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가니니는 바이올린뿐만 아니라, 비올라와 기타 연주도 잘했다고 하는데, 바이올린보다 기타를 먼저 배우기 시작했다는 이야기도 있다. 그래서 그런지 파가니니가 작곡한 음악들 중에는 바이올린과 기타를 위한 2중주곡이 꽤 많이 있는데, 오늘 소개할 곡은 파가니니가 작곡한 ‘바이올린과 기타를 위한 6개의 소나타 op.3 중 여섯 번째 곡이다. (no.6)

 

같은 곡으로서 반주 부분이 기타 대신 피아노로 되어 있는 no.12도 있는데, 필자의 개인적인 취향으로는 피아노 보다는 기타와 함께 하는 no.6가 더욱 애절한 감성이 돋보인다. 이 곡은 드라마 ‘모래시계’에서 ‘혜린의 테마’로 인용되어, 우리들에게 매우 친근한 곡이다. 드라마에서는 현대적이고 대중적인 사운드의 반주에 여성 스캣송으로 편곡되어 더욱 진한 감성을 자아냈다.

 

오늘은 파가니니의 ‘바이올린과 기타를 위한 소나타 op.3 no.6’을 두 가지 연주로 듣겠는데, 하나는 악보에 있는 대로 바이올린과 기타의 2중주로 연주한 것이고, 다른 하나는 드라마 ‘모래시계’의 장면에 나오는 스캣송이다. 스캣송이란 가수가 가사 없이 “아아아, 나나나, 라라라, 루루루, 우우우” 등의 발음으로 노래하는 것을 말한다. 오늘 들으실 곡은 “나나나”로 노래하는 경우에 해당된다.

스캣송은 프랑스 출신의 전설적인 미성(美聲)의 가수 <다니엘 리까리(Danielle Licari/1943)>가 독보적인 위치를 차지하고 있으며, 다니엘 리까리의 대표곡은 ‘목소리를 위한 협주곡’이다. (스캣송과 다니엘 리까리에 대해서는 가까운 시일 내에 자세하게 다룰 계획이다)

우리나라 가요에서도 스캣 창법이 종종 쓰이는데, 곡 전체가 스캣으로 불리는 경우 보다는 곡 중간에 스캣이 포함되는 경우가 많다. 병역 문제로 많은 빈축을 샀던 가수 유승준(스티브 유)이 부른 노래 ‘나나나’가 그 대표적인 예이다.

스캣송의 유래에 관한 재미있는 일화가 있다. 재즈의 대부이며 트럼펫 연주가이자 보컬리스트인 루이 암스트롱이 녹음하던 중 가사가 적힌 악보를 떨어뜨리는 바람에 즉흥적으로 아무 의미 없는 음절로 노래를 불렀는데, 그것이 너무 듣기가 좋아서 그 이후로는 사람들이 일부러 그렇게 부르곤 했다는 이야기다. 루이 암스트롱을 스캣의 시초라고 생각하는 학자들의 견해가 우세한 것으로 보아, 이 사건은 사람의 목소리가 악기 대용으로 활약한 최초의 사례라고 할 수 있겠다. 스캣의 기원에 대한 주장은 그 외에도 많지만 오늘은 생략하기로 한다.

스캣은 재즈 외에도 파퓰러한 음악은 물론 클래식 연주에서도 종종 사용되기도 하며, 대중가요 작곡가가 가사 없이 멜로디만을 만들어서 가이드 송(guide song)으로 가수에게 보내 줄 때도 스캣 창법을 사용하곤 한다.

아래에 유튜브 링크 주소가 두 개 있는데, 위의 것은 파가니니의 원곡 악보대로 바이올린과 기타의 2중주이며, 2016년 7월 바이올리니스트 Alexandre Dubach와 기타리스트 David Zipperle의 공연실황이다. 아래 링크 주소는 드라마 모래시계에서 혜린의 테마로 나왔던 스캣송이다.

QR 코드도 두 개가 있는데, 왼쪽 것은 원곡이며, 오른쪽 것은 스캣송이다. 처음에 원곡을 들으면 얼핏 ‘파가니니의 작품 중에서도 이렇게 쉬운 곡이 있구나’라는 생각이 들 수도 있겠지만, 뒤로 갈수록 “파가니니 본성”이 나온다.

특히 3분 00초 부분부터 나오는 피치카토(pizz.) 주법은 참으로 특이한 경우에 해당된다. 보통 피치카토 주법이라고 하면 왼쪽 손가락으로 현(string)을 잡고, 활을 쥔 오른쪽 손가락으로 줄을 튕기지만, 이 곡에서는 왼쪽 손가락으로 현을 잡고, 튕기는 동작을 동시에 한다. 흔히 볼 수 있는 광경이 아니므로 주의 깊게 지켜보면 또 다른 흥밋거리가 될 것이다.

https://youtu.be/gRbRAyFbX6k (원곡)
https://youtu.be/EhEho8AJOPE (모래시계 혜린의 테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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