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칼럼] 관광지도에 또렷이 각인된 간현 소금산
[문화칼럼] 관광지도에 또렷이 각인된 간현 소금산
  • 전영철
  • 승인 2021.12.12 20: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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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영철 [원주문화재단 대표이사]
△전영철 [원주문화재단 대표이사]

송강 정철이 “한수(漢水)를 돌아드니 섬강(蟾江)이 어디메뇨, 치악(雉岳)은 여기로다”라고 읊었던 관동별곡(關東別曲)에서 기암과 맑은 물, 백사장으로 이루어진 간현. 최근에 하루가 다르게 변화해 온 소금산그랜드밸리, 나오라쇼 등의 변화가 대한민국 관광지도에 크고 굵게 각인시키고 있다.

기존에 200m 길이의 출렁다리 하나만으로도 인기를 끌었으나 하늘정원, 데크 산책로, 360m 길이의 소금 잔도, 벼랑 위 지상에서 150m 스카이타워 전망대 등이 위용을 드러냈고 연말 즈음에 400m의 길이로 소금산과 간현봉을 이어 삼산천 위를 지나는 400m 길이의 울렁다리가 유리바닥으로 조성되어 위용을 드러낸다고 한다. 어르신들이나 몸이 불편한 분들을 위한 케이블카와 엘리베이터가 놓이게 되면 말 그대로 누구나 쉽게 찾을 수 있는 곳이 될 것이다.

1970년대와 80년대 청춘들의 강수욕과 수련활동의 장소로 기능을 했던 간현, 물론 조선시대에는 배를 타고 시를 읊조렸던 풍류가객들의 공간이었을 것이다. 이런 공간이 2018년 출렁다리의 개장에 이어 3년 만에 엄청난 변화를 거듭하여 원주시민에게 다시 다가온 것이다.

논자도 주말행사가 없던 지난 일요일 한나절 간현 소금산그랜드밸리의 이모저모를 둘러보는 시간을 가졌다. 전국 각지에서 온 사람들과 매우 들뜬 표정에서 원주시민들에게도 무척이나 사랑받게 될 공간이라는 것을 느꼈다. 매일 마주 대하던 치악산 비로봉이 산의 줄기를 따라 동쪽 가장 먼 하늘과 맞닿은 곳에 희미하게 놓였으며, 가을이나 겨울에는 운해가 포근하게 감싸 안은 풍경이다. 서쪽으로는 백운산과 미륵산, 문막 명봉산이 감싸 안고 그 앞으로 크고 작은 산이 포개어진다. 기업도시는 분지 위에 몇 개의 아파트만이 보이고 말 그대로 소금산 전망 포인트에서 바라보는 원주는 산속 분지에 자리 잡고 있다. 섬강의 장엄한 물줄기와 경기도 양평에서부터 흘러오는 삼산천의 물줄기는 또렷하게 잡힌다.

원주시민들은 관광지가 아닌 주변 공원을 가듯 편하게 오갈 수 있는 공간으로 활용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으로 보인다. 도심 속에서 받은 스트레스를 받을 때 아무 때나 이곳을 찾아 날려 버리고 원주의 장엄한 자연과 만나면서 다시금 삶의 기운을 얻어오는 곳이 대관령 너머 동해바다가 아닌 간현에 생긴 것으로 보면 좋을 듯싶다. 

삼산천변에는 그물망 놀이장인 네트어드벤쳐, 물놀이장, 글램핑장, 수상 범퍼카 놀이장도 갖추어지고 밤에는 나오라쇼라는 미디어아트와 분수쇼가 음악과 함께 펼쳐지는 곳으로 탈바꿈하여 자유로이 관광객들이 오가는 시간을 기다리고 있다.

2000년대까지 군인, 대학생 중심의 교육도시, 우산공단과 문막공단의 제조업, 의료기기산업이 원주의 산업을 이끌어 왔다면 교류인구와 관계인구 시대에 외부로부터 원주로 사람들을 끌어 모으게 될 큰 장치가 이미 만들어진 셈이다. 이를 원주에서 십분 활용하기 위해서는 몇 가지 추가적인 보완작업이 필요해 보인다. 첫째, 원주 도심과 유기적인 관계를 만들어야 한다. 현재 다양한 문화적인 공간과 프로그램이 확충되고 있는데 이를 이어주고 중앙시장 미로시장, 강원감영, 학성동 역전시장, 원주복합문화교육센터, 한지테마파크, 박경리문학공원과 같은 공간과 프로그램을 연계시켜 주어야 한다. 둘째, 시설의 운영에 있어 서비스디자인 개념을 도입해야 한다. 남이섬이 국제적인 관광지로 부각될 수 있었음에는 혁신적인 아이디어와 더불어 나미나라공화국이라는 독특한 바깥 세계와 단절된 서비스디자인에 있었다. 간현도 이와 같이 전체적인 그림으로 보는 노력이 필요하다. 셋째, 지역주민과 가장 밀접한 지역농산물을 활용한 음식메뉴개발과 식당서비스 개선이 필요하다.

송강 정철이 다시 원주와 간현을 찾으면 뭐라 할지 매우 궁금해지는 요즈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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