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순의 나이에도 여전한 동심사랑
팔순의 나이에도 여전한 동심사랑
  • 김은영
  • 승인 2016.01.24 09:5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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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11-임교순2.JPG▲ 임교순 작가
 
“아무도 오지 않는 깊은 산 속에 쪼로롱 방울 꽃이 혼자 폈어요. 산새들 몰래 몰래 꺾어 갈래도 쪼로롱 소리날까 그냥 둡니다”

한평생 동심을 지키는 마음으로 동시·동화의 집필가로서 외길을 걸어온 임교순(81)문학가의 대표작 ‘방울꽃’ 이다. 누구나 기억속의 편린으로 오롯이 자리잡고 있을 동요다. 어릴적 해방 후 가난해서 먹을게 없 던 시절 어머니께서 죽을 끓이기 위해 바구니에 산나물과 은방울꽃(개불란)을 가득 담아와 꽃을 아들에게 주었던 그 시절이 평생 잊혀지지 않아 표현한 시다.

이 시는 1966년 5월 새한신문(교원신문)에 발표한 것을 동요작곡가로 유명한 이수인 선생이 마산방송국 음악지휘자로 있을 때 작곡하여 전국방송을 타면서 ‘국민동요’가 됐다. 세월이 흐르면서 교과서가 아무리 바뀌어도 빠지지 않고 등장하고 있다. 임 작가의 작품은 ‘고향의 봄’, ‘초록빛바다’, ‘섬집 아이처럼’ 등 우리나라 대표적인 동요로 정착하게 되었다. ‘눈 오는 산길’은 초등 6학년 음악교과서에 실리기도 했다.

현재 매주 수요일 2시간동안 원주노인종합복지관에서 시 창작을 가르치고 있다. 횡성군 안흥면 소사리가 고향인 임작가는 춘천사범학교(현 춘천교육대학교)를 졸업한 뒤 횡성 용둔초교에 첫 발령을 받았다. 처음 소풍을 갔을 때 한 학생이 송진(수액)이 나온 나무가지를 가져와 “선생님, 나무가 피가 나요”라고 말했다는 것.

나무를 자기와 같은 사람처럼 표현한 모습을 보고 동심을 지켜주기로 마음 먹었다. 그때부터 동화, 동시, 동요를 가리지 않고 쓰기 시작하면서 아동문학을 시작했다. 지난 1971년 ‘연못 속의 동네’ 동화로 한국일보 신춘문예에 당선된 것을 비롯해 지난 1983년 춘천효제초교 재직시 제 18회 강소천 아동문학상으로 첫 동화작가로 데뷔했다.

인제 서화초교 근무시 ‘김소위와 노루’ 동화를 쓰면서 느낌을 글에 담기위해 비무장지대에 허가없이 들어갔다가 헌병대와 지서에 까지 끌려가기도 했다. 김 소위란 주인공을 통해 휴전선에서 노루와 겪은 이야기과정을 통해 분단과 어머니에 대한 사랑, 생명 등의 내용을 담고 있는 이 작품은 지난 1976년 현대아동문학상을 수상했다.

지난 1980년 원주초교로 발령 받아 원주에 정착하게 됐다. 교원이었을 때 퇴근 후 밤에 글을 쓰면 그날 저녁에 끝날 때도 있고 새벽 1~2시에 끝날 때도 있었다. 잘 쓰면 잠이 잘 온다고 한다. 현재 ‘방울꽃’ 시비는 충남 보령시 성주면 예술공원에, 나비를 소재로 한 ‘봄밤’ 시비는 함평나비휴게소에 세워져 있다.

지난 2000년 8월 중앙초교를 끝으로 43년 정든 교정을 떠났다. 지난 2008년 동화 ‘다람쥐 아빠’로 제1회 강원교원작가상 받았다. 임 작가가 그동안 쓴 시는 400~500편, 동화로는 단편 200여편 등 운문과 산문을 다 어우른다. 지난 2013년 동시집과 동화선집 등을 냈다.

임 작가는 지난 2012년 원주예총의 ‘원주예술상’에서 매년 지역문화예술 발전에 기여한 공로자들에게 주는 상인 공로상을 수상했다. 지난 2010년부터 춘천 김유정 문학상 심사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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