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바로크시대 >

중세와 르네상스 시대를 지나고 1600년경부터 1750년까지를 ‘바로크(Baroque)’ 시대라고 한다. 바로크 시대의 음악과 작곡가들에 관해서는 본 칼럼 116~120회에 자세하게 나와 있으니 일독을 권한다.

바로크 시대의 배경인 17세기의 유럽은 끊임없는 전쟁의 시기였다. 17세기 전체를 통틀어 전쟁이 없던 기간은 고작 7년 남짓…

이러한 전쟁의 주요 원인은 종교적 분쟁이었는데, 그러한 오랜 갈등의 표출이 바로크 시대 직전인 16세기에 ‘종교개혁’이라는 결정체로 나타났던 것이며 종교개혁은 르네상스뿐만 아니라, 바로크 음악에도 큰 영향을 끼쳤다. 

이 시기에는 수많은 작은 국가들이 난립했는데, 지금의 독일과 이탈리아 지역만 하더라도 300개를 훨씬 넘는 국가들이 있었다. 그 나라들의 지배층은 엄청난 부와 권력을 누렸으며, 예술을 통하여 국력을 과시하곤 했다. 

바로크 시대의 음악은 아직도 교회의 영향력이 컸지만, 이러한 사회적 배경으로 세속 궁정은 물론, 새롭게 부상하는 부르주아 계급도 음악가들에게는 강력한 후원자로 떠올랐으며, 후원 계층의 다양화로 인하여 바로크 음악은 세속음악과 기악음악이 크게 발전하게 되었다. 

바로크 음악 양식의 가장 큰 특징은 이전의 대위법적인 음악에서 서서히 ‘모노디’나 ‘호모포니’로 옮겨 갔고, 화성적인 어법도 ‘선법(modal)’ 음악에서 ‘조성(tonal)’ 음악으로 변모해 갔는데, 이러한 ‘조성음악’의 강점을 부각시킨 작품이 바로 바하의 ‘평균율 피아노곡집’이다. 

바로크 시대 음악에서 빼놓을 수 없는 것은 바로 ‘감정이론(Affektenlehre)’이라는 것인데, 그것은 “기쁨과 슬픔, 사랑, 두려움, 분노 등 인간의 감정은 사람 몸속의 체액에 의해서 좌우된다”라고 생각한대서 출발하게 된 이론이다. 현대 의학에서도 정신적 치유를 위하여 화학적인 약품을 사용하는 것을 보면 이해가 빠를 것이다.

음악은 이러한 체액의 상태에 영향을 주게 되어 인간의 감정을 변화시킬 수 있다고 생각했는데, 이것은 요즘 떠오르는 ‘음악치료’와도 무관하지 않다.

또 하나 바로크 음악의 특징은 ‘대비와 콘체르타토’ 양식이다. 

‘대비(contrast)’란 ‘콘체르타토(concertato)’ 양식의 주요 요소인데, 이는 ‘경쟁하다’ 또는 ‘협동하다’라는 뜻을 가지고 있으며, 연주 그룹들이 서로 교대하며 노래하거나 연주하는 방식이다. 

이러한 ‘콘체르타토’ 양식은 바로크시대 이전에 시작되었으며, 두 개의 합창단, 또는 합창과 4중창 등 다양한 조합으로 대비시켜 극적인 효과를 꾀하였다. 여기서 ‘극적인 효과’란 음의 셈여림과 음역의 대조 등 여러 가지 소재가 있다. 

바로크 음악의 특징인 대비와 콘체르타토 양식을 이야기하다 보니, 현대 사회에서 펼쳐지는 무한경쟁의 삭막함과 큰 비교가 된다. 

‘콘체르타토(concertato)’ 양식의 어원이 된 ‘concertare’라는 동사의 의미가  ‘경쟁하다’ 또는 ‘협동하다’라는 뜻을 동시에 갖고 있음을 생각하면, ‘경쟁’이란 결국 ‘협동’을 근거로 삼아 이루어져야 한다는 것이 동서고금을 막론한 진리이다. 

그런데 현대사회는 넷플릭스 드라마 ‘오징어게임’처럼 “타인이 죽어야 내가 산다”, “남을 짓밟고서라도 내가 올라서야 한다”는 방식의 살벌한 무한경쟁의 사회가 되어가니 참으로 삭막하고 씁쓸한 마음을 금할 수 없다. 

오늘의 감상곡은 바로크 음악의 대가 ‘비발디(Antonio Vivaldi, 1675-1741)’의 합주협주곡 ‘사계’ 중 ‘봄’이다. 곡 서두에 나오는 강약의 대조, 독주악기와 독주악기의 경쟁, 독주와 합주의 대비를 눈여겨 들어 보는 것이 오늘 감상의 포인트다.

https://youtu.be/NbY7N1ZNbuc (비발디 사계 중 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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