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왕국의 클래식 이야기] (153) 클래식 음악 사조의 흐름 2
[최왕국의 클래식 이야기] (153) 클래식 음악 사조의 흐름 2
  • 최왕국
  • 승인 2021.11.14 2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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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왕국 [작곡가]
△최왕국 [작곡가]

< 모테트의 생성 >

‘르네상스’ 시대를 언급하면서 ‘모테트’에 대하여 다루게 되니 자칫 모테트가 르네상스 시대에 처음 나온 것처럼 느껴질 수도 있겠지만, 사실 모테트는 그 이전인 13세기부터 생겨나기 시작하였다. 그렇긴 해도 ‘모테트’는 르네상스 시대에 화려하게 꽃을 피웠기 때문에 르네상스 시대의 대표 양식으로 소개되곤 한다.

참고로, 13세기는 징기스칸이 아시아 대륙의 대부분을 정복하고, 유럽 대륙에도 위협이 되던 시기였고, 유럽도 십자군 전쟁으로 정신없을 때였다. 이러한 대변혁의 시대에 그동안 중세 서양 음악을 이끌어왔던 ‘오르가눔’은 큰 변화를 겪게 되는데, 그것은 ‘디스칸투스’가 생긴 것.

‘디스칸투스’란 길게 끌고 있는 주선율(테노르;tenor)의 한 음에 잘게 쪼개진 리듬의 여러 음이 얹혀져서 장식하는 것을 말하며, 이러한 형태를 ‘멜리스마(melisma)’라고 한다.

이러한 멜리스마틱한 양식이 두 성부 모두에 적용된 부분을 ‘디스칸투스’라 하였고, 오르가눔에서 이러한 부분을 따로 떼어낸 것을 ‘클라우줄라’라고 했으며, 여기에 각 성부마다 독립된 가사(mot)를 붙인 것을 ‘모테트’라 한 것이다. (너무 디테일하게 들어가면 지루해질 것 같아서 핵심만 간추렸더니, 왠지 허전한 느낌이…)

< 아르스 노바 >

한편 중세와 르네상스의 사이에 ‘아르스 노바’라는 시기가 있었는데, 14세기의 유럽은 백년전쟁과 페스트(흑사병)로 인하여 극도의 사회 불안과 혼란이 있었고, 그 결과 봉건적 귀족 사회를 붕괴시키는 반란과 시민 계급의 성장으로 새로운 것을 찾는 경향이 심화되었다.

이 시기 음악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 사건은 바로 ‘아비뇽 유배’다.

그동안 로마 카톨릭 교황청의 권위는 사회 전반에 어마어마한 영향력을 끼쳤으며, 중세 유럽 사회 전체를 지배했었는데, 1305년 프랑스 왕국과의 대결에서 패한 후, 프랑스에서 선출된 프랑스 태생의 교황은 로마로 가지 않고 프랑스 남부지방의 ‘아비뇽’에 거하는 상황이 14세기 말까지 지속되었다. 교황청의 권위가 땅에 떨어졌던 시기이다.

이 시기, 옛것은 ‘아르스 안티콰’라 불렀으며, 새것은 ‘아르스 노바’라고 하였는데, ‘아르스 노바(Ars Nova)’란 ‘새로운 예술’이란 뜻이다.

아르스 노바 시대의 대표적인 작곡가로는 아르스 안티콰의 성향을 겸했던 ‘기욤 드 마쇼’와, 기보법을 혁신적으로 발전시킨 ‘필립 드 비트리’가 있다. ‘아르스 노바’라는 명칭은 ‘필립 드 비트리’의 저서 ‘아르스 노바’에서 따 온 것이다.

< 모테트의 발전과 한계 >

‘모테트’는 '미사(missa)'곡과 함께 가톨릭 교회음악의 두 날개를 이루었지만, 세속적인 모테트도 상당히 많았다. 처음에 두 성부로 시작했던 클라우줄라가 모테트가 되면서 3성부, 4성부, 6성부까지 발전하였다. 

‘모테트’ 양식은 중세 말기와 르네상스 시대에 작곡가들 사이에서 큰 인기를 누렸지만, 모테트는 각 성부마다 리듬은 물론, 가사까지 서로 달라서 듣는 사람들 입장에서는 사전 지식이 없으면 이해하기가 매우 어려운 음악이 되었다.

< 르네상스 시대 음악의 특징 >

르네상스 초기의 음악은 모방기법과 함께 극도로 다성음악화 되어 매우 난해해졌는데, 이것은 이전시대부터 진행되어 온 결과이다. 그런데 르네상스 시대의 기본 개념이 ‘인본주의’였기 때문에, 르네상스 중기부터는 음악에도 ‘인본주의’ 사상이 반영되었기 때문에 좀 더 간결하고 이해하기 쉬운 음악에 대한 갈망이 커지게 되었다.

이 시기 유럽 대륙과는 살짝 떨어진 영국의 음악은 단순한 화음 위주로 되어 있어서 대중들도 비교적 쉽게 접근할 수 있었는데, 이러한 양식은 유럽 본토에 큰 영향을 주게 된다. 이 시기는 종교개혁과 반종교개혁이라는 사건들이 음악 전반의 흐름을 변화시켰다.

르네상스 시대의 대표적인 작곡가로는 모방기법의 대가인 ‘조스깽 데쁘레’와 ‘팔레스트리나’, ‘라쑤스’ 등이 있다.

 

< 교회음악과 세속음악 >

일반적으로 ‘교회음악’이라 하면 성경적인 내용을 담고 있는 가사가 사용된 음악을 연상하겠지만, 중세와 르네상스 시기 교회음악이란 로마 카톨릭 교회에서 전례때 사용된 음악만을 뜻한다. 

즉, 아무리 성경적인 내용을 담은 노래라고 해도 성당에서 의전때 사용되는 음악으로 채택되지 않으면 ‘세속 음악’인 것이다. 

물론 ‘세속음악’은 기독교적인 내용과 상관없이 남녀 간의 사랑이나 자연을 노래하거나 사회를 풍자하는 내용이 많았으며, 세속 기악음악 중에는 춤곡이 많은 부분을 차지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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