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비타민D 이야기
[기고] 비타민D 이야기
  • 최은실
  • 승인 2021.07.25 2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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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은실 [세인트병원 가정의학과 원장]
△최은실 [세인트병원 가정의학과 원장]

의사들이 가장 많이 먹는 영양제는 무엇일까요? 2014년도 Medscape 홈페이지에서 미국의사들 3만 명을 대상으로 시행한 설문조사에 의하면 의사들이 챙겨 먹는 영양제 1위가 종합비타민, 2위가 비타민D였습니다. 수많은 영양소 중 딱 하나만 고르라고 하면 비타민D가 단연 1위일 것입니다.

비타민D는 주로 성장기 소아에서는 구루병을, 폐경기 여성에게는 골다공증 예방을 위한 보충제로 사용되었습니다. 칼슘이 뼈의 생성을 위해 뼈 안으로 흡수되는데 비타민D가 필수 요소이기 때문입니다. 최근 진행된 수많은 연구에서 비타민D 수용체가 체내 여러 세포에서 발견되면서, 비타민D는 단순한 영양소가 아닌 다양한 질병과 관련이 있는 호르몬성 비타민으로 자리 잡고 있습니다. 여러 연구에 의하면, 비타민D의 농도가 높은 그룹은 낮은 그룹보다 대사증후군 발병위험이 65% 낮았으며, 비타민D 결핍이 있는 사람은 4~8년 후 고혈압의 발병위험이 2.7-8.1배가 높았다고 합니다. 혈중 비타민D 농도를 42ng/ml 이상으로 유지하면 유방암의 발병 위험을 30% 낮출 수 있었으며, 비타민D의 부족이 우울증과 치매를 유발한다는 연구도 있었습니다.

내 몸속 비타민D의 확인은 가까운 병의원에서 혈액 검사로 가능합니다. 혈액 중 25-hydroxyvitaminD[25(OH)D]를 측정하는데, 적정수준은 30-50ng/ml이며, 세계보건기구는 25(OH)D농도가 10ng/ml이하인 경우를 결핍, 20ng/ml이하인 경우를 부족으로 정의하고 있습니다.

미국 내과학회의 발표에 의하면 우리나라는 18개국 나라 중 폐경 이후 가장 비타민D 결핍이 많은 나라로 보고되었고, 전체 인구 중 90% 이상이 결핍증으로 세계적으로 비타민D 결핍증이 가장 많은 나라에 속한다고 합니다. 또한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에 따르면, 비타민D 결핍환자는 2013년부터 2017년까지 4년간 3.8배 증가하였다고 합니다.

하루 필요한 비타민D의 양은 신생아에서 1세 미만의 유아 하루 400IU, 1세 소아부터 청소년은 하루 600IU, 성인 1000IU이상, 결핍증을 앓고 있는 사람은 2,000IU까지 권장하고 있습니다.

비타민D는 주로 자외선에 의해 피부에서 합성됩니다. 자외선 차단제나 옷으로 태양광을 차단하지 않고 팔과 다리를 노출시키고 걸을 경우 하루 15분 정도로도 1만 IU의 비타민D를 충분히 만들 수 있습니다. 이는 100잔의 우유(100IU/우유 1컵 200ml) 혹은 25알의 비타민제(400IU/1정)에 들어있는 함량에 부합하는 양입니다. 이렇게 합성된 비타민이 몸 안에 축적되어 있는 기간이 무척 짧기 때문에 매일 규칙적인 야외 활동이 필요합니다.

자외선에 의한 피부 내 비타민D 생산은 다양한 요인에 영향을 받습니다. 옷으로 온 몸을 가리고 선크림을 바른 상태에서는 합성률이 떨어지고, 여성이 남성보다, 어르신들이 젊은 사람 보다 피부의 비타민D 합성능력이 저하되어 비타민D 부족 위험성이 더욱 높습니다. 구름으로 가려진 날은 50%, 대기 오염으로 가린 곳은 60%의 자외선이 차단되므로 대도시에 사는 사람들은 더더욱 야외 활동 시간을 늘려야 합니다.

비타민D는 식사를 통해 충분한 양을 얻는 것은 불가능한 일입니다. 계란 노른자, 지방질이 풍부한 생선과 표고버섯 등에 비타민D가 많이 함유되어 있어 꾸준히 섭취하면 혈중 비타민D 농도를 올리는데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그러나 하루에 필요한 비타민D를 음식물에서 섭취하려면 하루에 계란 40개 정도를 섭취해야만 한다고 합니다.

길고 긴 사회적 거리두기와 매서운 더위로 매일 비타민D 합성을 하지 못하고 있다면, 바쁜 현대사회에 건강하지 못한 식습관으로 비타민D 섭취를 제대로 하고 있지 못하다면, 경구제와 주사제로 비타민D 보충을 하는 것은 어떨까요? 내 몸의 충분한 비타민D는 면역력을 향상시켜 나와 내 가족을 지켜줄 것이며, 세로토닌 합성을 도와 나의 소중한 하루를 조금 더 행복하게 만들어 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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