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며 사랑하며〕단점을 인정하는 용기
[살며 사랑하며〕단점을 인정하는 용기
  • 임길자
  • 승인 2020.01.11 06:5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임길자 (문막노인복지시설 정토마을 원장)
△임길자 (문막노인복지시설 정토마을 원장)

‘100% 완벽한 순금도 없고, 100% 완벽한 사람도 없다’는 말은 사실입니다. 그동안 수많은 사람들과 관계를 맺으며 서로를 살피며 살았습니다. 그 어떤 경우에도 완벽한 사람은 아직 만나보지 못했습니다. 인간은 누구나 단점이 있기 마련이지요. 제 아무리 유명세를 떨치는 사람들도 그의 장점이 부각돼 있을 뿐 완벽한 사람은 아닙니다.

우리는 인간이기에 저마다 제각각의 장·단점이 있다는 것을 잘 압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신은 완벽한 양, 다른 사람의 단점 혹은 허물에 많은 시간과 노력으로 에너지를 사용하는 사람들을 종종 봅니다. 뻔히 드러나는 자신의 단점은 인정하지 않고 오히려 다른 사람의 단점을 비웃음으로써 자신의 단점을 숨기려 하는 이들도 적지 않습니다.

어느 날 동물의 왕이 동물들에게 말했습니다.
“오늘 유명한 성형외과 전문의를 모셨다. 자신의 얼굴과 체형이 마음에 들지 않는 동물은 이 자리에서 말하라. 의사가 수술이나 교정을 해 줄 것이다.”
왕은 먼저 원숭이에게 물었습니다.
“원숭이, 네가 먼저 말해 보아라. 너와 다른 동물들을 비교해 볼 때 누가 제일 아름다우냐? 그리고 지금의 네 모습에 만족하느냐?
원숭이가 대답합니다.
“저는 몸매도 날씬하고 얼굴도 완벽해서 흠잡을 데가 없습니다. 지금 제 모습에 아주 만족합니다. 제 생각엔 곰 형제가 좀 둔해 보입니다만...,”
이때 곰이 느릿느릿 앞으로 걸어 나왔습니다.
그런데 곰은 의외로 자신의 위풍당당한 모습을 자랑하면서 오히려 코끼리의 생김새에 대해 이러쿵저러쿵 말을 늘어놓는 것이 아니겠습니까? 꼬리는 너무 짧다는 둥, 귀는 너무 크다는 둥, 게다가 다리는 너무 굵어 아름다운 곳이 전혀 없다는 것입니다.
이 말을 들은 코끼리가 침착하게 말을 합니다.
“내 미적 기준으로 볼 때 고래는 나보다 더 뚱뚱해. 그리고 개미는 너무 말랐고 게다가 작기까지 하지.”
이때 개미가 말을 가로채며 말했습니다.
“왜 그러세요. 미생물에 비하면 저는 거대한 코끼리라고요.”
모두 남을 비판만 할 뿐 자신의 부족한 점에 대해 말하는 동물은 하나도 없었습니다.
동물의 왕은 할 수 없이 모든 동물을 돌려보냈습니다.

우리 인간 세계의 단면을 보는 듯한 이야기입니다.
물론 자신의 단점을 숨기려는 몸짓은 본능일수 있습니다. 그러나 이미 나타난 결함이 숨기고 기피한다고 해서 없어지는 것은 아니지요. 다른 사람을 공격함으로서 자신의 부족한 부분에 대해 심리적 보상을 얻으려는 미성숙함으로 오히려 불특정 다수의 사람들로부터 존엄성을 무시당할 수도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자신에게 맞닥뜨려진 한계를 어떻게 인정하느냐 일 겁니다.

유명한 영국의 물리학자 스티븐 호킹(1942.1.8~2018.3.14)은 스물한 살 때, 불행하게도 근육의 수축이완이 안 되는 불치의 병인 ‘루게릭병’을 앓게 됩니다. 그는 모든 활동 능력을 상실했지만 자신의 가치는 결코 부정하지 않았습니다.
스티븐 호킹은 이렇게 말했습니다. “내가 물리학을 선택한 게 얼마나 다행스러운 일인지 모릅니다. 연구는 머리만 쓰면 되니까요.”
루게릭병은 그에게서 펜과 종이를 이용해 일할 권리마저 빼앗아갔지만, 그는 강한 의지를 갖고 도형으로 자신의 생각을 표현함으로써 연구를 이어갔습니다. 스티븐 호킹이 위대한 이유는 학술상의 공헌 외에도 자신의 한계를 인정하고, 적극적이며 낙관적으로 살았다는 사실입니다.

우리는 무엇이 행복을 가져다주고 무엇이 불행을 만드는지 모를 때가 많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주어진 현실 앞에서 자신의 내면을 정직하게 들여다보는 훈련이 행복을 만나러가는 과정이 아닐런지요.
사람들은 누구나 완전하지 않습니다.
그래서 누군가를 만나 부족함을 채우고, 또 그 누군가를 채워주며 그렇게 삽니다.
사람들은 누구나 행복하기를 원합니다.
그래서 누군가를 향해 욕심을 내기도 하고, 또 그 누군가를 위해 가슴을 내어주기도 하며 그렇게 합니다.
2020년 경자년 올 한해!
원주신문 가족 여러분의 채움과 나눔을 응원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