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로봉에서] 정치 꿈나무들을 위한 제언
[비로봉에서] 정치 꿈나무들을 위한 제언
  • 심규정
  • 승인 2022.01.19 1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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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규정[원주신문 발행인·편집인]
심규정[원주신문 발행인·편집인]

지금으로부터 27년 전인 1995년 6월 27일 제1회 전국동시지방선거가 치러졌다. 신문사 밥을 먹은 지 4년 차였다. 

희미한 기억을 소환해 보면 당시 경기도 용인시의 한 초등학교에서 유권자가 운집한 가운데 후보자들이 사자후(獅子吼)를 토해내며 지지를 호소하던 모습이 지금도 눈에 선하다. 선거는 일종의 잔치였다. 

그로부터 사반세기가 훨씬 지난 지금. 오는 6월 1일 제8회 지방선거를 앞두고 출마예정자들의 발걸음이 빨라지고 있다. 잇단 출마 선언, 공약 알리기까지, 저마다 준비된 후보임을 내세우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이 6, 7회 지방선거에서 내리 다수당이 되어 8년 동안 지역 정치를 주름잡았으니 소속 당이나 의원들의 이름 석 자에 대한 견적서가 시민들에게 또렷이 각인되어 있을 것이다. 물론 소수당인 국민의힘도 별반 다르지 않다. 

그동안 내탐(內探)을 통해 정치인의 유형을 살펴볼 수 있었다. 우선 돈키호테형을 꼽을 수 있다. 정의감이 강한 것 같지만, 무모하면서도 좌충우돌하는 스타일을 말한다. 결코, 바람직한 정치인의 모습은 아니다.

두 번째는 ‘내가 최고다’라는 자아도취형이다. 오만방자하다는 불평이 뒤따르는 것을 쉽게 접할 수 있었다. 세 번째는 재능이나 실속은 그저 그런 것 같은데, 겉치레가 강한 허장성세(虛張聲勢)형도 빼놓을 수 없다. 극히 일부이기는 하지만, 이들 3가지 유형을 일컬어 ‘정치의 음치’라고 단언할 수 있다. 

그런가 하면 평소에 조용해서 존재감이 없던 사람이 어느 날 갑자기 탁월한 리더십, 성과로 주위를 놀라게 하는 일명경인(一鳴驚人)형이 있다. 말수도 적고, 서툰 듯 보이지만, 필요할 때 똑소리 나는 소신파로 신망이 두텁다. ‘백 마디의 소신보다는 묵묵한 실천이 바로 그 소신을 대변한다’라는 말처럼 이런 유형은 감히 누구도 넘보지 못하는 탄탄한 인적 네트워크가 도드라져 보인다. 

지방자치법 개정으로 정책지원관이 도입될 예정이어서 더욱 생산적인 지방의회가 기대된다. 유급 보좌 역할을 하는 이들 정책지원관은 의정 자료 수집과 조사, 연구 등의 의정활동을 지원하게 된다. 시의원 정수의 1/2 범위에서 채용할 수 있는데, 의원 정수가 22명인 원주시의회는 올해 6명을, 내년에 5명을 채용할 계획이다. 인사위원회 구성 등 준비절차를 거쳐 지방선거가 끝나면 채용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정치 꿈나무들이 주목할 필요가 있다. 더없이 좋은 산교육장이기 때문이다. 생활 정치 현장에서 직접 의정활동을 체험하고, 여기에 더해 집행부를 상대하면서 행정을 배울 수 있는 절호의 기회인 셈이다. 

요즘 ‘인재 가뭄 시대’란 말이 나도는 것은 웃픈 현실이다. 고대 그리스 철학자 플라톤은 “국민이 정치에 무관심하면 가장 저질스러운 정치인들에게 지배당한다”라고 말했다. 연부역강(年富力强)한 인재들이 정책지원관에 도전해 보길 바란다.

훗날 ‘슈퍼 초선’, ‘정책의 귀재’로 거듭날 것이다. 시민의 눈높이에도 부합하는 거보(巨步)가 될 것이 자명하다. 노장청의 그러데이션을 통해 지방의회가 거듭날 것으로 믿어 의심치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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