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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며 사랑하며> 12월은 나눔과 배려의 계절이다.
△ 임길자<정토마을 원장>

게으르면서 부자가 되기를 상상하며 늘 불평불만을 늘어놓는 욕심 많은 거지가 있었다. 마침 근사하게 양복을 차려입은 신사가 호텔로 들어가는 모습을 바라보던 거지가 말했다. “세상은 너무 불공평하단 말이야. 누구는 부자로 살고, 누군 가난하지 뭐야.” 거지는 그 멋쟁이 신사처럼 자신도 호텔에 묵으며 끼니때마다 맛있는 음식을 먹고, 호사스러운 생활을 할 수 있다면 더 이상 바랄게 없겠다는 생각을 했다. 바로 그때였다. 거지 앞에 운명의 신이 나타나서 말했다. “나는 운명의 신이란다. 네 소원을 들어주러왔는데 받을 준비가 되었냐?” 거지는 “당연하죠.”라고 대답했다.

“그래? 그러면 네가 원하는 만큼의 황금을 주지. 어서 네가 메고 있는 자루를 내려 놓거라. 그런데 한 가지 조건이 있어. 내가 주는 황금은 땅에 떨어지면 돌로 변하지. 그러므로 네 자루가 낡았다는 점을 명심하고 욕심 부리지 말고 적당히 담을 수 있는 만큼만 담아야 해.”라고 운명의 신은 당부의 말과 함께 황금을 거지의 자루에 쏟아 붙기 시작했다.

생각지 못했던 행운 앞에서 거지는 꿈인지 생시인지 혼란스러워하며 기회를 놓칠세라 황급히 낡은 자루를 벌렸다. 자루가 불룩해지자 운명의 신이 다시 말했다. “이 정도면 되겠니? 평생 배불리 먹고 살 수 있을 것 같은데”, “천만에 말씀! 이 정도로는 부족하죠.”, “그래. 그럼 더 주지. 그런데 자루가 찢어지면 어떻게 되는지 알지?”, “걱정 마시죠. 그런 일은 결코 일어나지 않을 테니까요. 이 자루에 물건을 얼마나 담을 수 있는지는 제가 너무도 잘 알거든요.”

“그래. 조금 더 주지. 이 정도면 충분하겠지?”, “아뇨, 좀 더 담을 수 있어요. 조금만 더....” 황금은 자루 속으로 계속 떨어졌지만 거지의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자루는 기다렸다는 듯이 부지직 소리를 내며 찢어져버렸다. 결국 황금은 모두 돌로 변해버렸고, 운명의 신도 어디론가 사라져버렸다.

우리가 살고 있는 세상 곳곳엔 갖가지 유혹이 요동치고 있기 때문에 욕망의 포로가 되기 쉽다. 유혹은 탐욕을 잉태하고, 탐욕은 그릇된 행동을 낳는다. 곳곳에서 들려오는 공금횡령, 뇌물수수, 절도, 강도, 사기, 도박, 마약, 밀수 등은 하나같이 탐욕에서 비롯된 그릇된 행동으로 세상을 병들게 하고 있다. ‘황금보기를 돌같이 하라’고 했던가? 인간이 스스로를 망하게 하는 가장 큰 실수는 다름 아닌 ‘탐욕’이었던 것이다.

12월이 되면 생각나는 단어가 있다. 나눔과 배려! 그래서 필자는 12월을 나눔과 배려의 계절이라고 명명(命名)한다. 산골소녀 옥진이(시인 김옥진)의 '기도' 중의 한 구절(句節)이다. “소유가 아닌 빈 마음으로 사랑하게 하소서. 받아서 채워지는 가슴이기 보다는 주어서 비워지는 가슴이게 하소서” 또 박노해님의 '사람만이 희망이다' 라는 책에 “나눔은 돈을 많이 번 다음에 하는 것이 아닙니다. 성공한 다음에 하는 것이 아닙니다. 나눔은 여유가 있어서 하는 게 아니라 자신의 가난을 나누는 것입니다.” 라고 적고 있다.

2018년이 저물어 간다. 한해를 마무리를 해야 한다는 조급함에 생각이 많아지는 일상이기도 하다. 어제와 다름없는 오늘이었기에 올해도 지난해와 별반 다르지 않은 나날이었음에도 불구하고 나이를 먹어간다는 느낌은 사뭇 다르다. 이제쯤에서 꼭 살펴야 할 곳은 어딘지?

꼭 찾아봐야 할 사람은 누구인지? 꼭 해결해야 할 일은 무엇인지? 누군가를 위해 나를 나눈다는 것, 그리고 누군가를 위해 나를 사용(使用)한다는 것은 의미있는 행위이다. 자신의 착한 기운을 녹여낸 바람이 거친 세상을 녹록하게 만들 수 있겠다는 믿음은 또 다른 누군가를 살게 한다. 특별한 바람 없이 그냥 곁에 있다는 것만으로도 누군가의 고단한 삶은 가치(價値)스러워 질 수 있겠다는 소망을 가진다.

억지로 내민 손길일지라도 그 누군가는 그로 인해 살아봄직한 세상을 만날 수 있을거라는 기대가 생긴다. 누군가 건넨 단순한 말 한마디가 또 다른 누군가에겐 살아있게 하는 이유가 될 수 있겠다는 믿음에 희망을 본다. 의미있는 한해를 마무리해야 하는 12월! 나눔과 배려의 계절에 ‘더불어 함께’라는 단어가 더욱 정(情) 스러워진다.

임길자  wjnews01477@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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