 질서라 생각된다.

요즘 우리 사회에서 시민의식이 성숙되었다고들 한다. 광화문에 백만 명이 모여도 질서 있게 집회가 마무리되고 서로가 서로의 주장을 인식하는 세상이 되어간다고들 한다. 그러나 눈으로 보여준 그 집회 문화가 질서 있는 세상이 되었다고 치부할 수는 없을 것이다.

질서란 순리를 거스르지 않는 양심의 행동이다. 말 그대로 차례를 기다리고 차례를 지키는 것이다. 이는 씨앗을 심고 싹을 틔워 그 싹을 가꾸고 꽃을 피우고 열매를 맺혀 수확하여 음식을 만들어 내는 과정처럼 오랜 시간 우리 몸에 습관으로 배어 있어야 질서가 지켜진다고 본다.

아이들에게 교통질서를 지키라는 말은 교통사고 방지를 위한 일이기도 하겠지만, 사고 방지에 앞서 바른길을 걸어가야 차도 사람도 아무런 문제없이 길을 사용할 수 있다는 인식부터 심어주어야 할 것이다. 그런데 우리 주변을 살펴보면 질서가 지켜지지 않는 곳이 곳곳에 많이 방치되어 있다. 쓰레기를 함부로 버리는 일, 주정차 구간이 아닌데 자동차를 주정차하는 일 등등 작던 크던 질서를 스스로 지키지 않는 일들이 수 없이 많을 것이다.

질서라는 것은 물의 흐름처럼 자유롭게 이루어져야 한다. 자동차 주차 공간이 없는 데 주차질서를 지키라면 반듯이 주차 위반을 하는 사람이 있을 것이고, 사람이 많이 오가는 길인데 길이 좁으면 좁은 길이 막히게 될 것이다. 이러한 질서의 흐름을 원활하게 하는 것이 정치를 하는 사람들이다.

내년에 지방선거가 있는 해이다. 우리 사회에서 어떤 사람을 시장으로 뽑고, 시의원으로 뽑고, 도지사로 뽑을 것인지에 대해 생각을 해볼 때가 다가왔다. 인물이 없다, 그 사람이 그 사람이라 치부를 한다. 그때 가장 먼저 생각을 해 보아야 할 것이 기초적인 질서 즉 준법을 잘 지켰는지에 대한 사항들일 것이다.

우리 사회에서 질서는 바로 청렴과 직결된다. 한국의 청렴도는 2016년 100점 만점에 56점으로 세계 37위라 한다. 그만큼 우리 사회가 질서가 없다는 뜻이다. 아는 사람이라 하여 순서를 바꾸어 편의를 바 주거나, 공공의 질서를 무감각하게 방치하는 사회일수록 청렴할 수 없다고 본다.

원주의 대표적 주차 공간인 따뚜 주차장을 예로 삼아보고자 한다. 진입로에 주차된 자동차, 각종 화물차부터 폐차에 가까운 차들이 주차되어 있었다. 주차장은 모든 차들이 주차할 수 있다. 하지만 따뚜 주차장이 어떤 공간인가. 원주의 대표적 문화공간이다. 문화를 즐기고 여가를 위한 사람들이 주차장를 원활하게 이용할 수 있게 해야 할 공간에 관광차, 화물차 등이 오랜 시간 주차를 해 놓았다면 누가 이를 바로잡아야 할까?

질서는 순서를 기다리고 순서를 지키는 흐름을 만들어낼 때 이루어진다. 시험으로만 공무원을 뽑는 시대도 벗어나야 한다. 적어도 우리 사회가 질서 있는 사회가 되려면 공무원 시험부터 반듯이 사회적 봉사 시간을 반영하여야 탁상행정에서 벗어날 수 있다고 본다. 질서 있는 세상을 만들려면 질서를 지키고 봉사가 몸에 밴 공무원이 많아지고 그런 정치인을 선출 하야야 질서 있고 살기 좋은 세상을 만들 수 있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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