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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八旬老父가 바라는 6.13 지방선거의 주인공은?
△임길자 원장<노인복지시설 정토마을>

시골에서 혼자 기거하고 계시는 아버지께서 오랜만에 딸네 집을 방문하셨다. 지난해 6월 어머니가 세상을 떠나시고 넓은 집에 덩그러니 혼자 계시는 아버지가 딸은 늘 마음에 걸렸다. 며칠 전 지인의 손녀딸 결혼식이 있어서 궁전웨딩홀에 가셨다가 그 부근 아파트에 거주하고 있는 딸네 집을 찾으신 것이다. 약주가 적당히 되신 듯한데 마트에 들려 매실주 1병과 복분자주 1병을 사 들고 오셨다. 바쁘다는 이유로 찾아뵙지 못해 송구했는데 직접 딸을 만나러 와 주시니 얼마나 반가운지... “웬 술을 사오셨어요? 아버지는 이미 술이 되신 듯한데...”라고 했더니, “이건 너 줄려고... 근데 네가 뭘 좋아하는지 몰라서...하하하” 딸은 아주 가끔 아버지와 소주를 한잔씩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과실주를 산 이유는 낮이라서 순한 것을 사셨단다.

부녀는 다정히 식탁 앞에 앉아 매실주를 한잔씩 따르며 도란도란 이야기 꽃을 피웠다. 정치이야기다. 아버지는 정치에 몹시 관심이 많다. tv종편 채널에서 나오는 뉴스쇼를 즐겨 보신단다. 요즘 핫 이슈는 모조리 꿰고 계신 듯하다. MB관련한 소식부터 정치인들은 물론 평창올림픽 관련 선수들 소식까지 아버지의 입을 통해 세상 돌아가는 이야기를 한참 들었다.

2일부터 6.13 지방선거 예비후보자등록 신청이 시작되었다. 도지사 예비후보자는 누가 나오는지? 시장은? 도의원은? 내 지역 시의원은? 선거를 민주주의의 꽃이라고 했던가! 즐겁고 아름다운 축제 같은 선거가 진행되길 기대해 보면서 아버지가 생각하시는 선출직 공직자들에 대한 이야기를 듣는다. “난 살날이 얼마 남지 않은 사람이지 나를 위한 공약보다는 너희들을 위해서 실현가능한 내용을 좀 살펴보려고 해. 좁은 지역사회이다 보니 대부분의 후보자들을 이래저래 안면이 있는지라 내용을 꼼꼼히 살펴보지 않으면 실수할 것 같더라. 이번에 강원도지사는 우리지역 사람이 나왔으면 좋겠는데 누가 나오는지? 원주시장이나 도의원, 시의원은 대부분은 얼굴을 아는 후보 일테고...” 아버지께서는 한참동안 당신의 생각을 쏟아내셨다. 정리를 해 보면 아버지께서 생각하는 선출직 공직자 상은 이렇다.

첫째, 정직했으면 좋겠다는 것이다. 자신에 대해 누구보다 본인이 가장 잘 알 테니까.

둘째, 학문적 수준이 좀 있었으면 좋겠다. 물론 만물박사일 이유는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면에 들어있는 식견과 자원이 있어야 의사결정이 순조로울 것 같다. 내용이 진지하지 않은 급조된 학력 말고, 실질적인 지적능력을 갖춘 지성인이었으면 좋겠다.

셋째, 가진 것이 적은 사람, 목소리가 작은 사람, 발걸음이 늦은 사람들에게 겸손했으면 좋겠다. 내면이 착하고 지혜로운 사람은 잘 기다리는 사람이니까.

넷째, 자연에 순응할 줄 아는 사람이면 좋겠다. 지나친 편의주의는 자연을 아프게 할 뿐만 아니라 자칫하면 역사적 가치를 파괴할 우려를 낳을 수 있다.

다섯째, 약속을 잘 지키는 사람이면 좋겠다. 누군가의 선택을 받았다는 이유만으로도 약속을 지켜야 의무가 주어진 셈이다. 물론 지킬 수 있는 약속을 해야겠지....

지금까지 아버지께서 생각하는 선출직 공직자 상을 열거 해 보았다.

이제 내일부터는 매일 아침 출근길이 요란할 것 같다. 운전에 방해가 되지 않는 범위 내에서 후보들을 격려하는 몸짓들은 즐거운 일이다. 선출직 공직자로서의 반듯한 성품과 지적수준이 있는 후보들이 많이 나와 성숙한 경쟁이 되었으면 좋겠다.

임길자  wjnews01477@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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