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왕국의 클래식 이야기 (57) 바하와 헨델
최왕국의 클래식 이야기 (57) 바하와 헨델
  • 최왕국
  • 승인 2018.01.08 05: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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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왕국<작곡가>

헨델(G.F. händel 1685 - 1759)과 바하(J.S.Bach 1685 - 1750)는 바로크 시대를 대표하는 작곡가이다. 바하는 ‘음악의 아버지’, 헨델은 ‘음악의 어머니’라고 불릴 정도로 두 작곡가가 음악사에 끼친 영향은 막대하다.

바하와 헨델은 바로크 시대의 작곡가라는 것 말고도 여러가지 면에서 비슷한 점이 많다. 일단 1685년생으로 출생년도가 같고, 두 사람 모두 독일에서 태어났으며, 오르간에 능통했다는 공통점이 있다. 또한 두 사람 모두 개신교인이었으며 기독교 음악 분야에서 뛰어난 업적을 남겼다는 점도 비슷하다. 말년에 눈이 매우 안좋아져서 많은 고생을 했다는 점 또한 두 사람의 공통점이라고 할 수 있다. 바하의 경우에는 실명 직전 까지 갔다고 하며 눈 수술 후유증으로 고생하다 사망하였다는 설도 있는데, 공교롭게도 헨델의 눈 수술을 맡은 의사 또한 같은 사람이었다고 한다.

이렇게 공통점도 많지만 바하와 헨델은 평생 한 번도 만나본 적이 없다고 하며, 여러가지 측면에서 다른 점이 많다.

우선 바하는 독일에서 태어나 철저하게 독일 순수 국내파로 활동하였지만, 헨델은 이탈리아의 베네치아와 나폴리, 로마 등지를 돌며 화려한 음악 생활을 하였고, 후일 영국으로 귀화하는 등 국제적인 작곡가로 활동하였다. 바로크를 대표하는 작곡가로서 이탈리아의 비발디, 독일의 텔레만, 영국의 헨리 퍼셀, 프랑스의 쟝 필립 라모를 꼽을 수 있다면, 헨델은 바로크 시대의 국제적 명성을 떨친 작곡가라고 말 할 수 있다.

사실 바하는 생존해 있을 당시에는 그다지 주목 받지 못한 시골 마을의 작곡가였지만, 훗날 멘델스죤 등의 음악 평론가들에 의해 바로크 시대 최고의 음악가로 인정 받게 되었으며 현재는 위에 언급된 여러 나라를 대표하는 바로크 시대의 작곡가들 보다 더욱 위대한 작곡가로 추앙받고 있다. (여기서 ‘평론가’로 등장하는 멘델스죤은 우리가 알고 있는 그 ‘작곡가’ 멘델스죤이다.)

음악적인 면에서 봤을 때, 바하는 엄격한 대위법적 음악을 추구하였고, 기악음악에 능통했던 반면, 헨델은 영국 특유의 화성법적 음악을 추구하였고, 쉽고도 수려한 멜로디가 특징이며, 성악음악(특히 합창)에 능통한 작곡가로 알려져 있다. 여기서 우리가 간과하면 안될 것은 바하가 아무리 기악음악에 능통한 작곡가라고 할지라도 칸타타 등 그의 성악음악(특히 합창)도 기악음악 못지 않게 훌륭하다는 사실이다. 물론 헨델의 경우도 마찬가지로 수상음악이라든지, 왕궁의 불꽃놀이 같은 작품에서도 알 수 있듯이, 기악음악 또한 매우 훌륭하다는 점이다.

같은 맥락으로 대위법적 음악과 화성법적 음악, 수려한 멜로디와 정교한 짜임새 등의 관점에서도 바하와 헨델 두 작곡가에게는 양쪽 모두 조금도 부족함 없는 작곡 테크닉이었다고 할 수 있다.

바하와 헨델의 가장 큰 차이점이라고 하면 역시 돈과 사생활에 관련된 것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바하는 첫번째 부인과의 사별 이후 재혼을 하여 두 명의 아내 사이에서 20명의 자녀를 낳았기 때문에 항상 자녀 양육비와 생활비에 쪼들렸고, 이 때문에 기계처럼 열심히 일을 했다고 한다. 그 결과 오늘날 우리가 누리는 수많은 작품들이 탄생하였으니 바하는 자녀 뿐만 아니라 음악도 다산(多産)한 사람이라고 할 수 있다.

반면 평생 독신으로 살았던 것으로 추정되는 헨델은 독일 출생으로서 이태리 오페라 작곡가로 활동했고, 중년 이후에는 영국 국적으로 귀화하는 등 유럽 곳곳을 누비며 화려한 생활을 하였는데, 당시 대중적으로 인기가 있는 오페라와 세속적인 음악들을 작곡하여 대중적인 명성과 함께 경제적인 부도 많이 축적했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바하의 오페라 작품은 단 하나도 없다는 것과는 대조되는 부분이다.

바하는 대위법과 건반음악 작곡법 등 작곡 이론적인 면에 있어서 후대에 지대한 영향을 끼쳤고, 헨델은 합창음악에 심취하여 오케스트라와 합창을 조화시키는 방법 등 합창음악 기법에 있어서 훗날 작곡가들에게 훌륭한 모범이 되었다.

오늘 들으실 음악 ‘Largo’는 헨델의 오페라 ‘Xerxes(크세르크세스)’에 나오는 아리아인데, ‘Largo’라는 말은 곡의 제목이라기 보다는 템포를 나타내는 말로서 ‘매우 느리게’라는 뜻이다.

https://youtu.be/N7XH-58eB8c (클릭)

유뷰브 검색어 : 숄 헨델 라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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