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로봉에서>민선 7기 원창묵 원주시장을 위한 제언
<비로봉에서>민선 7기 원창묵 원주시장을 위한 제언
  • 심규정기자
  • 승인 2018.07.02 06:2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민선7기 원창묵 호(號)가 2일 닻을 올린다. 내리 3선 시장, 아마 ‘불멸의 기록’으로 남을 것 같다. 원 시장은 8년 동안 매머드급 사업을 야심차게 추진해 왔다. 그가 입버릇처럼 강조해온 말이 있다. ‘꿈이 현실이 되는 날도 머지 않았다’, ‘역사를 새로 쓰게 된다’, ‘천지개벽하는 것을 보게 될 것이다’라고. 지도자의 자질 가운데 우선으로 꼽는 것이 비전제시다. 원 시장이 제시하는 비전을 통해 시민들은 미래를 가늠할 수 있다. 지역에서 원 시장만큼 내공을 갖춘 정치인은 드물다. 야당시장 8년 동안 여당 국회의원과 그리고 의회를 장악하고 있는 한국당의 치열한 공세로부터 꿋꿋하게 버텨내면서 다져진 정치적 근육은 인정할 만 하다. 이런 뚝심이 3선 위업을 가져왔다고 볼 수 있다. 이번 지방선거에서 SRF열병합발전소 논란 등 곳곳에 민감한 이슈가 잠복해 있었다. 하지만 시민들은 원 시장에게 60% 가까운 압도적 지지를 보냈다. 이것은 무엇을 방증하는 것일까. “그동안 소신을 갖고 추진해온 사업들이 많으니, 마무리를 잘 해보라” 이런 시민의 바램이 담겨 있다. 옛말에 10년이면 강산도 변한다고 했다. 아니다. 지금은 5년이면 강산도 변하는 시대다. 지난 2010년부터 8년 동안 시정을 이끌어 왔으니, 원주시정 수장으로 이제 9년째 접어드는 원 시장에게 시민들은 큰 기대를 걸고 있다. 그래서 원 시장에게 몇가지 제안하고자 한다. 첫째, 강박증에서 벗어나야 한다. 앞으로 4년 동안 새로운 사업을 추진하기보다는 지금까지 시민들에게 약속한 사업을 주춧돌을 세운다는 심정으로 매진했으면 한다. 사업이 본 궤도에 오를 수 있게 기초공사만 제대로 진행해도 원 시장은 성공한 시장으로 남을 수 있다. 자칫 잘못하면 원대한 비전과 초라한 현실의 부조화가 이어질 수도 있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둘째, 민자사업 만능주의에서 벗어나야 한다. 장밋빛 청사진을 갖고 추진해온 전국의 초매머드급 사업들이 공회전만 거듭하고 있는 사례를 우리는 쉽게 접할 수 있었다. 다른 지자체의 경우이기는 하지만, 우리는 보물단지 같은 경제청사진이 애물단지로 전락할 수 있다는 것을 두 눈으로 똑똑히 목도했다. 이유야 어찌됐든 지역에서 일부 사업이 지금까지 터덕대고 있는 것은 첫 단추를 잘못 꿰었음을 증명하고 있다. 돌다리도 두드려 보는 심정으로 꼼꼼하게 챙겨 봐야 한다. 셋째, 현안사업을 추진하는데 있어 사이즈, 스케일에 너무 집착하지 말아야 한다. 사업 성공의 가늠자는 사이즈가 아니라 어떤 콘텐츠를 입히느냐의 문제가 우선 고려대상이다. 넷째, 집권 여당소속 시장이라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된다. 원 시장은 재선기간동안 인적네트워크가 극히 제한적이라는 지적을 받아왔다. 원 시장에 대한 이미지는 원 시장을 둘러싼 인사들 속에 고스란히 담겨있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이제 집권여당인 만큼 인재풀을 더 넓혀야 한다. 다섯째, 소신행정을 펼쳐야 한다. 3선을 달성했으니 좌고우면할 필요는 없다. 앞으로 결과를 이끌어내기까지 수많은 과정속에서 다양한 문제제기, 반대가 있을 수 있다. 하지만 모든 것은 결과가 말해준다. 이게 담보된다면 그간의 오해, 비판여론은 눈 녹듯 사라질 수 있다. 마지막으로 인사문제다. 연공서열 위주의 인사관행은 바뀌어야 한다. 발탁인사가 답이다. 과감한 발탁인사는 충격요법이 될 수 있으므로 단계적으로 발탁인사의 폭을 확대해야 한다. 능력을 인정받으면 발탁될 수 있다는 메시지를 공직자들에게 각인시켜 줘야 한다. 원 시장은 민선 7기를 마치게 되면 무려 12년 동안 원주시정을 이끈 것이 된다. 시민들이 12년(3선)의 기회를 준 것이 헛되지 않도록 원 시장은 초지일관해야 한다. 10년뒤의 미래상을 머릿속에 그려보고 바둑돌 두듯 사업에 정진해 나가야 한다. 원 시장은 꼭 성공해야 한다. 그의 성공여부에 원주시의 미래가 달려있기 때문이다.

△ 심규정<원주신문 편집장>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