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지역소멸 예방을 위한 강원도의 역할
[기고] 지역소멸 예방을 위한 강원도의 역할
  • 정유선
  • 승인 2022.02.20 20: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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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유선 [강원도의회 의원]
△정유선 [강원도의회 의원]

대한민국 헌법 제31조 제1항에서 “모든 국민은 능력에 따라 균등하게 교육받을 권리를 가지고 있다”라고 밝히고 있다. 
교육받을 권리는 국민이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가치를 가지며 행복을 추구하고 인간다운 생활을 영위하는 데 필수적인 전제이기 때문에 국가는 공정한 교육 기회균등을 보장하기 위하여 입법과 사회정책을 국민 앞에 제시해야 한다. 

강원도에는 일반대 8개교, 전문대 8개교, 교육대 1개교 총 17개 대학이 있다. 지난해 9월 교육부가 발표한 2021학년 대학기본역량진단 최종결과에 따르면 도내 4년제 2개 대학과 2년제 5개 대학이 탈락하였다. 탈락한 대학은 연간 37억∼48억, 3년 동안 약 150억 원의 재정지원을 받지 못하게 되었다. 이는 정부가 교육 기회를 균등하게 보장할 책임과 의무를 외면하고 대학평가를 핑계로 지역대학 죽이기 나아가 지역소멸을 부추기는 것이다.

2019년 중앙정부의 고등교육 지원금은 총 9조 8,000억 원이다. 이 가운데 서울 소재 대학에만 2조 7,000억 원(28.4%), 경기도 소재 대학에 1조 2,000억 원(12.8%)을 지원하였다. 반면, 강원도에는 겨우 3,500억 원(3.6%)을 지원하는 데 그쳤다. 
2020학년 대학교 학생 1인당 교육비를 환산해보면 수도권 대학 학생은 1인당 연간 1,800만 원의 교육비를 지출하였지만, 비수도권 대학 학생은 1인당 1,400만 원에 그치고 있다. 이렇듯 수도권 대학과 지방대학 간 <기울어진 운동장> 현상이 이미 일반화된 상황에서 대학의 기본역량 차이는 불가피할 수밖에 없다. 

우리나라는 대학교육의 80%를 사립대학이 담당하고 있다. 전체 대학생 중 국립대학에 재학 중인 학생은 18%에 불과하고 사립대학에 재학 중인 학생이 82%다. 따라서 지방사립대를 한계대학으로 분류하여 재정지원을 제한하는 대학 체제 개편은 미봉책에 불과하다. 지방사립대에서 시작된 대학위기가 지방국립대 → 수도권 사립대 → 서울로 확산되는 것은 시간문제일 뿐이다. 

대학은 고등교육기관이다. 동시에 대학은 지역 경제의 지렛대이자 마중물이다. 원주에 소재하고 있는 강릉원주대와 상지대가 약 3,000억 원의 생산 유발 효과를 창출하고, 800억 원의 부가가치를 만들어낸다고 한다. 또한 지역의 연구·개발 효과, 산학협력 효과 역시 매우 큰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학생 미충원으로 인해 재정적 한계에 직면한 대학, 대학 교육의 질이 저하되어 폐교 위기에 직면한 대학을 무조건 지원하라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지방대학에 대한 중앙정부의 지원 중단으로 폐교할 경우 지역 경제가 총체적 위기에 빠질 수 있다는 것은 한중대학교 폐교로 악화된 동해시의 경제 상황으로 이미 확인되었다.

강원도는 30년 후 18개 지자체 중 16개가 소멸위험 지역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지방소멸 문제는 지방의 청년 인구의 유출이 중요 요인이다. 강원도에 소재하고 있는 대학을 졸업한 청년 중 34.7%가 서울로 그리고 24.4%가 경기도 소재 기업으로 취업하여 강원도를 떠나고 있다. 일자리가 없어서 강원도를 떠나고 있다. 

강원도의 지방대학을 살리기 위한 지원은 곧 지역소멸을 예방하는 것이다. 강원도가 이제라도 나서서 지역소멸 예방을 위한 지역대학 지원 추진위원회를 구성해야 한다. 도내 대학 관계자, 도와 기초자치단체, 유관 기관이 한자리에 모이는 논의의 장을 우선적으로 마련하여야 한다.

이미 울산시와 경상남도는 지역혁신 플랫폼을 구축하여 지자체와 지역대학이 핵심 분야의 인재 양성을 위한 교육혁신을 추진하고 있다. 강원도도 하루속히 대학 협업체계를 구축하여, 지역인재를 양성하고, 청년들이 강원도에서 정주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총괄적 기능을 담당해야 한다. 

강원도의 청년은 일자리가 없어서 수도권으로 떠난다고 하고, 기업은 사람이 없어서 강원도로 이전이 불가하다고 말한다. 이런 악순환의 고리를 끊고 지역인재는 남고, 기업은 우수한 인력확보를 믿고 강원도로 이전할 수 있도록 바꿔야 할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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