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협주곡이란? >

협주곡(Concerto)이라 하면 크게 바로크 협주곡과 고전 협주곡으로 나눌 수 있는데, 이 둘은 이름만 같을 뿐 같은 형식은 아니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반면 고전 협주곡과 낭만 협주곡은 그 뿌리가 같기 때문에 형식적인 면에 있어서 대부분 비슷하다. 다만 낭만파 협주곡이 오케스트라 편성, 곡의 길이, 화성 진행 등이 좀 더 확장되고 진보됐다는 정도가 다르다. 

< 고전파 협주곡과 낭만파 협주곡 >

하이든, 모차르트, 베토벤의 협주곡은 고전주의 작품답게 정형화된 형식을 보여준다. 1악장은 고전 소나타 형식에 충실한 모습으로, 제1주제는 주로 도약 진행을 사용하여 리드미컬하고 활기찬 분위기로 제시된다. 반면 제2주제는 순차진행을 사용하는 경우가 많으며 차분하고 서정적이며 멜로디 컬한 분위기로 제1주제와 대비된다. 

제1주제와 제2주제 사이에는 조바꿈(전조)을 위한 연결부분이 있는데, 그것을 ‘트랜지션’이라고 한다. (소나타 형식과 협주곡에 관한 자세한 내용은 본 칼럼 99회와 93회를 참조) 

고전 협주곡과 낭만 협주곡의 변화 중 가장 큰 변화는 선율과 화성이다. 낭만파 협주곡은 고전 협주곡의 절제된 형식미보다는 개성 있는 선율진행을 추구하였으며, 화성 진행도 좀 더 크로마틱(반음계적)하게 바뀌었다. 

다음으로는 크게 확대된 관현악단의 규모다. 사실 협주곡에서 관현악단이 너무 커지면 독주, 혹은 중주 악기와 음량 밸런스가 맞지 않기 때문에 오케스트라의 규모가 지나치게 확대될 수 없지만, 그래도 고전주의 시대에 비하면 많이 확대된 모습을 볼 수 있다. 

또 한 가지는 소나타 형식의 변화다. 기존에는 제1주제와 제2주제가 5도 관계로 바뀌었지만, 베토벤 중기부터는 3도 조로, 후기 낭만파로 가면 어떤 조성이든 자유롭게 바뀌었다.

그 밖에도 오케스트라와 독주 악기의 출현 순서, 카덴짜의 운용 등이 고전 협주곡과 낭만 협주곡의 차이라고 할 수 있다. 기존의 협주곡은 오케스트라를 위한 제시부가 있었던 후, 독주 악기를 위한 제시부가 나왔는데, 그리그의 피아노 협주곡이나 부르흐와 멘델스존의 바이올린 협주곡 등에서는 독주 악기가 먼저 나온다. 

물론 베토벤의 피아노 협주곡 5번 ‘황제’에서도 이러한 모습을 볼 수 있지만, 이 경우에는 독주 악기를 위한 제시부가 먼저 나왔다기보다는 카덴짜를 먼저 연주한 케이스라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 

< 낭만파 협주곡의 대가들 >

낭만파 시기 협주곡의 대표적인 작곡가로는 멘델스존과 슈만, 브람스, 차이코프스키, 쇼팽, 리스트, 시벨리우스, 생상스, 드보르작, 그리그, 라흐마니노프 등이 있다.

협주곡 중에서 가장 주목받는 것은 단연 ‘피아노 협주곡’이다. 피아노는 보통 관현악에 포함되지 않는 악기지만, 피아노의 옥구슬처럼 통통 튀는 소리와 관현악의 기름진 소리가 합쳐서 엄청난 시너지를 내기 때문이다. 

평론가들은 보통 베토벤(5번), 차이코프스키(1번), 그리그, 라흐마니노프(2번), 쇼팽(1번)의 피아노 협주곡을 ‘세계 5대 피아노 협주곡’이라고 부르는데, 필자는 여기에 그 유명한 모차르트 피아노 협주곡 21번과 슈만의 피아노 협주곡이 빠진 것이 못내 서운하다.

한편 ‘세계 4대 바이올린 협주곡’이라고 하면 베토벤, 브람스, 멘델스존, 차이코프스키의 작품을 말하는데, 평론가에 따라서 차이코프스키 대신 부르흐(1번)의 작품을 넣는 경우도 많다. 필자는 거기에 생상스(3번)와 시벨리우스, 파가니니(2번), 비외탕(Vieuxtemps, 5번)의 바이올린 협주곡, 그리고 낭만파는 아니지만 바하의 ‘두 대의 바이올린을 위한 협주곡’까지를 포함해 ‘바이올린 협주곡 Top 10’이라 부르고 싶다.

이 밖에 교향곡의 형식을 입고 있지만 실제로는 바이올린 협주곡에 가까운 ‘랄로’의 ‘스페인 교향곡’도 있고, 낭만파 첼로 협주곡으로는 ‘드보르작’의 작품이 유명하다.

오늘 감상하실 곡은 랄로의 ‘스페인 교향곡’이다.

https://youtu.be/vBs0gKu6vFs (랄로 스페인 교향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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