찰옥수수 종자 경작권 '나눠달라'
찰옥수수 종자 경작권 '나눠달라'
  • 이혜원 기자
  • 승인 2018.12.31 05:4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 신림면 황둔리 찰옥수수 경작권 놓고 주민 갈등
  • '경작지 분산되면 관리 어려움' VS '그동안 피해, 경작권으로 보상'

 

찰옥수수 채종포(採種圃)경작권을 둘러싸고 농민들의 갈등이 심화되고 있다. 원주시농업기술센터와 신림면 황둔리 감악산 인근 농민들에 따르면 지난 2008년부터 채종포 단지로 지정된 이 마을에는 현재 9ha의 밭에서 14개 농가가 찰옥수수 종자를 재배하고 있다. 채종포 단지는 전국 옥수수 농가에 종자를 키워 보급하는 밭으로 면적과 재배량이 정해져 있고 매년 계약재배를 통해 강원도농업기술원 옥수수 시험장이 생산량 전량을 수매하고 있다. 일반 옥수수에 비해 3배 가량 높은 고소득 작물로 각광받고 있다. 채종포로 조성되면 옥수수 종자의 순도를 높이기 위해 반경 200m 내에 일반 옥수수 재배를 할 수 없어 채종포 인근 토지 소유주들은 옥수수 대신 들깨 등 대체 작물을 심어 왔다. 주민들은 황둔리 지형 특성상 다른 작물의 재배가 쉽지 않은데다 고령화로 접어든 농민들이 재배가 용이한 옥수수 재배를 10여년 가까이 포기한 만큼 채종포 경작권을 나눠 달라고 요구하고 나섰다. 마을 주민 권현준씨는 “처음 채종포 단지를 유치할 때만 해도 1~2년만 협조하면 경작권을 나눠주겠다고 약속했지만 지켜지지 않고 있다”며 “그동안 채종포 운영으로 고소득을 올린 농가에서 피해를 감수해온 농가에 경작권을 조금 나눠 주는 것이 맞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황둔리 채종포 작목반은 찰옥수수 종자의 수매량은 정해져 있는 만큼 경작권을 다른 농가에 양도하게 되면 재배지가 분산돼 관리에 어려움이 많다는 입장이다. 조진행 반장은 “처음 채종포 단지를 조성할 때 마을에서 2가구만 참여할 정도로 관심이 낮았고 현재 이의를 제기하는 주민들은 농사를 짓지 않던 사람들이 대부분”이라며 “경작지가 분산될 경우 찰옥수수 순도 문제로 관리가 어려워 채종포 운영이 힘들어 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농업기술센터 김창수 식량작물담당은 “재배지와 매수량은 한정되어 있는데 올해는 경작권을 원하는 농가는 많아 조정이 여의치가 않다”며 “마땅한 대안이 도출되지 않을 경우 격년제를 권유할 수도 있지만 뚜렷한 해결책이 없어 답답하다”고 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