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클릭! 메타버스 미술관
[기고]클릭! 메타버스 미술관
  • 이주은
  • 승인 2021.10.24 20:5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이주은 [사단법인 한지개발원 사무국장]
△이주은 [사단법인 한지개발원 사무국장]

머리모양을 정하고 옷을 입히고 온갖 액세서리도 골라본다. 더 이상 나의 본 모습이 아닌 야옹씨로 변신하는 순간 나는 다른 감수성을 가진 또 다른 내가 됨을 느낀다. 이렇게 캐릭터를 만들고 새로운 이름을 짓는 등 다소 번거로운 절차를 걸쳐야 2억 명의 유저를 지닌 제페토(ZEPETO) 월드에 입장할 수 있다. 온라인 공간 안에서 나에 대한 데쟈뷰는 2000년 초반 내가 함께한 싸이월드 때문이겠지. 어리버리 나만의 아바타 야옹씨를 만들고 제페토에서 처음 문을 열었다는 ○○뮤지엄을 보러 갔다. 아직 메타버스 내 미술관은 초기 단계라서 ○○뮤지엄의 디자인과 질은 기대에 미치지 못 하는 수준이었고 싸이월드가 최선인 나는 야옹씨를 움직이는 것에 다소 애를 먹으며 방을 나왔다.

지난해 광풍처럼 우리에게 불어온 온라인 플랫폼, 온라인 콘텐츠의 확장에 더 나아가 메타버스라는 새로운 세계가 활성화되고 있다. 순천향대학교의 입학식, 대기업의 채용설명회, 신입사원 교육, 가수의 콘서트, 축제 등은 말할 것도 없고 NFT(대체 불가능한 토큰 ; Non Fungible Token) 미술시장도 메타버스로 플랫폼이 확장되고 있다. 온라인에 접속할 수 있다면 거리에 구애받지 않는다는 점과 간단한 조작으로 커뮤니티에 참여하며 전 지구적으로 소통할 수 있는 건 분명 메타버스의 장점이다. 특히 작년부터 미술계에서 폭발적으로 이루어졌던 온라인 콘텐츠를 기반으로 한 미술관·박물관의 온라인 큐레이팅, 특히 세계적인 아트 페어들의 OVR(Online Viewing Room)의 활용, 오프라인 콘텐츠를 온라인으로 그대로 구현한 메타버스 미술관·박물관의 출현과 이러한 신세계를 어떻게 맞이하고 효율적으로 활용할 것인가는 앞으로 미술계가 풀어야 할 물음표이고 가능성이라고 생각한다.

메타버스(Metaverse)는 가상 혹은 초월을 의미하는 메타(Meta)와 세계 또는 우주를 뜻하는 유니버스(Universe)의 합성어로 전문가들은 현실을 초월한 3차원의 가상세계를 의미한다. 지난해부터 팬데믹으로 오갈 데 없는 우리는 신체의 구속과 공간의 한계 등을 극복할 수 있는 신세계의 탄생과 일상화를 촉발했다. (사실 메타버스라는 용어는 1992년에 닐 스티븐스의 소설에서 처음 등장한 용어이고 메타버스가 모든 부문에서 적용되기 이전부터 게임 비즈니스 부문에서는 많은 활용이 있었다) 또한 메타버스 공간의 다양한 콘텐츠를 나의 아바타를 통해 직접 체험하고 학습하는 이전과 다른 의미의 실질적인 체험을 가능하게 했다. 또한 다른 아바타와의 커뮤니케이션과 실제 화상 채팅 등으로 멀티 접촉을 가능하게 하고 있다. 미술관 박물관에서의 메타버스는 전시자 혹은 작가와 관람객 간 양방향 소통을 도울 것이며 다양한 방식으로 작품을 감상하고 즉석에서 NFT 작품을 구매할 수 있다. 기술의 다양함을 현장에 적용하는 단체가 향후 문화예술 기지와 세계화를 선점하고 다음 세대에 친근하게 다가갈 수 있을 것이다. 

이데아의 반영인 시뮬라크르가 아닌 또 다른 현실, 확장된 현실은 이제 우리 곁에 다가왔고 몇 년 후면 일상보다 더 일상적인 일상이 되어 버릴지도 모를 일이다. 그래서 나는 오늘도 미술관에 가려고 클릭한다. 오프라인으로 전시를 관람하기 위해서도 온라인 사전예약을 해야 하고 가상의 미술관을 둘러보러 가려고 온라인에 접속한다. 어느 강사의 말처럼 메타버스는 가상세계가 현실에 ‘흡수’되고 있는지도 모른다.

△제페토 내 개설된 방을 입장하는 화면[사진=이주은 제공]
△제페토 내 개설된 방을 입장하는 화면[사진=이주은 제공]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