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침묵의 살인자’ 골다공증
[기고] ‘침묵의 살인자’ 골다공증
  • 김진일
  • 승인 2021.09.26 21:5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김진일 [세인트병원 정형외과 원장]
△김진일 [세인트병원 정형외과 원장]

뼛속에는 정상적으로 일정한 간격의 구멍들이 존재합니다. 이 구멍들은 몸 속 혈액과 영양분이 뼈로 갈 수 있도록 해주는 통로로써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런 꼭 필요한 구조물들이라도 과하게 많아진다면 오히려 문제를 일으킬 수 있습니다. 

‘골다공’은 뼛속에 구멍이 많이 있다는 뜻이며, 이에 ‘골다공증’은 이 구멍들이 정상보다 많이 생기고 넓어지면서 발생하는 병적인 상태를 뜻합니다. 구멍이 일정 비율보다 많아지게 되면 뼈의 밀도가 감소하고 뼈가 약해져 잘 부러지는 골다공증성 골절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사춘기에 성인 골량의 90% 이상이 형성되며 30세 이후 점차 감소하다 노화에 따라 50세에 급격한 골량 감소를 보이게 됩니다. 특히 여성의 경우 폐경과 호르몬 변화로 인해 남성에 비해 더 심각한 골량 감소를 보이고 있으며 골다공증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골다공증을 가지고 있는 환자 대부분은 골밀도 손실이 점진적으로 발생하여, 처음에는 어떠한 증상도 느낄 수가 없습니다. 이후 병이 상당히 진행되어 뼈가 부러지는 골절이 발생해 통증이 생기기 전까지는 자각 증상을 느끼지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에 우리는 골다공증을 ‘침묵의 살인자’ 라고도 부릅니다. 골다공증성 골절은 척주(등/허리뼈), 손목, 고관절(골반뼈, 대퇴골) 에서 골절을 주로 일으키게 되며 노인 뿐 아니라 중년 여성에서도 많이 발생하고 있습니다. 이유 없이 허리와 등에 통증이 발생하며 허리가 앞으로 굽고 키가 줄어드는 것 같은 증상도 척주의 골다공증성 골절이 원인일 수 있습니다. 이렇듯 골절 전까지는 본인이 골다공증을 앓고 있는지도 모르고 지내다가 골절 발생과 동시에 골다공증을 진단받는 환자분들이 많습니다. 골다공증성 골절이 노인에게 발생할 경우 약 20~30%에서 사망으로 이어진다는 통계가 있듯이 우리가 가장 두려워하는 질환 중 하나인 암 못지 않은 위험한 질환이지만 그 중요성 및 심각성은 많은 사람들에게서 간과되고 있습니다. 

골다공증의 위험 요인으로 나이(고령), 성별(여성, 호르몬변화), 동반 기저 질환(갑상선, 암, 폐질환), 약물치료(장기간 스테로이드치료, 항경련제), 영양상태(칼슘, 비타민D), 생활습관(카페인 과다 섭취, 운동부족)이 있습니다. 골다공증으로 인한 골밀도 손실을 회복하기 보다는 미리 예방하는 것이 더 효과적이고 안전합니다. 그렇기에 나이, 성별, 기저 질환 같이 본인이 조절 불가한 사항들을 제외한 영양 및 생활 습관에서 그 예방법을 찾는 것이 중요합니다. 우리가 일상생활에서 쉽게 할 수 있는 골다공증 예방은 다음입니다.

- 금연 / 과음 및 과도한 카페인 섭취 피하기

- 꾸준한 체중 부하 운동 (근력 운동, 걷기, 계단)

- 칼슘 (800 ~ 1000 mg) / 비타민D (800 ~ 1000 IU) 섭취

골다공증을 확인하기 위해서는 골밀도 검사가 필요합니다. 우리나라 골다공증의 90% 이상을 차지하는 50대 이상 여성에서 10명 중 7명은 골다공증과 관련된 검사를 받아본 적이 없을 정도로 골다공증 검사의 중요성에 대해 간과되고 있습니다. 골다공증 검사는 이중 에너지 방사선 흡수 계측법 (DEXA) 이라는 방법으로 시행합니다. 이 검사는 통증이 없으며 적은 방사선 만으로도 약 10분 정도 짧은 시간에 검사를 완료할 수 있습니다. 처음 골다공증을 진단하는 것 뿐만 아니라 골다공증 치료 시 치료 효과를 확인하기 위해서도 많이 사용하는 방법입니다. 또한 칼슘, 비타민D, 호르몬 및 영양 상태를 측정하기 위해 혈액 검사를 동반하여 실시하는 것이 도움이 됩니다. 

이러한 검사들을 통해 골다공증이 진단된 경우 의사의 처방에 따라 골다공증약 투여로 치료를 진행해야 하며 이와 동반하여 권장량의 칼슘 및 비타민D 의 섭취가 필요합니다. 특히 비타민D 의 경우 경구약 뿐 아니라 병원 내원 시 주사제를 통한 고농도의 약물 투여도 가능합니다. 기저 질환에 대한 치료 및 관리도 철저하게 유지하는 것이 필요하며 일상생활에서 위험 요인들도 제거를 해야합니다. 운동으로는 걷기, 계단 오르기 같은 체중 부하 운동이 골밀도 증가에 도움이 되며 수영도 몸의 중심 근육 성장 및 전반적인 신체 균형 감각 증진에 효과가 있어 골다공증성 골절 예방에 도움이 됩니다. 평소 30분 이상의 운동을 주 3회 유지하며 병원 물리 치료 및 도수 치료를 이용한 안전하고 효과적인 운동 및 교육도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