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로봉에서] ‘역경에는 복이 숨어있다고 했으니…’
[비로봉에서] ‘역경에는 복이 숨어있다고 했으니…’
  • 심규정
  • 승인 2022.01.02 2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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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규정[원주신문 발행인·편집인]
심규정[원주신문 발행인·편집인]

임인년, 흑호(黑虎)의 해가 밝았다. 용맹하고 진취적이고 지혜로운 호랑이의 힘찬 기운이 도타워지길 기대해 본다. 각자에게는 건강한 한 해, 가족에게는 행복이 넘치는 한 해, 지역사회에는 코로나19, 오미크론이라는 무시무시하고 파괴적인 재앙으로부터 안전한 한해, 또 선거의 해인 만큼 일 잘하는 정치인이 제도권에 많이 진입하기를 기대해 본다. 

이런 바람에도 불구하고 퀭한 마음이 우리를 휘감고 있다. 불행은 한꺼번에 찾아온다고 했다. 코로나19 발병 초기 ‘잠시 스쳐 지나가는 소나기성 전염병이겠지’라고 가당치 않게 여겼지만, 전염병은 해를 거듭할수록 강맹한 기세다. 앞으로 또 어떤 미지의 감염병이 어디까지 마수를 뻗칠지, 근심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악운(惡運)도 이런 악운을 여태껏 본 적이 없다. 불행이 몇 곱절로 불어나고 있어 우울하기만 하다. 그렇다고 마냥 패배감에 젖어 있을 순 없다. 

올해는 국가적 대사가 있다. 3.9 대통령 선거와 6.1 지방선거를 목전에 두고 있다. 모름지기 국가적, 지역적 화두는 선거라는 설득의 공간에서 국민에게 허락받고 선택받는 것이다. 유권자들이 선거에서 항의성 투표, 아니 더 강하게 말하면 저격성 투표를 하는 일이 늘어난 것도 이 때문이다. 

그동안 정치인들의 면면을 들여다보면 현란한 정치적 수사에 집착해 별무성과에 그친 사업도 부지기수다. 부질없는 허상, 빈 수레가 쿵쾅쿵쾅하고 얼마나 요란을 떨었는지, 우리는 또렷이 지켜봤다. 과부하에 걸리고 힘에 부쳤는데도, 삶은 달걀에서 병아리가 나오기를 기다리거나 나무에서 물고기를 구하는 것처럼 얼마나 허송세월하였나. 또 얼마나 비싼 수업료를 냈나. 

시대 흐름을 읽지 못하고 한 우물을 파는 게 얼마나 어리석은 지 우리는 목도했다. 갈급한 조바심 그리고 우물 안에서 하늘을 본다는 뜻의 좌정관천(坐井觀天)이 가져온 결과다. 두고두고 악선례로 회자할 것이다. ‘역경에는 복이 숨어 있다’라는 격언이 있다. 그만큼 위기인 동시에 ‘기회의 창’이 우리에게 열렸다고 볼 수 있다.  

역경을 잘만 활용하면 걸림돌이 아니라 디딤돌이 될 수 있다. 새해 우리의 자세는 너무나도 명백하다. 그동안 압축성장을 지속해 온 만큼 이제 어려운 계층, 지역 구석구석을 더욱 촘촘히 챙겨 내실에 집중했으면 한다. 깊이 보고 넓게 보는 지도자의 선견지명의 혜안이 필요하다. 잘 뽑으면 우리 일상이 편해질 수 있다. 옳고 그름을 판단하는 분별력을 갖추고 키워야 할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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