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며 사랑하며] 인재 감별법
[살며 사랑하며] 인재 감별법
  • 임길자
  • 승인 2022.03.06 20: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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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향 임길자 [문막노인복지시설 정토마을 원장]
△도향 임길자 [문막노인복지시설 정토마을 원장]

제20대 대통령을 선출하는 본 선거가 코앞에 다가왔다. 그동안 출·퇴근길 선거운동원들의 몸짓이 흥미로웠다. 저마다 목적은 다르겠지만 주어진 환경에선 최선을 다하고 있으리라 믿는다. 그래서 운전에 방해가 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손을 흔들어 그들의 행위에 반응해 준다. 대통령 선거가 온 국민들의 축제라는 인식엔 이견이 없었으면 좋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떤 사람을 선택하면 좋을지 아직도 고민하는 사람들이 많다. ‘열 길 물속은 알아도 한 길 사람 속은 모른다’라는 속담처럼 사람을 선택하는 일은 참으로 어려운 일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우린 역사 속 현인들의 말씀 속에서 답을 묻곤 한다.

박석무 선생의 책 ‘목민심서, 다산에게 시대를 묻는다’에서 옮긴다. 『어느 날 어떤 사람이 공자에게 물었다. “덕으로써 원수를 갚으면 어떤가요?” 공자가 곧바로 “덕은 무엇으로 갚을 것인가? 곧음으로 원수를 갚고 덕은 덕으로 갚아야 한다(或曰 以德報怨 如何? 子曰 何以報德 以直報怨 以德報德:「憲問」)라고 공자가 답했다. 원수를 덕으로 갚을 수 없는 인간의 일을 공자가 말한 것이다. 원수를 덕으로야 갚을 수 없지만 원수로 갚지는 말고, 공평무사한 곧음으로 갚아야 한다는 것이다.』 

윤여준(김영삼 정부-1997년 환경부 장관 역임)님은 한 라디오 인터뷰에서 현재 대통령 유력 후보 두 명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이재명 후보는 상당한 능력을 갖추고 있는 것 같다. 자기 생각이 잘 정리되어 있어서 쉽고 간결하게 이야기하는 능력이 있다. 설득력이 있다는 뜻이다. 그런데 이 양반은 성과주의를 강조하는 사람이다. 국정의 성과가 방법과 수단을 정당화한다. 그렇다 보니 결정 과정이 반드시 민주적이어야 되느냐는 충동을 느낄만한 기질이 있다”라고 지적했다. 윤석열 후보는 “그분은 평생 검찰에서만 보냈으니 국정 전반을 어떻게 알겠느냐”며 “아마 국정운영이 굉장히 힘들 거라고 본다. 그런데 더 걱정스럽게 본 것은 본인이 얼마나 힘들 건지를 모르는 것 같다”라고 지적하면서 ‘전문가를 등용해서 쓰겠다’라는 주장에 “훌륭한 전문가를 등용하는 게 제일 어렵다”라며 “역대 대통령들이 왜 인사에 실패했느냐. 인사에 실패했다고 평가받는 인사도 나름 전문가를 등용한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대통령은 시대가 만드는 것이다. 그러므로 이번 대통령은 시대정신을 제대로 읽어내야 한다. 후보 자신이 가지고 있는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가 잘 준비된 사람이어야 한다. 대통령 스스로가 담고 있는 다양한 자원(실력)이 있어야만, 5천만 국민들의 삶과 직결된 물정(物情)은 물론 지구상에서 일어나고 있는 다양한 문제들에 대한 대응이 가능해질 테니 말이다. 

최근 “기득권 대결정치를 청산하고 국민통합정부를 만들자”라는 내용을 골자로 한 ‘통합정부, 정치개혁, 권력구조 개편’ 등 다양한 의견들이 뜨겁다. 우리의 역사 속에는 그 시대가 안고 있는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 많은 실험과 실패와 경험들이 녹여져 있다. 변화에 대한 열망은 어느 때, 어느 정부에서나 갈구(渴求)해 왔다. ‘구슬이 서 말이라도 꿰어야 보배지’라는 우리 속담처럼 지도자는 국민의 희망을 담아 약속해야 하고 그 약속을 실천해야 한다. 

제20대 대통령 후보들의 얼굴 및 공약들은 이미 각 가정에 배달됐다. 우린 그들에게서 미래를 보고 싶다. 세상의 모든 생명을 귀히 여기고, 다양한 환경에서 세상의 이치를 깊이 있게 학습한 사람, 다른 사람들과의 관계를 통해 협의와 협력을 진지하게 경험한 사람, 그리고 어디서든, 누구든, 차이가 차별되지 않는 세상을 만들기 위해 노력한 사람이면 더 좋겠다. 좋은 사람을 만나려면 자신이 먼저 좋은 사람이 되어야 하는 것처럼, 훌륭한 인재를 알아보는 것도 실력이다. 

끝으로 원주신문이 올해로 8주년을 맞는다. 그동안 여러가지 어려운 환경에서도 흔들리지 않고 정확한 눈과 귀로 정명(正名)을 추구하며 달려온 기자들의 노고에 큰 박수를 보낸다. 아울러 원주신문을 향한 원주시민들의 단단한 신뢰를 기대하며 이 글을 맺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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