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칼럼] 팬데믹에도 예술과 축제는 계속되어야 한다
[문화칼럼] 팬데믹에도 예술과 축제는 계속되어야 한다
  • 전영철
  • 승인 2022.02.27 2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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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영철 [원주문화재단 대표이사]
△전영철 [상지대학교 교양학부 교수]

팬데믹 시대에도 우리의 문화와 예술 활동은 동시대와 동장소에서 살아가는 시민들의 불안한 마음을 달래주고 서로 연대하고 응원하면서 진화하고 있다. 코로나바이러스 3년 차에 접어들면서 다양한 방법을 통해 예술창작활동과 축제의 향유방식도 달라지고 있다. 원주는 작년 생활문화축제이자 공연 축제인 다이내믹댄싱카니발을 원주종합체육관 개최와 더불어 월간 댄싱카니발 형태와 프린지페스티벌의 분산 개최, 다양한 콘텐츠 개발과 유튜브 스트리밍 서비스를 통해 축제가 질병의 위험 속에서도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 주었다. 

그림책프리비엔날레도 마찬가지였다. 지방 도시에서 그림책이라는 콘텐츠를 가지고 서울 강남의 젊은 엄마·아빠들에게 입소문을 타면서 아이들과 같이 주말마다 원주를 찾아 2주 조금 넘은 축제 기간에 무려 만 명 가까운 숫자가 코로나 상황에도 불구하고 가능했다는 것은 엄청난 사건이었고 문화예술계에 신선한 충격이었다. 

논자는 제주에서 열리는 전국 문화시설 운영기관, 공연업체가 모여 쇼케이스와 마켓을 여는 해비치페스티벌의 개막식 무대에 올라 원주라는 작은 도시에서 코로나 상황에서 무대와 전시가 가능하다는 것을, 문화예술생태계의 복원이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 주었고 이제부터 그 복원을 같이 시작하자고 제안해 전국의 많은 문화예술계 인사들로부터 축하와 격려 인사를 받았다.

코로나 상황에서도 축제를 해야 된다고 생각하게 된 계기는 지난 2020년 영국에딘버러페스티벌이 1947년 축제가 시작된 이래 처음으로 멈춰서면서 전 세계 아티스트들에게 전한 “제2차 세계 대전 후 지금까지 어떠한 전쟁과 질병과 테러 위협 속에서도 우리는 축제를 멈추지 않았다. 하지만 우리는 코로나바이러스라는 전대미문의 전염병 앞에 축제를 멈추어 서면서 축제가 시작될 때 2차 세계 대전 후 인간성 회복이라는 정신을 다시금 되새길 필요가 있다”라고 아티스트들을 위로하면서 “2021년에 만날 것을 약속한다”라는 축제에 대한 새로운 관점의 무거운 메시지 때문이었다.   

코로나 상황에서 축제의 사회적 가치와 공동체에서의 역할은 깊게 생각하지 않은 채 온라인·비대면 방식이나 전면 취소 등의 방법을 택하는 축제가 많았으나 원주다이내믹댄싱카니발은 다양한 방법을 끝까지 탐색하면서 지난해 11월 원주종합체육관 3일간의 개최로 가닥을 잡았다. 그리고 유튜브로 동시에 중계하면서 국경과 시간을 초월하는 하이브리드형 축제로 새로운 가능성의 발견과 팬데믹 상황에서도 아무런 사고 없이 훌륭히 치러내 전국의 축제관계자들을 놀라게 했다.

그로부터 몇 달이 지난 2월 18일 일본 춤 축제의 원조 격으로 1954년부터 시작하였으나 코로나 상황에서 지난 2년 동안 개최되지 못했던 ‘고치요사코이축제’가 진흥회를 열어 올해 축제를 정상적으로 개최하는 것을 목표로 8월 9일부터 12일까지 축제를 개최할 예정이라 발표했다. 신형 코로나바이러스의 감염 상황에 의해서 일정이나 규모를 축소할 가능성도 있다고 하여, 10일과 11일 양일간현립 현민체육관에서 대체 이벤트를 실시하는 일도 감안하여 8일부터 12일까지 이용예약도 이미 했다. 축제 추진기구인 진흥회는 3월 하순에 총회를 열어 일정과 규모 등을 확정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러한 일련의 소식을 접하면서 논자는 이제 우리의 문화적인 성숙도, 추진체계 그리고 실행방식에 자신감을 가져도 좋다는 느낌을 받았다. 우리가 코로나라는 상황과 추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끊임없는 연습과 연습으로 오히려 질적 진화를 이룩한 팀들의 실력과 메시지를 확인할 수 있었는데 이것이 바로 춤 축제의 원조 격인 고치 요사코이에게 새로운 방식의 해법을 준 것이라는 확신이 들었다.

다시금 오미크론이라는 신종 변형 바이러스의 창궐로 올해의 축제도 만만치 않을 것 같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림책비엔날레 본행사와 댄싱카니발의 시기는 다가오고 있다. 작년에 원주복합문화교육센터의 개관에도 불구하고 두 행사를 훌륭히 치러냈던 저력을 올해도 보여 주기를 바라며 아낌없이 원주문화재단에 응원의 박수를 보낸다. 팬데믹에도 축제와 예술 활동이 가능하다는 것을 이미 보여 주었고 일본에까지 그 방식을 알려주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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