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왕국의 클래식 이야기 (64) 슈베르트 연가곡집 ⓵ 겨울나그네
최왕국의 클래식 이야기 (64) 슈베르트 연가곡집 ⓵ 겨울나그네
  • 최왕국
  • 승인 2018.04.23 05: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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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왕국<작곡가>

‘가곡의 왕’ 슈베르트는 총 3개의 연가곡집을 만들었는데, 연가곡집이란 간단하게 말해서 하나의 주제로 쓰여진 일련의 시에 노래를 붙인 가곡들을 말한다. 각각의 곡들은 저마다 독립된 성격을 가지고 있지만, 전체적으로 볼 때 의도적으로 일관적인 표현을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또한 작곡자의 의도에 따라서 원작 시의 순서와 연가곡의 순서가 바뀌거나 생략되는 경우도 있다.​

연가곡집은 베토벤과 슈만, 포레, 드뷔시, 라벨 등도 출판하였는데 그 중에서도 슈베르트의 3대 연가곡집과 슈만의 연가곡집 ‘시인의 사랑’이 가장 유명하다.​ 오늘 소개할 슈베르트의 연가곡집 ‘겨울 나그네’는 슈베르트가 죽기 1년 전인 1827년에 작곡된 것으로, 빌헬름 뮐러(Wilhelm Muller)의 시에 슈베르트가 곡을 붙였다. 전체적인 내용은 실연을 당하여 삶의 희망이 없어진 주인공이 눈보라 치는 겨울에 정처 없이 떠돌아 다니며 자신의 감정을 펼쳐 놓는 이야기다. 슈베르트 후기 작품의 깊은 원숙미를 느낄 수 있는 노래들로서 총 24곡으로 구성되어 있다.

  • 1) Gute Nacht (안녕)
  • 2) Die Wetterfahne (풍향기)
  • 3) Gefrorne Tränen (얼어붙은 눈물)
  • 4) Erstarrung (얼어 붙음, 동결)
  • 5) Der Linden baum (보리수)
  • 6) Wasserflut (흘러 넘치는 눈물)
  • 7) Auf dem Flusse (시냇물 위에서)
  • 8) Rückblick (회상)
  • 9) Irrlicht (도깨비불)
  • 10) Rast (휴식)
  • 11) Frühlingstraum (봄의 꿈)
  • 12) Einsamkeit (고독)
  • 13) Die Post (우편마차)
  • 14) Der greise Kopf (백발)
  • 15) Die Krähe (까마귀)
  • 16) Letzte Hoffnung (최후의 희망)
  • 17) Im Dorfe (마을에서)
  • 18) Der stürmische Morgen (폭풍의 아침)
  • 19) Täuschung (허깨비)
  • 20) Der Wegweiser (이정표)
  • 21) Das Wirtshaus (여관)
  • 22) Mut (용기)
  • 23) Der Nebensonnen (환상의 태양)
  • 24) Der Leiermann (거리의 악사)​​

겨울나그네는 실연 당한 주인공의 염세적인 감정을 지속적으로 나타내고 있다. 제1곡에서 실연 당한 남자는 여인에게 ‘안녕’이라 적어 놓고 정처 없는 여행을 떠난다. 그런데 두 번째 곡에서 연인의 지붕 위에 있는 풍향기의 깃발이 남자를 조롱하듯 바람이 부는 방향대로 펄럭이고 있다. 변심한 여인의 마음을 나타내는 것일까?​

청년은 빨리 세월이 흘러 평안한 안식(죽음)을 맞이하기를 고대한다. 제14곡에서는 머리에 서리가 내려 백발이 되었다고 좋아했다가 이내 녹아내려 다시 검은 머리가 되었다고 실망하며, 제21곡에서는 "무덤은 내가 쉬어야 할 영원한 여관"이라고도 생각하지만 무덤도 나를 받아주지 않는다는 푸념을 한다.​

제5곡 ‘보리수’에서 가지와 잎이 흔들리는 느낌의 옛 추억을 잠시 떠올리기도 하고, 제13곡에서는 지나가는 우편마차의 경적 소리에 "혹시나 편지가 왔을까?" 하는 기대에 가슴 설레기도 하는 등 잠시 희망적인 부분도 있지만, 바로 이어지는 제6곡 ‘흘러넘치는 눈물’과 제14곡 ‘백발’ 등에서 그 짧은 희망적인 부분은 여지 없이 절망으로 바뀌곤 한다.​

제23곡에서 청년은 환상 속에서 3개의 태양을 보는데, 두 개는 이미 져 버렸고, 나머지 하나도 져서 암흑 속에 남을 것이라 생각한다. 드디어 마지막 노래인 제24곡에서 청년은 손풍금을 연주하는 초라한 노인, 거리의 악사의 반주에 맞추어 노래할 생각을 하며 이 곡의 막을 내린다.​

오늘 들으실 곡은 제6곡 ‘흘러 넘치는 눈물’이다. ‘홍수’, ‘흐르는 눈물’, ‘넘쳐나는 눈물’ 등 여러 제목으로 번역되어 있다. 사실 ‘홍수’라는 번역은 어찌 보면 잘 맞지 않는 번역일 수도 있지만, 눈물이 너무 많이 흘러서 홍수 처럼 되었다는 뜻으로 이해하면 될 것이다.​

https://youtu.be/bV3vnj6ZAHc (클릭)

유튜브 검색어 : 겨울나그네 홍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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