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왕국의 클래식 이야기] (159) 클래식 음악 사조의 흐름 8 예술 가곡
[최왕국의 클래식 이야기] (159) 클래식 음악 사조의 흐름 8 예술 가곡
  • 최왕국
  • 승인 2022.02.13 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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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왕국 [작곡가]
△최왕국 [작곡가]

< 예술가곡이란? > 

슈베르트의 연가곡집으로 대표되는 ‘예술가곡’은 19세기 낭만파 시대에 화려하게 꽃을 피웠으며, 그 뿌리는 베토벤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예술가곡은 기존의 노래들처럼 피아노가 단순히 노래의 반주 역할만 하는 것이 아니라, 독창과 피아노가 음악적으로 대등한 관계를 가지고 협연을 하는 것을 말한다. 

예술가곡은 ‘독창과 피아노의 조화’일 뿐만 아니라, ‘시와 음악의 조화’이다. ‘종합예술’까지는 아니더라도 ‘융합예술’쯤 된다고 할 수 있다. 시의 감성은 음악적 영감에 큰 영향을 주고, 노래의 멜로디는 시에 함축된 감정을 더욱 풍성하게 표현해 주었다. 일종의 윈윈게임이라고나 할까? 

< 서정시의 발달과 예술가곡 > 

당시 유럽에서 사랑받던 노래로는 프랑스의 ‘샹송(Chanson)’과 이탈리아의 ‘칸초네(Canzone)’가 있었지만, 19세기 독일이나 오스트리아 등 이른바 ‘독일어권’ 나라들에서 떠오른 노래가 바로 ‘리트(Lied)’다. 

‘리트’의 발전은 독일 낭만주의 서정시의 발전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 사실 독일의 시문학은 프랑스나 영국에 비해서 이렇다 할 문화유산이 없던 상황이었지만, 18세기 후반부터 ‘괴테(J. W. Goethe, 1749-1832)’와 ‘하이네(Heinrich Heine, 1797-1856)’ 등 걸출한 시인들이 활약하면서 서정적인 시문학 작품들이 쏟아져 나왔고, 슈베르트나 슈만, 멘델스존 등의 작곡가들에 의하여 음악과 결합하면서 ‘예술가곡’으로 승화된다. 

베토벤 교향곡 9번 4악장의 가사로 유명한 ‘실러(Friedrich von Schiller, 1759-1805)’도 이 시기 시문학을 대표하는 작가 중 한 사람이다. 

< 피아노의 발전과 예술가곡 > 

독일 리트가 융성하게 된 근본적 토양으로 빼놓을 수 없는 것은 바로 ‘피아노’라는 악기의 발달이다. 이 시기의 피아노는 이전보다 더욱 풍부한 음색을 낼 수 있도록 발전하였고, 피아노의 따뜻한 음색과 성악의 조합으로 리트는 서정적인 감성을 한껏 표현할 수 있었다. 

이 시기 피아노의 풍성한 음색의 비결은 바로 페달(pedal) 기법의 발전이었다. ‘서스테인 페달’을 통해 피아니스트는 건반을 누르고 있지 않아도 음을 유지할 수 있었으며, 이를 통하여 화려한 화음 진행을 마음껏 구사할 수 있었다. 

사실 인성(人聲)은 단선율이기 때문에 화성 진행을 구체적으로 표현하기 어려운데, 피아노가 화성 진행을 풍성하게 묘사해 준다. 또한 인성으로는 완벽하게 표현하기 어려운 리듬을 피아노가 표현해 줌으로써 인성을 효과적으로 보완해 준다. 

한편 인성은 멜로디를 주로 담당하면서 피아노의 단발적인 소리를 보완해 주고, 곡 전체를 리드해 나가는 역할을 한다. 

또한 피아노는 노래 시작 부분의 전주를 통하여 곡 전반의 분위기를 예시해 주며, 간주를 통하여 성악가가 잠시 쉴 수 있도록 해 줌으로써 효과적인 연주에 도움을 주기도 한다. 그리고 항상 있는 것은 아니지만, 후주를 통하여 분위기를 마무리해 주는 역할도 한다. 

< 독일의 리트 작곡가들 > 

낭만파 초기 예술가곡의 대가로는 단연 ‘슈베르트’를 꼽을 수 있다. 31세로 단명한 그이지만, 연가곡집 ‘겨울나그네’, ‘아름다운 물방앗간 아가씨’, ‘백조의 노래’를 포함하여 600여 곡의 가곡을 작곡하였다. 슈베르트의 가곡은 성악 파트의 감성적 멜로디도 일품이지만, 피아노 파트의 화려한 음형도 빼놓을 수 없다. 

슈베르트에 관하여는 본 칼럼 63~66회, 72회에서 자세히 다뤘으니 일독을 권한다. 

슈베르트의 뒤를 잇는 독일 리트 작곡가로는 슈만과 멘델스존, 브람스, 말러 등을 들 수 있다. 특히 슈만은 음악은 물론 문학에 대한 사랑도 남달라서 예술적 성취도가 높은 가곡들을 많이 작곡했다. 

그가 사랑했던 아내 클라라를 향한 연정(戀情)도 그의 작품세계에 큰 영향을 끼쳤음은 물론이다. 슈만의 연가곡집으로는 ‘시인의 사랑(하이네 詩)’, ‘여인의 사랑과 생애(샤미소 詩)’가 있으며, ‘여인의 사랑과 생애’는 슈만과 클라라의 사랑을 예시해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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