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왕국의 클래식 이야기] (143) 악성(樂聖) 베토벤 (12) 바이올린 소나타 (上)
[최왕국의 클래식 이야기] (143) 악성(樂聖) 베토벤 (12) 바이올린 소나타 (上)
  • 최왕국
  • 승인 2021.06.20 20:5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최왕국 [작곡가]
△최왕국 [작곡가]

베토벤은 10곡의 바이올린 소나타를 남겼는데, 10곡 모두 훌륭하지만, 그 중에서도 대중들에게 널리 사랑받는 곡은 5번 ‘봄(spring)’과 9번 ‘크로이첼(Kreutzer)’이다.

학자들은 보통 베토벤의 바이올린 소나타를 네 시기로 나누는데, 작품번호 12번으로 출판된 1,2,3번을 첫 번째 시기로, 4,5번을 두 번째 시기로, 6,7,8번(Op.30)은 세 번째 시기로, 9번과 10번을 네 번째 시기로 나눈다.

그러나 베토벤의 바이올린 소나타들은 주로 초기에 많이 쓰였기 때문에, 베토벤 작품 전체로 보면 1번부터 9번까지의 작품들은 모두 초기작품에 해당되며, 마지막 10번만 중기작품에 해당된다.

대체로 베토벤의 작품들은 무겁고 철학적인 분위기의 것들이 많지만, 바이올린 소나타들은 대부분 밝고, 감미롭고, 서정적인 경향이 강한데, 그것은 베토벤의 바이올린 소나타 대부분이 초기에 쓰였다는 사실과 무관하지 않다.

베토벤의 젊은 시절에는 하이든, 모차르트 등 초기고전파 특유의 발랄하고 따뜻한 음악적 성향을 따르던 시기였고, 하일리겐슈타트의 유서(1802년) 이전이었다. 그의 생애에서 청력 손실로 인한 하일리겐슈타트에서의 요양은 그의 작품시기를 초기와 중기로 나누는 분기점이라고 볼 수 있다. 

물론 그 이전에도 청력 손실로 인한 고뇌와 사회적 부적응을 겪고는 있었지만, 음악작품들은 비교적 밝은 편이었다.

<바이올린 소나타 첫 번째 시기>
1797년에서 그 이듬해까지 쓰인 1~3번까지의 베토벤 초기 바이올린 소나타는 모차르트의 영향을 많이 받은 분위기며, ‘살리에르’에게 헌정되었다. 훗날 “살리에르가 모차르트를 독살했다”는 소문이 돌았을 때, 베토벤은 매우 분개했다고 하는데, 진짜로 살리에르가 모차르트를 독살했다는 명확한 정황이나 증거는 없다. 가짜뉴스일 확률이 크다는 것…

아무튼 베토벤 초기 바이올린 소나타들은 고전파 초기의 양식에 충실히 따랐다는 것은 사실이며, 그 상황에서도 베토벤의 개성이 조금씩 나타나기 시작했다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바이올린 소나타 두 번째 시기>
4번과 5번(Spring)은 베토벤의 개성이 더욱 강하게 나타난 작품들인데, 처음에는 출판번호 Op.23으로 묶어서 출판하였지만, 두 곡의 분위기가 너무 다르기 때문에 이후에는 5번만 따로 분리하여 Op.24로 출판하게 된다.

오늘 감상하실 곡은 베토벤의 바이올린 소나타 5번 ‘봄(spring)’이다.
이 곡은 4악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종전의 바이올린 소나타에 비해서 확장된 형식이다. 

1악장은 Allegro Sonata 형식으로 되어 있으며, 제1주제의 멜로디는 따사롭고 청아하며 행복에 찬 분위기를 자아내고 있다. 이 곡의 부제인 ‘봄’도 출판업자가 1악장의 이러한 느낌을 강조하기 위하여 붙인 것으로 추정된다.

느린 템포의 2악장은 가요형식으로 되어 있으며, 대부분의 2악장들이 그렇듯, 전악장을 통틀어 서정성이 가장 풍부한 악장이다.

3/4박자 스케르쵸 형식으로 되어 있는 3악장은 빠르고 경쾌하며 해학적이고 익살스런 분위기를 자아낸다. 필자가 ‘Spring Sonata’ 중 가장 즐겨 듣는 악장이기도 하다. 

아래 링크는 이 곡의 전악장 연주인데, 특별히 3악장부터 시작하도록 링크를 걸어 놓았지만, 영상의 맨 앞부분 1악장부터 들으면 더욱 좋을 것이다.

휴대폰으로 위의 QR코드를 스캔하시면 유튜브 동영상으로 바로 연결되며, QR scan 앱은 앱스토어에서 무료로 제공됩니다.
휴대폰으로 위의 QR코드를 스캔하시면 유튜브 동영상으로 바로 연결되며, QR scan 앱은 앱스토어에서 무료로 제공됩니다.

https://youtu.be/kwVXdam7-9g?t=1021

론도 형식으로 된 4악장은 피아노가 먼저 주제를 제시하고, 바이올린이 이것을 반복한다. 바이올린이 주제를 먼저 제시하여 파격을 선보인 1악장과는 대조를 보이는 부분이다.

이곡이 완성된 것은 1801년, 즉 ‘하일리겐슈타트의 유서’ 사건이 발생되기 1년 전이다. 그 시기에도 청력 손상으로 많은 어려움과 번뇌에 휩싸였을 터인데, 이렇게 따뜻하고 화사한 음악을 만들어낼 수 있었던 베토벤의 성정에 경의를 표한다. 오직 음악에 대한 사랑과 열정으로 고난과 역경을 이겨나가겠노라 다짐하던 그의 의지력의 산물인 것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