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왕국의 클래식이야기(58) 옛날 악기와 현대 악기
최왕국의 클래식이야기(58) 옛날 악기와 현대 악기
  • 최왕국
  • 승인 2018.01.22 05: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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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왕국<작곡가>

오늘은 순서를 바꾸어 음악감상을 먼저 한 후에 클래식 이야기를 해 보도록 하겠다.

https://youtu.be/fNqJ8mED1VE (클릭)

유튜브 검색어 : royal fireworks 2012

이 곡은 헨델의 ‘왕궁의 불꽃놀이’라는 음악인데, 유튜브 동영상을 자세히 보면 악기의 편성이 요즘 오케스트라와는 많이 다르다. 현악기는 배치만 다를 뿐 큰 차이가 없지만 관악기의 경우에는 플륫이나 클라리넷, 튜바 등의 악기는 없고 트럼펫과 프렌치혼, 오보에, 바순 등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

또한 개별적인 악기들의 형태를 자세히 관찰하여 보면 현대에 쓰이는 악기들과는 확연히 다른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일단 현악기는 줄(string)의 재질과 활의 모양이 현대의 그것과는 다르다. 목관악기의 경우에는 키 장치가 없고, 금관악기는 피스톤(밸브) 장치가 없다. 타악기도 테두리 부분이 요즘 악기들에 비해서 많이 돌출되어 있음을 볼 수 있다.

여기서 ‘키 장치’란 손가락을 대신하여 목관악기의 구멍을 여닫는 장치를 말한다. 키장치는 손가락으로 조절하는 부분과 지렛대와 스프링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악기의 구멍과 접하는 부분에는 코르크가 부착된 마개가 달려 있다.

목관악기에 키 장치가 달려 있으면 좋은 점이 여러 가지가 있는데, 그 중 한 가지 장점은 목관악기의 음정을 조절용 구멍들을 빈 틈 없이 완벽하게 막을 수가 있다는 점이다. 누구나 어린 시절 학교에서 리코오더를 배웠던 기억이 있을텐데 ‘삐익’ 하는 소리, 일명 ‘삑싸리’가 나는 가장 큰 원인은 아마도 구멍을 완벽하게 막지 못해서일 것이다. 그러나 키장치는 코르크 마개가 있으므로 완벽하게 막아 준다.

또 다른 키장치의 장점은 사람의 손 크기에 따른 한계를 극복하여 준다는 점이다. 예를 들어 바순 처럼 큰 악기도 키장치를 통해서 구멍 사이의 넓은 간격을 극복할 수 있게 해 준다.

우리나라 악기는 현대에도 피리, 대금, 단소와 같은 목관악기에 키장치가 없다. 옛날 모습을 대부분 유지하고 있는 편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북한의 경우에는 서양 악기 처럼 키장치가 설치되어 있다는 점이 흥미롭다. 얼핏 생각하면 반대일 것 같은데, 우리의 선입견이 다 맞는 것은 아니다.

민족의 아픔인 분단을 겪으면서 38선이 휴전선으로 바뀌고 비무장지대가 생긴 점은 매우 비극적인 현실이지만, 그 비무장지대에 사람이 살고 있지 않으니, 각종 동식물들의 낙원과 생태계의 보고가 되었다는 점은 그나마 불행 중 다행이라 할 수 있는 것 처럼 남북 분단으로 인하여 한국 고유의 악기들이 각각 두 갈래로 발전되어 다양한 시도를 할 수 있게 된 것 또한 마찬가지 경우라 할 수 있을 것 같다.

이번에는 이 연주회장에 쓰인 금관악기에 관한 이야기다. 본래 금관악기란 마우스피스와 금속 재질의 관에서 나오는 여러가지 배음들을 소리로 내어 주는 악기이기 때문에 배음열에 없는 음정은 낼 수가 없다. 그래서 그것을 극복하기 위해서 ‘크룩’이라 불리는 길이가 다른 여러개의 관을 갈아끼우면서 불게 되는데, 관의 길이가 다르면 기본적인 배음열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이러한 이유와 필요로 인하여 길고 짧은 여러개의 관들을 이어주고 끊어주는 기계 장치가 개발되었는데, 그러한 것들을 ‘피스톤, 로터리, 밸브’라고 한다. 트럼펫의 경우에는 주로 피스톤을 사용하는데, 그것을 통하여 짧은 관과 중간 관, 짧은 관과 긴 관, 중간 관과 긴 관 등 여러가지 조합의 관 길이를 만들어 낼 수 있게 되었고, 그로 인하여 배음에 없는 반음계적인 음들도 마음대로 연주할 수 있게 된 것이다.

그런데 오늘 감상하신 동영상은 옛날 헨델 시대의 악기들을 재현한 연주이므로 당연히 그러한 장치가 없다. 한 편 트롬본의 경우에는 ‘슬라이드’라는 방식을 사용하는데, 트롬본 연주자는 오른손으로 슬라이드를 앞 뒤로 뺐다가 넣었다가 하는 동작으로 관의 길이를 조절하여 세밀한 음정을 낸다.

오늘 감상하신 연주회 동영상을 바탕으로 헨델 당시의 악기들과 악기 편성을 오늘날의 그것과 비교해 보았는데, 악기의 변천사에 관해서 제대로 이야기 하려면 어마어마한 양의 내용이 필요하기 때문에 최소한의 내용으로 이해하기 쉽게 설명하도록 노력하였다. 배음 등 전문적인 용어들은 다음 기회에 단일 주제로 설명할 기회가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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