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지역 관광지의 카페 열풍, 관광객은 왜 카페를 찾는가?
[기고] 지역 관광지의 카페 열풍, 관광객은 왜 카페를 찾는가?
  • 정예은
  • 승인 2021.05.30 2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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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예은 [한라대학교 관광경영학과 4학년]
△정예은 [한라대학교 관광경영학과 4학년]

당신은 언제 관광을 하는가? 어떤 생각을 갖고 어떤 경험을 하기 위해 여행을 떠나는가? 관광이라 하면 사람들이 북적거리는 놀이공원을 떠올리는 사람도, 푸르고 시원한 산을 떠올리는 사람도, 오랜 역사가 담겨 있는 박물관을 떠올리는 사람도, 맛있는 음식을 판매하는 식당이 줄 지어진 골목을 떠올리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이처럼 관광은 한 단어로 정의할 수 없는, 우리 일상에 항상 머물러 있는 존재이다.

수많은 관광지 중에 최근 우리 일상에 가장 깊게 스며든 관광지는 바로 카페이다. 카페가 무슨 관광지냐고 어리둥절한 사람도 있을 것이다. 위의 서론처럼 관광지는 개인의 가치관, 경험, 살아온 환경 등에 따라 그 기준과 정의가 달라지기 때문에 카페 또한 하나의 관광 목적지로 볼 수 있다. 최근 관광지에서 카페를 방문하는 사람들이 증가하면서, 카페의 수 또한 급증하는 추세를 보인다. 지난 2월 말 기준 전국의 커피음료점 등록 업체는 7만 2,686곳으로 집계되었는데, 이는 전년 동기의 6만 2,933곳에서 15.5%(9,753개)가 늘어난 수치이다.

그렇다면 사람들은 왜 굳이 관광을 떠나서 카페를 찾는가? 그 이유는 단순히 커피를 마시기 위해서가 아닌 지역을 경험하기 위해서다. 예를 들어 프랜차이즈 카페라 하더라도 제주도 스타벅스의 제주 유기농 말차로 만든 라떼, 제주 까망 라떼, 제주 쑥쑥 라떼처럼 오직 그 지역에서만 판매하는 시그니처 상품을 구매하거나, 해안가에 위치한 카페에서 오션뷰를 보며 커피를 마시거나, 한옥 마을에 위치한 한옥 테마의 카페를 구경하는 등 그 지역만이 가진 특징을 간접적으로 느낌으로서 지역 관광의 일부를 이룬다. 즉, 커피 한 잔으로 관광 경험을 쌓는 셈이다.
또 다른 이유로는 일상생활 중에 방문하는 카페와는 달리 여행 중에 방문하는 카페는 여유로움을 주기 때문이다. 바쁘고 복잡했던 일상에서 벗어나기 위해 떠난 관광지에서 마시는 커피 한 잔은 마치 놀러 온 것만 같은 여유로움을 주고 온전히 나만의 시간으로서 나를 아껴주는 느낌을 준다. 단지 커피 한 잔에 이런 매력과 가치가 담겨 있다면 누구라도 관광 목적지로서 카페를 방문할 것이다.

카페를 가장 잘 활용한 관광지 사례로 강릉의 커피거리를 들 수 있다. 강릉 커피거리는 원래 커피 자판기로 유명한 거리였는데, 2000년 이후 한국의 1세대 커피 문화를 이끈 바리스타들이 강릉에 정착하면서 강릉을 커피의 메카로 만들었다. 이곳의 가장 큰 특징으로는 도심 프랜차이즈처럼 똑같은 맛의 커피가 아닌, 독립된 개인 카페를 통해 다양한 향과 맛을 가진 커피를 즐길 수 있다는 점이다. 강릉의 커피거리가 활성화됨에 따라 커피를 활용한 다양한 콘텐츠도 생겨났는데, 로스팅 및 핸드 드립 체험, 커피 전문가와 함께하는 각종 체험 프로그램 등 다른 지역과는 차별화된 거점형 축제는 관광객을 강릉으로 끌어당기는 힘이 된다.

앞으로의 관광은 더욱 세분화되고 개인화될 것이다. 더군다나 코로나19로 인해 여행 욕구가 채워지지 않는 요즘, 사람들은 질병으로부터의 위험을 피해 더 외지고 많이 알려지지 않은 구석구석의 관광 매력물을 찾아다닐 것이다. 이를 충족시키기 위해선 카페와 같이 관광객에게 가치를 제공하고 직∙간접적으로 지역을 경험할 수 있는 소규모 관광 매력물의 개발이 필요하다. 관광객이 진정 바라는 관광은 무엇인지, 관광객으로 하여금 끌어당길 수 있는 콘텐츠가 무엇인지 고민해 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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