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의 다짐
새해의 다짐
  • 김대중
  • 승인 2016.01.10 17: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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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중 777.jpg▲ 김대중<언론인>
 
또 한해가 지나갔다. 2000년 밀레니엄 해맞이로 온 세상이 난리법석을 떨던 일이 엊그제 같은데 16년이 됐다. 흔한 말로 빛의 속도다. 나이 지긋한 사람들에겐 진짜 빛의 속도라는 게 실감될 것이다. 붉은 원숭이의 해를 맞아 올해도 수많은 사람들이 해맞이에 나섰다. 전국에 일출 명소란 명소는 모두 해맞는 사람들로 뒤덮였다. 바다든 산이든 의미있는 일출 명소에는 어김없이 해맞이 인파로 붐볐다. 일신교도여서가 아니라 해가 우리에게 주는 의미는 그만큼 특별하기 때문이다. 새로운 한 해를 맞으면서 마음을 새롭게 하려는 생각에서다.

새해에 떠오르는 첫해를 보면서 새로운 다짐도 하고 소망도 빌고 한해를 돌아보기도 한다. 사업가는 사업 번창, 직장인은 승진, 학생은 공부, 아픈 사람은 건강, 직업 없는 사람은 직장을 빌었을 것이다. 그게 인간사이기 때문이다. 새해 첫 해를 보고 기원하던지 하늘을 보고 기원하던지 산을 보고 기원하던지 어쨌든 기원했을 것이다. 필자도 이날 새벽 5시에 집에서 출발해 치악산 남대봉을 올랐다. 그동안 남대봉에서 보던 일출 중에 올해가 가장 장관이었다. 그동안은 매번 날씨가 멋진 일출을 방해했다. 상원사 고공스님도 올해 일출이 최고였다고 했다. 많은 사람들이 치악산 남대봉과 상원사에서 병신년 붉은 원숭이해 일출을 맞았다. 다른 이들과 마찬가지로 새로운 다짐도 하고 지난 한 해를 돌아 보기도 했다. 올해는 이런 소망을 했다. 첫째 남을비방하지 말자. 남에 대해 험담하고 비난하는 짓을 하지 말자. 남을 험담하는 것도 습관이다. 자주하다 보면 습관이돼 자신도 모르게 튀어 나온다. 더군다나 근거없는 비방이나 험담은 남을 해치게 된다. 자신부터 돌아보는 성찰의 시간을 가져야 한다. 나 스스로는 어떻게 살아 왔으며 남들에게 그리고 이 세상에 얼마나 좋은 일을 했는지 돌아봐야 한다. 나쁜 말은 흉기다. 그 말은 다시 흉기가 되어 자신을 해치게 된다. 둘째 세상을 이롭게 하는 일을 많이하자. 여건이 되는 한 주변의 사람과 사회에 어떤 면으로든 좋은 일을 많이하자. 좋은 일을 하면 그건 다시 좋은 것으로 나에게 되돌아 온다. 나쁜 것은 나쁘게 부메랑이되고 좋은 것은 좋은 부메랑이된다. 돈으로 안되면 몸으로, 몸이 안되면 말로라도 좋은 일을 하자. 셋째 남을 배려하자. 자신만 생각해서 모든 문제가 발생한다. 주변을 배려하면 절대로 문제가 되지 않는다. 내 말과 행동으로 주변에서 어떤 고통을 받고 피해를 입을 지를 먼저 생각하는 삶이되자. 사람이 살면서 가장 필요한 가치는 아마도 배려일 것이다.

지금 우리는 인류가 한번도 경험하지 못한 100세 시대를 맞고 있다. 이 엄청난 고령화 시대에 남을 비방하고 나쁜 짓을 하는 시간이 그만큼 끔찍하게 길어 질수 있다는 얘기다. 진짜 악몽이다. 100년 동안을 남에게 세상에 좋지 않은 짓만 할 수도 있다니 얼마나 끔찍한가. 반대로 100년 동안을 좋은 일을 할 수도 있다. 이 얼마나 축복인가. 세상이 얼마나 아름다울지 상상만 해도 기분이 좋아진다. 2016년 한 해는 정말 이렇게 살도록 노력해야 겠다. 주역에 이런 글이 있다.積善之家 必有餘慶(적선지가 필유여경) 선을 쌓는 집안에는 반드시 경사로운 일이 있다. 논어에선 德不孤 必有隣 (덕불고 필유린)이라고 했다. 덕이 있는 사람은 외롭지않고 반드시 이웃이 있다. 원주시민과 원주에도 이런 일들이 있기를 간절히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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