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로봉에서〕우리의 용맹정진(勇猛精進)은 계속된다
〔비로봉에서〕우리의 용맹정진(勇猛精進)은 계속된다
  • 심규정
  • 승인 2019.04.15 05: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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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규정〔발행인.편집인〕
△심규정〔발행인.편집인〕

오는 18일로 원주신문이 창간 5주년을 맞는다. 지난 2014년 인터넷 신문으로 첫 발을 내디딘 이후 1년 뒤부터 지면을 발행하기 시작했다. 벌써 204호를 발행했다. 좀 과장된 표현이지만 “신문은 죽었다라고 오래전에 언론학자들이 진단할 정도로 열악한 미디어 환경속에서 여기까지 왔다니, 감회가 남다를 수 밖에 없다. 그동안 쉼 없이 달려왔고 하루 하루는 긴장의 연속이었다. 몇 사람이 고군분투한 결과라기 보다는 시민들의 성원과 관심, 과분한 애정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필자는 지역신문을 창간하리라고는 꿈에도 생각 못했다. 잠시 야인생활을 하던 중 수도권 지역지를 접할 기회가 생겼다. 인구라든지, 광고시장 규모로 보면 수도권은 방대한 시장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원주시보다 규모가 작은 시·군에서는 지역지가 서너개 발행될 정도로 백화제방(百花齊放)의 시대를 맞고 있었다. 인적세팅은 어떻게 하는지, 뉴스 컨텐츠의 질은 어떤지, 수익구조는? 시간을 두고 자분자분 조사해보니 성공할수 있다는 강한 확신이 섰다. 신문제작을 위한 인허가 절차를 일사천리로 진행해 결국 오늘에 이르렀다. 시나브로 지면이 쌓이고 쌓여 이제 지역의 역사기록이 됐다.

우리는 지금 과잉정보의 시대에 살고 있다. 하루가 다르게 새로운 기술이 업그레이드 되는 SNS는 뉴스콘텐츠의 실시간 공급처가 됐다. 바야흐로 뉴스의 성수기를 맞고 있는 셈이다. 그러나 기사의 형식을 갖추지 않은 졸속기사의 등장, 여기에 가짜 뉴스까지 범람하면서 잿빛 미세먼지 처럼 우리사회를 더욱 혼탁하게 하고 있다. ‘뉴스는 더 이상 신뢰재(信賴財)가 아니다라는 지적은 정명(正名)을 잃은 언론을 향한 질타다. 뼈 아픈 지적이자, 언론계를 향한 레드카드다.

본지는 뉴스에 진실성과 정직성을 담아내기 위해 노력했다. 주간지의 장점을 살려 기획물, 탐사보도로 저널리즘의 본령을 곧추 세웠다. 거짓과 진실이 뒤죽박죽 혼재돼 논란을 빚었던 문막RRF열병합발전소 건설 논란을 보자. 찬반 측의 주장을 단순 보도하는 중개인 역할에 그치지 않고 연구·보고서를 살펴보고 타 자치단체 운영사례를 직접 눈으로 목격하는 등 진실추구를 위한 노력을 아끼지 않았다. 이 팩트, 저 팩트 사이에서 물 흐르 듯 수로를 만들어 줌으로써 시민들이 정확한 팩트에 접근할 수 있도록 도왔다. 탈·불법 현장을 심층 취재해 만천하에 공개해 파장을 몰고 왔다. 원인을 찾아 해결하라고 알리는 신호기, 어느 방향으로 가야 할지 알려주는 네비게이션의 역활, 어떤 증상이 보이는 곳에는 미리 예방주사를 놓아줌으로써 더 이상 곪아터지지 않도록 상처를 최소화 시켰다고 자부한다.

여론의 다양성이 강조되는 작금의 상황에서 여러 시각을 담는 게 신문의 미덕일 수 있지만, 기계적 중립이 곧 공정성을 말하는 것은 아니다. ‘아닌 것은 아니다’라고 말하는 용기있는 자세는 요지부동이 될 것이다. 정체성이 알쏭달쏭한 언론, 특정 진영의 확성기 노릇이나 하는 것은 원주신문 DNA’와는 거리가 멀다. 흐물흐물, 능수버들 처럼 논조가 이리 저리 휘둘리거나 특정문제에 대해서는 입을 조개처럼 꾹 닫고 있는 모습은 언론에 대한 혐오를 불러올 수 있다. 이게 쌓이고 쌓이면 신뢰상실로 이어져 나락으로 추락할 수 있다.

지금까지 늘 그래왔듯이 우리는 뉴스의 품질과 저널리즘의 품격을 올곧게 지켜 나갈 것이다. 강한 비판정신과 예리한 시각으로 진실을 알리는 등불역할에 더더욱 매진할 것이다. 탈무드에 이런 말이 있다. “항아리를 보지 말고 그 속에 들어있는 것을 보라. 비록 작지만, 깊이 있고 강한 신문, 영혼을 전하는 신문이 될 것이다. 원주신문 임직원들의 용맹정진(勇猛精進)은 계속될 것이다. 이 점을 독자 여러분들께 감히 약속 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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