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왕국의 클래식 이야기] (157) 클래식 음악 사조의 흐름 6
[최왕국의 클래식 이야기] (157) 클래식 음악 사조의 흐름 6
  • 최왕국
  • 승인 2022.01.09 20: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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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왕국 [작곡가]
△최왕국 [작곡가]

< 간추린 피아노의 역사 >

‘음악의 구약성경’이라고 하는 바하의 평균율 피아노곡집, ‘음악의 신약성경’이라고 하는 베토벤의 피아노 소나타 32곡. 이 모두가 피아노라는 악기를 위해 작곡된 곡들이니, 음악사에 있어서 피아노라는 악기가 차지하는 비중이 얼마나 큰지를 짐작하게 한다.

1700년대 초에 개발된 피아노는 사실 바로크 초기까지만 해도 크게 주목을 받지 못하던 악기였다. 당시 널리 연주되던 건반악기로는 ‘파이프 오르간’과 ‘합시코드’였는데, 이들은 외형상으로는 피아노와 비슷한 건반악기였지만 소리를 내는 방식이 달랐다.

‘파이프 오르간’은 파이프에 바람을 불어 넣어 소리를 내는 원리이며, ‘합시코드’는 건반을 누르면 핀이 현을 튕겨서 소리를 내는 방식이다. 소리를 내는 방식만으로 보면 ‘파이프 오르간’은 관악기라 할 수 있고, ‘합시코드’는 ‘발현(撥絃)악기’라고도 볼 수 있다. 이들 악기는 소리 자체는 아름답지만 셈여림의 표현이 어렵다는 단점이 있다.

반면 ‘피아노’는 건반을 누르면 나무 해머가 현을 때려서 소리를 내는 방식으로 건반을 세게 누르면 센 소리가 나오고, 살살 누르면 작은 소리가 난다. 연주자가 악기의 셈여림을 마음대로 조절할 수 있는 혁신적인 악기였던 것이다.

현을 때려서 소리를 내는 원리이기 때문에 피아노를 ‘타악기’로 분류하기도 하며, 실제로 대중음악 녹음을 할 때 피아노를 ‘타악기군’으로 분류하여 세트드럼, 퍼쿠션(percussion) 연주자들과 함께 녹음부스에 들어가기도 한다. 피아노의 원래 이름은 ‘피아노 에 포르테(un cimbalo di cipresso di piano e forte)’이다. 강한 소리와 여린 소리를 모두 낼 수 있다는 뜻이다.

< 낭만주의 피아노 음악 >

바하와 베토벤의 활약으로 전면에 나서게 된 ‘피아노’는 낭만파 시대에 더욱 빛나는 악기로 주목받게 된다. 대표적 작곡가는 바로 ‘리스트’와 ‘쇼팽’이다. 리스트와 쇼팽에 관해서는 본 칼럼 90-97회, 101-103회에 자세히 나와 있으므로 일독을 권한다.

“낭만주의 시대는 예술가를 영웅시하던 시대였다”

“개인감정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것은 결국 예술가 자신에 대한 새로운 특권의식을 낳게 됐다. 작곡가들이나 연주가들은 더 이상 자신들을 사회에 봉사하는 장인(기술자)이라고 생각하지 않았으며, 인류의 보통 사람들에게 허락되지 않는 천재성을 부여받아 자신의 영혼을 자유롭게 표현하는 예술가라고 자부했다” (들으며 배우는 서양음악사 518쪽)

당시 음악가는 예술가이자 철학자였다. 그러나 장인으로서의 포지션도 어느 정도는 있었다. '비르투오소(virtuoso)', 즉 화려한 기교를 바탕으로 현란한 표현에 청중들은 열광했던 것이다.

‘비르투오소’의 정점에 있던 두 사람은 바이올린의 ‘파가니니’와 피아노의 ‘리스트’였다. 리스트는 고관대작과 귀부인들에게 둘러싸여 화려한 연주와 작곡 생활을 했지만, 그의 친구 쇼팽은 뛰어난 음악적 실력에도 불구하고 아름답고 감성적인 피아노곡만을 작곡했기 때문에, 의리파 친구인 리스트의 적극적인 홍보에도 불구하고 당시에는 큰 주목을 받지 못했다.

낭만주의 피아노음악의 가장 대표적인 형식은 ‘소나타’였다. 여러 가지 소품들도 많이 작곡됐는데, 낭만주의 음악의 시조새 격인 베토벤은 ‘바가텔(Bagatelles, 보잘것없는 소품)’이라는 곡을 많이 썼다. 그 중 ‘엘리제를 위하여’는 지금도 많은 이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낭만주의 피아노 음악의 대표곡들로는 슈베르트의 소나타와 환상곡, 즉흥곡, 왈츠 등이 있으며, 특히 ‘악흥의 순간(Moments Musicaux)’을 대표작으로 꼽을 수 있다. 리스트의 피아노곡으로는 ‘헝가리 랩소디(광시곡)’와 ‘초절기교 연습곡’ 등이 있는데, 그 중에서도 제4번 ‘마제파’가 유명하다.

피아노곡 전문 작곡가인 쇼팽은 연습곡(에튀드), 전주곡, 야상곡(녹턴), 왈츠, 마주르카, 폴로네이즈, 발라드, 스케르쪼, 즉흥 환상곡 등의 소품이 있으며 피아노 협주곡도 각종 연주회의 단골 레파토리이다. 그밖에 멘델스존의 ‘무언가’와 슈만의 ‘어린이 정경’, 브람스의 ‘인터메쪼’, 무소르그스키의 ‘전람회의 그림’ 등도 감상 1순위의 곡들이다.

오늘 감상곡은 리스트의 ‘마제파’로 드라마 ‘펜트하우스’에서 천서진이 연주했던 장면으로 우리에게 익숙한 곡이다.

휴대폰으로 위의 QR코드를 스캔하시면 유튜브 동영상으로 바로 연결되며, QR scan 앱은 앱스토어에서 무료로 제공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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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youtu.be/E-Hva8dRLuY (리스트 마제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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