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고개 숙인 현대인 ‘거북목 증후군’
[기고] 고개 숙인 현대인 ‘거북목 증후군’
  • 김진일
  • 승인 2021.06.13 2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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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일 [세인트병원 정형외과 원장]
△김진일 [세인트병원 정형외과 원장]

거북은 우리에게 익숙한 동물로 그 형태를 단번에 생각해 낼 수 있습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두꺼운 등딱지를 지고 네 발로 기어 다니며 목을 앞으로 길게 쭉 뻗은 거북의 모습을 떠올립니다. 등딱지가 매우 특이하지만 긴 목 역시 특징적인 모양입니다. 이러한 거북의 모양새를 요즘 사람들에게서도 자주 발견할 수 있습니다. 물로 저도 포함됩니다.

두꺼운 등딱지는 없고 두 발로 서서 걸어다니거나 앉아있지만 목은 영락없이 거북이를 닮았습니다. ‘거북목 증후군’이라 불리는 이것은 머리가 어깨보다 많이 앞으로 나가 있는 상태를 뜻합니다. 자가 진단법으로는 옆에서 보았을 때 귓구멍이 어깨 중심보다 대략 2.5cm 이상 앞으로 나와있다면 거북목을 의심해 볼 수 있습니다. 또한 등이 굽어 있고 목과 어깨 주위가 자주 뻐근하며, 두통 및 어지러움증, 잠을 자도 피곤하고 목덜미가 불편한 증상이 지속된다면 병원에 내원하여 정확한 진단을 받아야 합니다.

현대인에 있어 거북목 증후군의 가장 큰 원인은 눈높이보다 낮은 위치의 스마트폰이나 태블릿, 컴퓨터 모니터를 보는 것입니다. 이 자세를 지속 할수록 점차 고개가 앞으로 숙여지며 거북목 형태가 됩니다. 사람의 목은 경추 전만이라 하여 앞으로 볼록하게 굽어 있어 흔히 C자형이라 말합니다. 이러한 곡선 형태 덕분에 우리는 약 6Kg 나 되는 머리를 하루종일 큰 불편 없이 목 위에 얹고 다닐 수 있는 것입니다.

하지만 바르지 못한 자세로 이런 균형이 깨져 거북목 형태로 고개가 점점 앞으로 나올 때마다 목에는 부담이 더해집니다. 목이 1cm 앞으로 나올 때마다 약 2L짜리 생수통을 추가로 목에 얹는 것이며 이것이 점점 진행된다면 약 20kg 의 쌀포대를 늘 목에 얹고 생활하는 것으로 생각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자세가 지속된다면 뒤통수에서부터 시작해 목, 등, 날개뼈까지 넓게 펼쳐져 있는 승모근이 긴장되며 주변의 수많은 근육들(견갑거근, 능형근)의 ‘근육근막동통 증후군’으로 진행 됩니다. 이후 이것은 ‘목디스크’라 불리는 ‘경추 추간판 탈출증’ 및 ‘경추 관절염’ 으로 발전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거북목 증후군의 대표적인 증상으로는 목덜미와 어깨가 뻐근하고 아픈 것입니다. 특히 어깨 주위 근육이 많이 뭉치고 두통이 생겨 쉽게 피로하며 이로인해 작업 및 학습 능률이 떨어집니다. 이에 동반하여 뒷머리통증, 날개뼈 주위 통증, 시력 저하, 소화 불량 등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팔의 저림 증상도 나타날 수 있으며 드물지만 불면증이나 어지럼증이 나타나기도 합니다. 거북목 자세는 근탄력 감소로 폐활량을 최대 30%까지 감소 시킬 수 있으며 장기적 추적 관찰에서 사망률이 1.4배까지 상승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거북목 증후군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어깨와 가슴을 펴고 모니터를 눈높이까지 올려 목과 어깨의 긴장을 이완시킵니다. 작은 모니터 화면을 사용할 경우 고개가 앞으로 빠지게 되므로 되도록 큰 모니터를 사용하거나 글자 크기를 크게 설정하여 사용합니다. 또한 과거 학창시절 수업시간을 떠올려 50분 일하고 10분 휴식을 취하며 목과 어깨 스트레칭을 합니다. 일상생활에서는 의식적으로 턱을 뒤로 살짝 당겨 귀와 어깨를 같은 선상에 놓는다는 느낌을 유지는 것이 중요합니다. 

‘거북목 증후군’의 증상들이 발병하였거나 오랜 기간 지속 및 악화 시에는 전문 의료 기관에서 전문 의료진과 상의 후 치료해야 합니다. 대부분 자세교정 및 약물치료로 회복이 가능합니다. 원주세인트병원 정형외과에서는 간단한 테스트 및 X-Ray 검사만으로도 신뢰성 높은 진단과 함께, 숙련된 물리치료사의 맞춤형 수기로 진행되는 자세교정, 도수치료, 환자교육으로 통증 완화는 물론 장기적으로 재발을 예방하는 치료를 시행하고 있습니다. 또한 거북목 증후군이 진행되어 발생하는 신경 증상 및 복합통증에 있어 주사요법을 포함한 비수술적 치료를 시행하고 있습니다.

고개를 숙인채 바쁘게 생활하고 있는 현대인 누구에게나 생길 수 있는 ‘거북목 증후군’. 자가진단법으로 자신의 목 상태를 확인하고 올바른 생활습관으로 병을 예방하며 증상이나 통증이 발생한 경우에는 병원을 방문하여 치료를 받는 것이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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