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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며 사랑하며>엄마라는 이름으로 살핀다.
△ 임길자<정토마을 원장>

세월호 참사 4주기를 맞으며

얼마 전 수원에 사는 지인으로부터 전화 한 통화를 받았다. 그는 수원시청 대 강당에서 공연된 ‘이웃에 살고 이웃에 죽고’라는 연극을 보고 왔다고 말했다. 사실 가끔 “잘 지내느냐”는 안부를 주고받는 사이인지라 전화 한 통화에 별다른 의미를 부여할 만큼 소식이랄 건 없다. 그날 그와 나눈 이야기는 잘 있느냐는 안부보다는 이 시대를 살아가는 엄마라는 이름으로 4월을 맞이하는 느낌에 대한 공감대였다.

416가족극단 ‘노란리본’의 ‘이웃에 살고 이웃에 죽고’는 세월호 참사 희생자들과 생존자의 엄마들이 주인공인 연극이다. 지난해 7월에 첫 공연을 시작으로 벌써 30회를 넘겼다고 한다. 연극 ‘이웃에 살고 이웃에 죽고’는 경기도 안산의 한 연립주택에 사는 세월호 유가족과 그 이웃을 둘러싼 이야기다. 자신을 아프게 했던 이웃의 말과 힘이 되어 준 응원의 말들을 있는 그대로 전달하고 싶었던 것 같다.

세월호 참사 4주기에 즈음하여 이 시대를 살아가는 어미 심정으로 그동안 그들이 경험했을 아픔과 고통을 멀리서나마 되짚어본다. 같은 피가 흐르는 사람들끼리만 알 수 있는 슬픔인 것을 누가 감히 다른 입으로 앎을 말할 수 있겠는가? 살점이 떨어지듯, 숨이 막히듯, 피가 멎는 듯 그들의 아픔과 괴로움은 그 누구도 대신할 수 없는 큰 고통이었을 것이다. 그래서 그들에겐 누군가의 진심어린 위로가 필요했다. 그런데 야속하게도 세간의 인심은 점점 더 헐렁해져 갔다. 시간이 가면서 그들의 슬픔과 방황은 억측과 억지로 포장되기도 했고, 위로와 격려는 불편과 원망으로 재생산되기도 했다. 참사가 난지 4년이 지난 지금도 가족을 찾지 못한 미수습자 가족들을 생각하면 국민의 한사람으로 가엾은 마음을 넘어 미안함이 밀려온다.

얼마 전 박근혜 전 대통령의 잃어버린 7시간, 세월호 사건의 실체가 밝혀졌다는 뉴스를 읽었다. 국민들은 대통령에게 나라를 평화롭고 안정적으로 이끌어 달라는 의미에서 국가의 모든 권한을 주었다. 또한 나라를 혼자 운영할 수 없으니 공직자 등에게는 대통령을 보좌하여 주어진 권한을 성실히 수행할 수 있도록 국무위원이라는 역할을 부여했다. 그리고 국민들은 그들을 믿고 열심히 일해 세금을 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들은 도대체 무엇을 했단 말인가? 김기춘 전 비서실장은 “대통령은 일어나시면 출근이고 주무시면 퇴근이다. 하루 종일 근무하고 계신 것이고, 대통령이 머무는 곳은 모두 직무실로 보아야 한다.”라고 했던 망언이 생각난다. 언어도단(言語道斷)의 극치다.

자유한국당 정유섭의원은 “대통령은 현장 책임자만 임명해 주시고 그냥 노셔도 됩니다”라고 교만과 치기어린 말로 듣는 이를 화나게 했다. 그렇다면 현장책임자를 제대로 임명하지 못한 것이 죄일까? 이 또한 대통령의 무능으로 본다. “청와대는 재난 컨트롤타워가 아니다. 재난에 대해 모습을 드러내지 않는다는 비판은 적절치 않다” 라고 KBS기자출신 청와대 전 대변인 민경욱은 말했다. 손으로 하늘을 가린다고 하늘이 가려 질래나? 정규제 TV인터뷰에서 “세월호 7시간을 캐묻는 건 여성비하?”라고 했다. 참 부끄럽다.

“대통령은 세월호 참사 당일 7시간동안 7차례에 거쳐 유선으로 필요한 지시를 했다. 대통령에 대한 이른바 7시간에 대한 의혹은 근거없는 악의적 허위사실 유포행위이다” 이는 자유한국당 김재원 의원이 2014년 10월 28일 청와대 비서실 국감에서 했던 말이다.

지난 3월 28일 검찰이 발표한 ‘세월호 사고 보고시각 조작 및 대통령 훈령 불법변개 등 사건’에 대해 수사 결과를 들은 많은 국민들은 분개했다. 거짓과 위증으로 얼룩진 세월호 참사 언저리에선 언제쯤 진실이란 그림이 완성될까? 패이고 멍든 가족들의 가슴팍엔 얼마나 세월이 흘러야 딱지가 꾸덕꾸덕 해 질까?

  • 자식을 키우는 어미로,
  • 아이들을 가르치는 선생으로,
  • 한 조직을 책임이고 있는 리더로서
  • 어른의 책임을 다하며 산다는 것은?

임길자  wjnews01477@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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