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로봉에서] 정말 난해한 숨은 인재찾기
[비로봉에서] 정말 난해한 숨은 인재찾기
  • 심규정
  • 승인 2021.06.06 21:0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심규정[원주신문 발행인·편집인]
심규정[원주신문 발행인·편집인]

무엇인가를 찾기 힘들 때 자주 사용하는 고갱이가 있다. 바로 ‘건초더미에서 바늘 찾는 격’, 혹은 ‘망망대해에서 바늘 찾기’란 말을 꼽을 수 있다. 뜬금없이 웬 바늘 찾기라고 반문할 수 있지만, 이 표현에서 바늘을 인물로 바꾸면 미뤄 짐작해 볼 수 있을 것이다.

내년 지방선거를 1년여 앞두고 여야 각 당이 적임자 찾기에 골몰하고 있다. 각 진영 인사 혹은 비슷한 성향을 지닌 인사들을 접촉해보면 한결같이 ‘이대로는 안돼’라며 물음표를 던지고 있다. 원주시장 후보군을 두고 하는 말이다.

여야 후보들 면면을 보면 지역사회에서 꾸준히 스킨십을 해오거나 탁월한 식견을 가진 후보들도 더러 있다. 하지만 시민들의 눈높이에서 볼 때 거리가 있는 인사들의 이름이 여럿 보인다. 진영 스펙트럼에 매몰되어 상식선에서 용인할 수 있는 수준을 몰각(沒却)하거나 격투기에 비유하자면 계체량이 훨씬 떨어지는데, 과도하게 체급을 올려 도전장을 내민 후보도 볼 수 있다. 몸따로 마음따로 엇박자가 나면 과유불급이 될 수 있다. 물론 겉으로 드러난 것이 전부가 아니므로 다 그렇다는 게 아니다.

역대 지방선거는 패키지 투표 성향을 보였다. 도지사, 시장, 도의원, 시의원 투표용지를 한꺼번에 찍다 보니, 도지사, 시장을 누구로 선택(호불호)하느냐에 따라 나머지 도의원, 시의원들에게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게 세간의 통설이다. 그래서 원주시장 선거가 중요하다고 한다. 여야가 유권자들에게 내놓는 후보들은 일종의 패키지 상품이랄까. 아무튼 팀워크가 중요해서 나온 말이다.

빛과 그림자가 교차하는 현 원창묵 시장의 12년은 그래서 여야 시장 후보 선택지에서 중요한 가늠자가 될 것이다. 본란에서 숱하게 이야기했지만, 괄목할 만한 성과를 이룬 것은 인정해야 한다. 그러나 그에게는 물음표도 병존한다.

그는 전문직(건축사)이면서 동시에 마키아밸리스트의 풍모도 다분히 엿보인다. 과거 정통관료 출신(김기열, 한상철)시장과는 확연히 다른 리더십을 보여주었다. 일장일단이 있을 수 있겠지만, 그의 그림자를 반면교사로 삼을 만하다.

지난 11년동안 국민권익위 평가에서 전체 5등급 가운데 3등급 이하 평가가 8번에 그친 것은 어떻게 설명해야 할지, 가까웠던 인사들이 줄줄이 쇠고랑을 찬 것은 무엇을 의미하는지, 외국인을 대동하고 요란하게 장밋빛 청사진을 제시한 글로벌테마파크 조성사업 이야기는 어느 순간 쏙 들어갔다. 횟수로 5년째, 호들갑을 떨었지만 지금까지 이렇다할 진척이 없는 것은 물론 가타부타 아무런 설명이 없다. 

기대가 크면 실망 또한 큰 법인데, 결자해지하는 모습을 보일 때다. 이런 것들이 여전히 물음표로 남아있으니 굳은 살이 박인 것처럼 부정적 이미지가 고착화되는 것은 아닐까. 그래서 시민들은 차기 시장의 자격 요건에 대해 복음 전파하듯 설파한다. “다시 정통 관료 출신이 해야 한다.”, “역량 있는 정치인이 해야 한다.”, “기업 마인드를 갖춘 인사가 필요하다.”라는 등. 원주시장의 자리가 천근만근 중요하기 때문이다. 한편에서는 인재 코디네이션을 게을리한 지역 어른들의 직무유기(?)를 꼬집기도 한다.

인재를 빗댄 사자성어에 이런 게 있다. 대교약졸(大巧若拙), 정말 뛰어난 사람은 오히려 서툰 듯 보인다는 뜻이다. 필자가 지금까지 쭉 나열한 논거가 착시이거나 미망(迷妄)이길 바란다. 한편으론 ‘자신의 빛나는 모습을 숨기고 어둠 속에서 실력을 기른다’는 도광양회(韜光養晦), ‘평소에 조용해서 존재감이 없던 사람이 어느 날 갑자기 탁월한 성취로 세상을 놀라게 한다’는 일명경인(一鳴驚人)하는 인물이 짠하고 나타나길 기대하며...비단 필자만의 바램은 아닐 것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